공단과 산동에서 뿌리내린 탁아의 꿈

‘지역사회탁아소연합회’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여성평화의 집은 여성단체들이 모여 있는 보금자리다. 붉은 벽돌로 아담하게 지어진 그 건물 3층에 지역사회탁아소연합회(이하 지탁연)가 있다. 지탁연이 빈민지역과 공단지역에서 맞벌이 부부들의 자녀들을 맡아 탁아를 펼쳐온 지도 올해로 10년째. 그 10년이란 세월은 이 땅에 개념조차 없던 ‘탁아’를 붙들고 고민하던 정말 눈물어린 시간이었다.

’80년대초부터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면서 각 지역에서는 하나둘 민간탁아소들이 등장한다. 달동네나 공단을 중심으로 비영리로 운영되는 탁아소가 조직되고, 젊은 여성운동가들이 참여한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협소한 공간에 환경은 열악함 그 자체였다. 또한 ‘탁아’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때라 모든 것들이 불모지였다. 그러던 중 이들이 ’85년 지역사회아동교사회를 꾸리고, 이것이 오늘날 지탁연의 시작이다.

지탁연은 그 동안 아동교사에 대한 교육과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 그리고 무엇보다 어려운 운영난 타결 및 재정 확보 사업들을 펼쳐왔다. 그래서 탁아 관련 법규를 제정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마침내 이를 이뤄냈다. ’89년 아동복지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탁아시설에 대한 규정이 만들어지고, 이후 ’90년 12월 국회에서 영유아 보육법이 통과되어, ’91년 1월 공포된다.

“법안은 개정됐지만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어요. 그래서 현재까지도 개정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는 것이죠. 중앙에서는 공청회나 청원서를 제출하고, 어머니들과 함께 하는 요구대회들을 벌이고요, 각 지역에서는 자모들과 함께 여론 및 홍보작업 그리고 구·시 의회 방문이나 청원작업 등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활동에 대해 말하는 신현희 사무총장(30세)은 덧붙여서 탁아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산적한 문제들이 많음을 지적한다. 현재 지탁연 산하 비영리 민간 탁아소는 전국에 80여 개, 그리고 교사수만해도 230여 명을 웃돈다. 여기에 국공립 어린이집과 다른 민간 탁아소들도 생겨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기 하지만 초창기에 비해서는 숫적으로 많이 늘어난 상태다. 그리고 숫자와 함께 질적인 성장도 이루었다.

10돌 맞이 다채로운 행사

그러나 운영난 등은 여전히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더욱이 정부(국민연금의 사회복지비 중 일부)의 지원이 있긴 하지만 진짜 지원이 필요한 영세 탁아소들에게는 그 혜택이 돌아가고 있지 못하는 등 불합리한 요소가 많다. 그래서 지난 2월에는 지탁연과 다른 민간탁아소, 놀이방 등이 함께 전국민간가정보육시설연합회를 만들어 정부의 민간 보육시설에 대한 지원 및 정책을 요구해나가고 있다.

“전국민간가정보육시설연합회가 꾸려지면서 앞으로 보육시설 개선과 정부의 재정 지원 요구 확대 등은 그쪽에 맡기고, 지탁연은 교육운동에 사업의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성 평등 교육 공동체교육 민족 통일 교육 등 아동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이라든지, 영·유아 교육정책에 대한 연구 작업들과 교사나 자모 교육 등을 해나갈 것입니다.”

올해로 10돌을 맞는 ‘지탁연’은 기존의 정기적인 행사를 비롯 많은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올해 초 보육사업 관련 자료와 정보를 회원에게 제공하기 위해 컴퓨터 통신에 ‘어린이집/놀이방 정보’를 개설하는 등 사업을 벌여온 한국보육정보연구소가 지난 6월24일 뒤늦게 개소식을 가졌다.

한편 올 가을에는 그 동안의 활동을 결산하는 보육백서도 낼 계획이다. 많은 사업들을 벌이고 있음에도 활기차고 의욕에 넘치는 실무자들을 보면서 우리 탁아운동의 밝은 내일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참여사회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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