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소상공인 위기 대책, 추가 지원금 지급으로 끝나선 안 된다

위기의소상공인논평.jpg

 

2022년 2차 추경안에도 손실보상 소급적용 무산돼 유감

자영업자 부채 900조원 위험 해소와 생계를 위한 정책 마련해야 

을(乙)들을 위한 상가임대차, 골목상권 활성화 등 장기 정책 제시 필요

 

어제(5/29)  소상공인 지원, 방역보강, 민생·물가 안정 등을 위해 39조원 규모(지방교부세·교육재정교부금 제외)의 2022년 2차 추경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수많은 경제주체들이 위기에 내몰린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조차도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하는 취약계층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므로 코로나19 취약계층 추가 지원을 위해 여야가 추경안을 통과시킨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온전한 손실보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2020년과 2021년 상반기 동안 누적된 피해에 대한 손실보상 소급적용 결정은 또 다시 무산돼 유감이다. 이외에도 ‘코로나19, 빚내서 견뎌라’식 정책으로 야기된 900조원 자영업자 부채 상환 위험 해소, 상가 임대료 부담 문제 해결도 소상공인 관련 정책과제로 여전히 남아 있다. 붕괴된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고 지역 내 경제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지역화폐 발행이나 공공 플랫폼 활성화 등 자립과 상생을 위한 정책 역시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추경에서 소상공인에 대한 재난지원금 규모는 그동안 논의된 대로 600만~1,000만 원으로 결정되는 한편, 손실보전금 지급 대상 매출액 기준 상향(30억원 이상→ 50억원 이상)으로 방역지원금 및 손실보상금의 지급 대상과 액수가 증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특수형태고용종사자, 프리랜서, 문화예술인 등 손실보상 사각지대에 속한 업종에 지급하는 지원금 규모 역시 100만원 더 증액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손실보상 소급적용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영국, 독일, 일본 등은 2020년 3~5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조치를 시작한 즉시 긴급지원과 정기적인 손실보상에 나섰으며, 미국과 캐나다 역시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PPP(Paycheck Protection Program)이나 CEBA(Canada Emergency Business Account) 등 상환이 면제되는 대출을 통해 사실상 영업손실에 대해 신속히 직접 보상하는 정책을 펴 왔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가 대출 중심의 지원으로 소상공인들에게 버티기를 강요해온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여러 경제주체의 손실은 상당부분 정부의 거리두기·영업제한 정책으로 인한 것이니만큼, 그동안 국민들에게 전가했던 부담을 이제라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추가지원금 지급과 손실보상만으로 정부의 책임이 끝난 것은 아니다. 당장 900조원을 상회하는 자영업자 부채 문제가 70만이 넘는 자영업자 가구를 적자 생계로 내몰고 있다. 오는 9월 대출 원리금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총 140조원이 넘는 상환금이 도래하며, 이에 다수의 소상공인이 상환불능에 빠질 위험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이번 추경안에 소상공인의 비은행권 고금리 대출에 대한 대환을 위한 예산 등이 포함되긴 했으나 그 구체적인 이행방안, 대상과 기준 등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대로 된 정책 이행을 위해서는 윤석열 정부의 추가적 준비가 시급하다. 더 근본적으로는 코로나19로 급증한 소상공인 부채를 신속히 해소하기 위해 한계채무자를 위한 금융상담복지-채무조정-재기지원 프로세스가 실효성이 있게 작동하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수많은 소상공인들의 삶과 생업을 피폐하게 만든 사회적 문제들 역시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최근 이슈화 된 을지OB베어 사태에서 보듯 골목상권을 황폐화하고, 부의 독점과 갑의 횡포를 야기해온 상가임대차 문제는 오래된 과제이다. 코로나19 ‘임대료 나눔제’ 공약 이행을 사실상 무산시킨 것에서 보듯 윤석열 정부가 상가임대차 문제 해결에 나설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비록 지난 정부에서 상가임대차를 10년까지 갱신할 수 있도록 한 제도가 법률로 도입되었으나,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의 예외 사유인 ‘비영리 1년6개월 점유’사유를 악용하는 경우가 빈번해 이를 삭제하는 등 제도개선이 요구되며, 재건축·개축 등으로 퇴거할 수 밖에 없는 상가임차인의 생업을 보장하기 위해 퇴거보상제도나 우선입주권 보장 등이 새로이 검토되어야 한다. 이외에도 지역화폐 발행을 통한 골목상권활성화, 공공·지역자생적 플랫폼 도입 및 활성화 등 지역과 을들의 자립을 가능하게 할 정책 역시 필요하다. 산불을 급히 끈 이후에도 골목숲 생태계를 다양하고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수행해야할 일들은 여전히 많다. 윤석열 정부가 이번 추경 이후에도 향후 5년간 소상공인의 생존과 상생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한 대안과 정책을 제시하기 바란다.

 

논평[원문보기/다운로드]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