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 미분류 2002-06-26   795

[지구촌 시민사회와 이슈 5호] 반전과 평화의 함성 : 유럽과 아시아

안녕하세요?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입니다.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장마철에, 응원에, 모두들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지난주에 이어 9.11이후 반전·평화운동에 대하여 유럽과 아시아의 움직임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유럽 : 대대적인 반전시위와 연대, 68세대의 부활

유럽에서는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방어체제(MD)의 추진 등 일방주의적인 외교에 대하여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터진 9.11 테러는 일부 유럽 정부들이 미국에 동조하는 입장을 일시적으로 갖게 했지만, 평화를 바라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격렬히 전쟁에 반대했습니다(2002년 부시의 유럽방문 당시 광범위한 시위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2001년 9월, 로마, 런던, 바르셀로나 등지에서 수만명의 시위대가 전쟁반대와 유럽국가들의 미국지원을 중단하라는 시위를 필두로, 10월 런던에서 반세계화 운동단체인 ‘세계화된 저항’과 영국내 이슬람교도 단체인 ‘영국이슬람의회’ 소속 상당수가 참가한 2만여명의 집회가 열렸는가 하면, 전쟁중지연맹(Stop the War Coalition)이 결성되어 작년 11월 18일 10만명이 모인 시위를 조직하여, 런던에서 아프카니스탄 전쟁반대 행진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그리고 11월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20개 평화운동단체와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4천여명이 모여 전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가 있었습니다(한편, 부시의 2002년 독일 방문때에도 베를린에서 2만여명의 항의시위를 비롯, 함부르크, 뮌헨, 뒤셀도르프 등 독일전역 50여개 도시에서 크고 작은 반미, 반전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한편 2001년 10월 이탈리아 페루지아(Perugia)에서는 제4차 민중의 유엔대회(the 4th Assembly of United Nations of Peoples)가 열렸습니다. 전세계에서 1500여명이 참석한 이 대회에서는 ‘아래로부터 세계화 : 세계시민사회와 유럽의 역할최종문서’를 통해 세계시민사회 건설을 위한 3가지 길로 *평화, *정의로운 경제 개발, *국제적 민주주의와 인권의 문화 건설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평화를 위하여 *국제법의 존중, *전쟁의 종언, *군비 감축, *국제형사재판소 비준 등을 정부와 의회에 요구하고, 전쟁 종식과 전쟁의 희생자 지원,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였습니다. 대회이후 아시시(Assisi)까지 종교인, 일반 시민, 노동자, 정당원, 이민자 등 각지에서 모인 20만명이 행진에 참가했습니다.

이러한 평화운동의 성과로 2002년 1월 유럽에서는 평화, 환경, 반핵, 반군사주의, 종교그룹, 노동운동, 구호단체, 원주민 조직, 인권단체들이 참가한 ‘평화와 인권을 위한 유럽네트워크'(European Network for Peace and Human Rights)가 발족하였습니다. 과거 68세대들이 대거 참석한 이 네트워크는 창립 선언문을 통해 시급한 과제로서 *미국내 평화운동들과의 대화와 교류, *중동의 새로운 전쟁지역에 대한 인권과 평화단체들의 대화 창출, *남아시아 평화운동에 대한 지원, *양심수 지원 및 양심적 병역거부와 세금에 대한 반대 캠페인 진행, *반미가 아니면서 미국의 헤게모니에 대항할 수 있는 유럽에 가장 좋은 해법인 유엔의 강화와 개혁 추구, *지구적 군사주의에 반대하고 인권, 지속가능한 개발, 민주주의에 대한 지원을 분명히 한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열린 세계사회운동과 연대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아시아 : 평화를 향한 단결

한편 아시아에서도 작년 10월 홍콩에서 ‘새로운 대안을 위한 아시아 교류'(Asia Regional Exchange for New Alternative : arena)를 중심으로 일본, 파키스탄, 태국, 필리핀 등 시민 단체들이 모여 ‘아시아평화네트워크'(Asian Peace Alliance: APA)를 형성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총회 소집을 위한 제안서를 통하여 미국주도의 ‘반테러전쟁’은 지역적, 지구적 평화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러한 미국의 일방주의적이고, 강경주의에 기초한 정책은 지역내 폭력과 증오의 정치를 촉발하기 때문에 아시아 평화네트워크를 이루어 단결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아시아 평화연대는 미국의 ‘반테러전쟁’ 반대와 아시아정부의 전쟁지원에 대한 중지, 이슬람의 악마화 반대, 아시아의 평화와 안보를 대가로 미국의 패권적 통제를 강화하는 것을 반대하는 아시아 지역의 공동대응을 위한 활동에 주력하기로 하였습니다(현재 아시아평화연대는 2002년 8월 총회를 거쳐 발족할 예정이고, 향후 계획으로 파키스탄 평화회의 참가와 3차 세계사회포럼(WSF)의 지역회의인 인도 평화회의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아시아지역의 움직임은 절실하다고 하겠습니다. 인도-파키스탄 분쟁, 부시의 ‘악의 축’ 발언을 통한 확전과 선제공격의 움직임, 중국을 잠재적인 적대세력으로 규정하는 이른바 ‘중국위협론’, 9.11이후 군사주의의 강화를 꾀하는 일본의 움직임, 불안정한 남북, 북미관계 등 아시아 지역은 ‘새로운 냉전’을 맞고 있습니다. 90년대초 냉전을 마감하고 대결이 종식될 때 비로소 한반도는 평화를 위해 노력하려고 하나 이제 동아시아를 둘러싼 전쟁의 위협은 오히려 강해지고 있습니다. 20세기말 전쟁은 공멸이라고 정의한 뒤 서로 무기감축을 하던 국제정세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전세계인들은 우려하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파국’의 길을 피하고 ‘공존’의 길로 나아가는 것, 이 피할 수 없는 요청에 이제 우리가 응답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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