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연구소 읽을거리 1999-10-29   2803

국가와 시민사회 그리고 비정부조직

이홍균선생님(참여사회연구소 연구실장,사회학 박사)이 한국과 서구의 경우를 비교 연구하신 국가와 시민 사회,비정부 조직에 관한 글입니다.

국가와 시민 사회 그리고 비정부 조직


-서구와 한국의 비교 연구



이홍균(참여사회연구소 연구실장,사회학 박사)



I 머리말

지금은 비정부 조직(Non-Governmental Organization)의 르네상스 시대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전세계적으로 비정부 조직이 새로운 행위의 주체로서 양적으로 그리고 그 활동의 내용과 범위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그것은 국민 국가의 등장이후 설정되었던 국가와 시민 사회의 관계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비정부 조직은 비영리 조직이고 풀뿌리 조직으로서 시민 사회의 요구를 수용하고, 그를 지속적으로 국가 정책에 반영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비정부 조직이 부상하게된 배경에는 지금까지의 국가의 역할의 변화와 시민 사회의 위상의 변화가 있다는 사실의 반증이고, 따라서 최근에 일어난 국가와 시민 사회의 변화에 대한 검토를 하게되면 그것은 비정부 조직의 역할과 의미를 파악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비정부 조직의 부상 조건에 대한 일반적인 검토를 하고, 그에 이어 한국의 비정부 조직과 서구의 비정부 조직의 성격의 차이를 밝혀내려 한다. 일반적인 검토는 한편에서는 시민 사회 요구의 폭증과 다른 한편에서는 국가의 능력의 한계가 비정부 조직의 출현의 조건이 되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서구와 한국은 그 시민 사회의 요구의 폭증의 조건과 국가의 능력의 한계에 대한 이유가 각각 다르고, 그에 따라 비정부 조직의 출현의 조건과 그 역할이나 활동 목적도 각각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보려 한다.


이 논문은 한국과 서구의 비정부 조직의 위상과 역할의 차이에 주목하여 그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를 시민 사회의 요구의 폭증의 조건의 차이와 국가의 능력의 차이에서 찾으려 하며, 다시 그 원인을 한국과 서구의 국가와 시장의 관계의 차이에 있다는 입장에서 출발한다. 그에는 다음과 같은 시각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곧 나라별로, 또는 지역별로 국가와 시장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어 있느냐에 따라 국가와 시민 사회 사이에서 비정부 조직의 관계도 결정된다고 볼 수 있고, 그 차이가 국가와 시민 사회 사이에 위치한 비정부 조직의 위상도 결정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그 국가와 시장의 관계를 크게 세 가지의 형태로 분류하고 있다. ‘정경유착과 부정부패’가 그 하나이고, ‘시장경제와 자유주의’가 그 다른 하나이며, ‘국가개입과 복지국가’가 세 번째의 국가와 시장의 관계라고 분류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단계의 사회이고, 서구는 ‘국가개입과 복지국가’의 단계의 사회라고 분류된다.


우선 한국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상황이라고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사회 시장 경제는 물론이고 자유 시장 경제에 따라서 경제를 운영한 적도 없다. 그에 비해 서구 국가들은 복지 정책을 본격적으로 실행해 온 기간만해도 30여년이 넘고, 지금은 그 복지 국가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단계에 이르러 있다. 따라서 한국과 서구에서 각각 비정부 조직이 발생하는 사회 정치적 조건은 전연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두 사회의 ‘보편화될 수 있는 이익’, ‘공공선’의 파괴의 정도가 무엇보다도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다시 한국과 서구에서 국가와 시민 사회 사이에서 비정부 조직의 위상의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여진다. 다시 말하면 이 글에서는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비정부 조직과 정부와 시민 사회와의 관계와 서구에서의 비정부 조직과 정부와 시민 사회와의 관계에 존재하는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정부의 성격이 무엇인가에 따라 비정부 조직이 추구하려는 ‘보편화될 수 있는 이익’, ‘공공선’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글의 순서는 우선 80년대 말부터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비정부 조직과 시민 사회의 관계를, 이어서 비정부 조직과 국가의 관계를 일반적으로 정리한다. 그 다음으로는 서구와 한국에서 비정부 조직이 부상한 이유가 그 나라들이 형성하고 있는 국가와 시장의 관계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보려고 한다. 곧 서구에서 비정부 조직의 활성화는 그것이 국가를 대신하여 점차 ‘복지’ 내지는 ‘보편화 될 수 있는 이익’의 주체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히려 한다. 그에 이어 한국에서의 비정부 조직의 활성화는 공권력의 남용으로 말미암은 ‘보편화될 수 있는 이익’의 파괴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으려는 목적과의 연관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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