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風…새로운 리더십을 갈구하는 대중

추석이후에도 식지 않는 ‘안철수 현상’을 보면서 과거의 바람과는 다른 시대변화를 반영하는 새로운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기성정치와 정당에 대한 불신이 비정치의 정치, 탈이념의 정치, 제3의 후보에 대한 환호로 연결되었다는 것이 안철수 현상을 보는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도 사익을 포기하고 공익을 앞세운 인물, 권력을 잡았을 수도 있는 압도적 지지율을 뒤로하고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한 쿨 한 태도, 솔직함과 물러남의 미학에 대중이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다. ‘부자 만들어준다’는 구호의 허상을 체험한 대중은 이제 새로운 리더십을 갈구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안철수 현상은 ‘촌스러운’ 이명박식 토건정치, 거짓말 열전, 노골적 부자 편들기에 신물이 난 대중의 반란이다. 그러나 그것은 과거의 노무현 바람과는 달리 진보노선에 식상하고 기업사회, 소비사회, 스펙문화, 영상미디어에 익숙해진 젊은층의 정서를 반영한다. 진보정치가 미래지향적 대안을 내놓으며 이목을 끌기보다는 과거의 노선에 얽매여 분열하고 대립하는 모습만 보여주자, 여야를 막론하고 기성정치 전체에 불만을 느낀 대중은 그 출구를 진보정치에서 찾지 않고 안철수라는 새 아이콘에서 찾은 셈이다.

 

한편 안철수 바람을 보면서 새로운 시대의 전망을 위해 지역 정치권이나 시민사회도 새로운 형식과 방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기존의 관행과 낡은 질서, 후진적 사고, 행정조직이나 단체들의 관행적 사업방식 등 이제는 우리에게 익숙한 기득권이라는 것이 시민의 요구를 담아내기에는 낡고 퇴행적인 것은 아닌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안철수 현상은 정치변화, 지역사회의 혁신을 열망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여러 가지 숙제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바람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우리사회를 더욱더 요동치게 하여 지속가능한 사회구조 개혁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 또한 지역사회의 낡은 관행과 틀도 깨지면서 새로운 문화와 리더십으로 창조되기를 소망한다. 새로운 소통에 의해 변화가 초래되고 그 변화가 아름다운 것이어서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길 갈망한다.

 

현재 평택은 ‘첨단 산업도시’로 뜨고 있다. 삼성전자가 작년 말 평택에 차세대 반도체 생산단지를 짓기로 한 데 이어 LG전자도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의 중심지로 평택을 선택하면서 급격한 도시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폐쇄적이고 정적인 도시에서 역동적인 도시로 탈바꿈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의 철저한 준비와 변화에 대한 창조적 접근이 존재할 때 미래의 모습은 달라질 것이다.

 

막연한 희망은 한순간의 바람으로 끝날 수 있다. 우리가 바라는 희망이 경제적인 나아짐만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의 공동체를 활력과 열정, 소통과 배려의 도시로 만드는 지속적인 ‘평택風’이 되면 좋겠다. 삶의 도약뿐만 아니라 도시를 바꾸고, 문화를 변화시키면서 창조적 리더십으로 가슴으로 소통하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한다.

 

고르게 윤택한 평택의 모습은 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의식과 실천행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정치 지도자이든 우리네 시민들이든 사람과 세상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바람에 앞서가는 것이 ‘安風’에 대한 ‘平澤人’의 답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지역에서 삶의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개선하기 위한 출발이 참 필요할 때이다. 도시의 미래와 지역사회의 미래를 통합하고, 변화를 갈망하는 시민의 욕구를 담아낼 지속가능한 지역비전, 새로운 리더십 창출이 필요함을 절감한다.

 

이은우(평택참여자치).jpg  이은우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대표

 

* 이 글은 월간 ‘평택지기’ 9월호(9월 23일)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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