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정원장 자격 없는 조태용 후보자 지명 철회하라

미국 · 호주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임대료’ 받은 의혹 해소 안 돼

‘대공수사권 이관 반대’한 조태용, 개혁대상인 국정원 이끌 자격 없어

어제(11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으나, 온갖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국가비밀정보기관인 국정원을 이끌 자격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윤 대통령이 조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거나, 조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조 후보자는 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의 국내 자회사로부터 2017년 9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3억2천만 원의 임대료를 받아 ‘로비’ 의혹이 제기됐다. 조 후보자가 외교부 1차관에서 퇴직한 뒤 일본 게이오대 객원연구원으로 가게 돼 후보자 소유 단독주택을 임대해 줬는데, 후보자 가족들은 그 주택의 1층에 그대로 살았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는 임대료를 받은 시기가 공직에서 물러난 뒤이며 해당 기업 인사들과는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으나 그 배경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게다가 후보자가 주호주 대사를 지낼 때인 2013년 ANZ은행(오스트레일리아 · 뉴질랜드 뱅킹그룹)으로부터 임대료를 받은 사실도 청문회 답변을 통해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엑손모빌은 1995년 자회사를 통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단독주택을 빌리며 1억6천여만 원의 임대료를 준 그 기업이다. 또 한 총리는 미국의 통신기업 AT&T로부터도 6억2천만 원의 임대료를 받았고,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도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이던 1998년에 미국 통신 대기업인 모토로라로부터 1억2천만 원의 임대료를 받아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처럼 외교 · 통상 · 안보 관련 전 · 현직 고위공직자들이 해외 기업들의 ‘로비’대상이 됐다는 의혹이 거듭 제기되지만 제대로 소명된 바 없다. 특히 조 후보자는 자료 제출도 거부하면서 ‘우연의 일치’라고만 항변하고 있는데,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을 경우 조태용 후보자는 국가비밀정보기관의 수장인 국정원장에 임명되어서는 안 된다.

조 후보자는 올해부터 경찰로 이관된 대공수사권을 국정원으로 다시 옮겨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대공수사권의 이관은 이미 정치 · 사회적 합의를 거쳐 입법이 끝난 국정원 개혁의 핵심 과제다. 국정을 농단하고 국기를 뒤흔든 조직적 범죄로 전직 국정원장들과 직원들이 줄줄이 형사처벌을 받은 국정원이 국민적 불신을 자초한 결과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 들어 국정원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현행 국정원법의 취지를 무력화하며 권한을 확대 · 강화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 가뜩이나 공안사건을 기획하며 색깔론을 부추켜 국내 정치에 개입해 온 국정원이다. 국정원이 대공수사를 맡아야 한다면서도 현행 국정원법은 지키겠다는 조 후보자의 답변은 모순적이다. 조 후보자의 답변을 들으면, 국정원이 순수한 비밀정보기관에만 머물 수 있을지 더욱 우려스럽다.

또한 조 후보자는 국가안보실장으로서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는 과정에 관여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 제출조차 거부했다. 후보자와 여당은 수사 중임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국회의 검증조차 무시하고 회피하는 것만으로도 국가안보실장을 맡았을 때 불거진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후보자가 수사 · 조사대상이 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국정원 개혁을 되돌리며 온갖 의혹을 덮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 조 후보자 지명의 철회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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