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시민사회일반 1997-04-03   832

경제살리기와 한보사건 진상규명 및 검찰 수사는 분리되어야 한다.

4.1 여야 영수회담에 관한 성명

1. 4월 1일 김영삼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영수회담을 갖고 “한보문제가 경제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는 합의문을 발표하였다. 이에 맞추어 김기수 검찰총장은 전국 검찰에 경제인의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하라고 특별지시하였다

2. 우리는 현재 가중되는 경제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범국민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여야의 정치지도자들이 경제난 극복을 위해 공동노력키로 한 것을 환영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여야대표간의 합의가 당면한 국가적 과제인 경제살리기를 명분삼아 공동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적 담합으로 한보사건을 미봉하려는 의도가 아닌가하는 강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더욱이 여야는 영수회담 직후 한보청문회를 축소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우리의 이런 의구심이 단순히 기우가 아님이 입증되었다.

3. 가뜩이나 어려운 국가경제를 위기적 상황으로 몰아넣은 한보사건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야 말로 경제질서를 교란시키고 국가경제를 망치는 주된 요인이며, 부패의 척결없이는 정치도, 경제도 제대로 설 수 없다는 뼈저린 교훈을 남겼다.

4. 이런 점에서 우리는 한보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정한 사법처리가 경제살리기의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전제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더욱이 한보사건이 단순한 비리사건이 아니라 기업과 정.관계의 주요 인사가 폭 넓게 관련된 전형적인 권력형 부정비리 사건이고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씨의 국정농단 및 리베이트를 통한 정치자금 조성의혹 등 소위 ‘문민정부’의 정당성 자체를 의심케하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이의 축소, 은폐는 국민적 저항을 초래함으로써 경제살리기의 결정적 걸림돌이 될 것은 명백하다.

지난 3월 28.29일 양일간 참여연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62%가 ‘경제도 중요하지만 확실한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한보사건의 조기종결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확인한 바 있다.

5. 따라서 경제살리기와 한보사건의 진상규명 및 검찰수사는 분리되어야 하며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사법처리를 통해 이번 사건을 부패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씻고 21세기를 눈 앞에 둔 시점에서 경제는 물론이고 나라의 재도약의 기틀을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6. 한보사태는 뿌리깊은 정-경유착 부패구조의 한단면일 뿐이다. 철저한 근절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제2, 제3의 한보비리사건이 다시 재연되어 우리경제에 깊은 주름살을 만들어 낼 것이다. 따라서 한보사건을 통해 부패방지법 제정등 강력한 부패척결시스템을 도입하여 권력형 부정부패의 싹을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경제살리기의 전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국당은 정부가 추진중인 돈세탁방지법의 제정을 반대하는 등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국민적 여망을 외면하고 음성적인 정치자금의 수수관행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여당의 부패척결의사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없다

7. 더불어 우리는 검찰총장의 경제인에 대한 불구속 수사 지시와 관련하여, 그동안 검찰의 경제인에 대한 미온적 사법처리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가 반복되게 된 근본원인임을 분명히 한다. 경제인에 대한 불구속 수사 지시는 즉시 철회되어야 한다. 우리는 형사사건의 불구속 재판원칙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그것은 철저히 사법적 판단에 의한 것이어야 하며 사법기관의 법률외적 판단이 개입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경제인들에게는 늘 나라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명분으로 과도한 관용이 베풀어져 왔고 그것이 부패의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명심한다면 법률적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경제인 불구속 수사 방침은 반드시 철회되어 엄정한 법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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