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센터(종료) 미분류 1998-12-15   817

[02호] 특·집·글·⑤ 학생사업팀(강한모임) 1년 평가

"강한모임"의 지난 1년은 모임 내·외적으로 상당히 많은 일을 해낸 기간이기도 하였지만, 이와 동시에 '학생사업팀으로서의' 강한모임이 지니고 있는 약점과 한계가 점차로 드러나게 된 기간이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지난 한 해 동안 강한모임은 모임의 위상 및 가능한 역할에 대해 많은 내부토론을 거쳤고, 잠정적이나마 약간의 결론을 도출해 내기도 했다. 아래에서는 (1) 강한모임이 지난 한 해 동안 실제로 한 일, 그리고 (2) 강한모임의 현 상황 및 중단기 전망에 대해 짧게 기술해 보겠다.

강한모임 성원들 중 대부분이 강한모임 이외의 공간에서의 활동을 병행하고 있고 또 이러한 활동이 강한모임의 활동과 전적으로 분리된 것으로 사고할 수는 없지만, 여기서는 강한모임의 이름으로 수행된 사업만을 주로 언급하겠다. 강한모임이 지난 1년간 수행한 사업은 크게 3가지 정도가 있었고, 이 모두가 일차적으로는 학생사회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작년 12월부터 올 9월까지 10개월간에 걸쳐 "대중과학기술학회"를 진행하였다. '과학기술의 민주적 통제'의 문제의식을 이론적인 측면에서 다각도로 검토해 보고, 이에 기반하여 각각의 부문운동들에서는 어떤 쟁점들을 중심으로 어떤 실천들이 가능할지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목표로 한 이 학회에서는 30여명 가량의 사람들이 참가한 가운데 이를 두 개의 팀으로 나누어 모두 17개의 소주제에 대해 20회 이상의 세미나를 가졌다. 대중과학기술학회는 관련자료들을 발굴·수집하고 이를 실제로 운용가능한 형태의 커리큘럼으로 정리하는 결과물을 남겼으며, 아울러 학생사회 내에서 과학기술운동을 고민하는 다양한 조직(전과모 소속 신문사들, 경인과동협 산하 동아리들, 서울대 공대 여성위)의 인자들 상호간에 상호소통의 통로를 마련하고 이에 기반하여 새로운 주체와 사업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5월에서 6월에 걸쳐 연세대, KAIST, 이화여대, 서울대, 숙명여대 등 다섯 개 대학에서 잇달아 개최했던 "과학기술 민주화를 위한 기획강연회"는 대중과학기술학회로 인해 비로소 가능해진 사업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강연회'라는 형식은 '학회'가 가지는 전파력에 있어서의 한계를 감안하여 진작부터 고민된 것이었지만, 그것이 실질적으로 치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대중과학기술학회를 통해 강연회를 같이 준비할 주체와 조우한 것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올 봄에 참여사회아카데미 강좌가 있어 전체적인 강좌 내용을 준비하는 실무 작업에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 모두 열 번에 걸쳐 행해진 강연에서 평균적으로 30-50명 정도의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강연회는 외형적으로도 다소의 성공을 거두었으며, 나아가 유사한 기획강연회를 앞으로 지속적으로 준비해 나갈 주체를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는 행사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강한모임은 조직적인 글의 기고나 공동으로 쓴 글의 발표를 통해 학생사회 내의 과학기술운동 흐름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계속했다. 이런 활동의 시발은 97년 여름의 전과모캠프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때 강한모임은 [새로운 과학기술운동론 모색을 위한 시론적 접근]이라는 글을 통해 학생사회 내의 주류적 담론이었던 '과학기술노동운동론'에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어 올 봄부터는 모임 내의 직장인 분과라고 할 수 있는 '감자모임'에서 [연세과학]에 매달 글을 기고해 왔으며, 올 여름의 전과모캠프에서는 작년 여름에 발표했던 글의 연장선상에서 [과학기술운동,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라는 글을 써서 발표했다. 올해 쓴 여러 글들은 대체로 볼 때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여 '학부 이후'의 여러 가지 측면들을 환기시키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고 볼 수 있겠다.

이상의 사업들이 대외적인 것이었다면 대내적인 일상사업으로는 세미나를 들 수 있다. 작년 6월 초에 강한모임이 정식으로 생겨난 이후 세미나의 주제는 환경, 민주주의론, 과학기술운동사 개관을 거쳐 현재에는 다시 환경과 "제 3의 길"에 관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세미나의 진행은 모임이 수행하는 대외적 활동으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내부세미나가 일정한 페이스로 계속해서 진행된 것은 아니며, 특히 올해 들어서는 최근에 이르기까지 내부 세미나가 다소 침체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주제나 자료의 빈곤으로부터 영향받은 점도 있겠지만, 모임이 전반적으로 다소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던 바에도 크게 기인했다고 생각된다. 이제 이 점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 보겠다.

강한모임은 올 하반기에 사실상의 휴지기를 갖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원래 하반기 주요 사업으로 제안되었던 "과학기술 민주화를 위한 기획영화제"는 기획안이 제출된 상태에서 보류되어 있으며, 내부 세미나 이외의 대외 활동은 중단된 상황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요인으로는 모임 성원들의 존재이전 양상이 가속화된 점을 들어야겠다. 진작부터 반복해서 지적되어 온 바이지만, 강한모임 성원들은 학부와의 직접적인 연관을 점점 잃어 가고 있고 내년 초가 되면 강한모임 성원 중에서 학부에 재학중인 사람은 아무도 없는 상황이 된다. 이는 강한모임이 지금까지 가져 왔던 '활동력'의 상당부분을 잃어버린다는 점을 의미함과 동시에, 강한모임의 활동의 축이 이전의 그것으로부터 바뀌어야 함을 시사한다. 즉 학부운동과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볼 때, 강한모임이 학회나 강연회 등을 개최해서 운동을 직접 수행하는 것보다는 현재 학내에 위치하고 있는 (자체재생산가능한) 과학기술운동단체들을 지원하고 이에 대해 개입하는 방향의 활동이 이제 주를 이루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강한모임이 직접 학부생 대상의 활동을 조직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점을 인정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향후 1년간은 과민모 학생사업팀의 위상과 그것이 수행해야 하는 역할, 그것과 여타의 학내 과학기술운동단체 사이의 관계, 그리고 강한모임의 미래에 대해 숙고가 이루어져야 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보아 현재의 강한모임이 아닌 별도의 학생사업팀이 구성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그것이 어떻게 구성되고 재생산을 할 수 있으며, 과민모 내에서 어떠한 위상을 지니고 어떤 '차별적인' 사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의 학내 과학기술운동단체들이 활동의 수위나 지리적 범위에 있어 많은 한계를 안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나타나는 '빈 곳'을 채워넣는 운동이 객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작업을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할 것인지의 문제는 도상논쟁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앞으로의 구체적인 실천과 우연한 계기들 속에서 부분적으로나마 답이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명진 (학생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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