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1998 기타(sw) 1998-12-10   2317

관악사회복지 : 지역운동에서 사단법인으로

편집자 주 : 지역운동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곳을 꼽을 때면 가장 먼저 거론되는 곳이 관악지역운동이다. 참여복지길잡이 지역복지팀은 관악구 지역운동의 특성과 역사,

이후 전망 등을 소개하면서 지역주민과 같이 호흡하는 지역운동에서

사회복지가 가지는 의미들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관악 주민운동의 역사

관악 사회복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관악 주민운동의 역사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악 사회복지는 1970년대 초 난곡을 중심으로 펼쳐진 빈민운동에서부터 그 역사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당시 김혜경(현 구의원, 관악사회복지 이사장) 씨는 난곡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국수모임을 조직해 우리나라 최초의 의료협동조합인 '난곡의료협동조합'을 결성하게 되는데 회원은 무려 3,000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1980년대에는 봉천동에 '나눔의 집'을 비롯하여 센터 및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교회 등이 생기면서 이를 중심으로 빈민활동이 진행되었다. 이 두 지역에서 산동네주민들과 다양한 활동을 해 온 비영리민간복지센터(주로 공부방, 어머니학교 등)들은 아직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95년 지방자치선거를 기점으로 '관악주민연대', '사단법인 관악사회복지', '관악자활지원센터'로 통합·재편되었다.

이들 세 조직을 간단히 소개한 후 사단법인 관악사회복지의 사업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관악주민연대

관악주민연대는 90년 이후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기존의 빈민지역 재편에 따라 각 동에서 탁아방, 공부방, 지역선교, 어머니교실 등을 운영하던 빈민운동 활동가들이 구 단위 대중조직화를 통한 지역운동 필요성을 제기하였고, 이에 95년 3월에 '관악주민연대'를 결성하게 된다. 결성과 함께 관악주민연대는 '강제철거금지를 위한 주민청원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때 주민 1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관악구 의회를 연기시키면서까지 청원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주민의 힘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관악구청은 물론 구의회 의원들에게까지도 관악주민연대의 주민정치력을 강하게 인식시키게 된다. 그 이후에 관악구 구청장 후보초청토론회, 구의원 초청토론회 등을 비롯한 정치사업을 진행했고 올 지방자치선거에서는 3명의 구의원 후보를 출마시켜 2명의 의원을 당선시켰는데 이들은 서울시에서 유일한 무소속 여성의원들이다. 현재 이들을 포함한 지방자치위원회를 구성하였고 향후 지속적인 주민정치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또한 주민연대의 기반이 되어 온 비영리 민간센터와 주민조직의 '복지'를 매개로 한 대중사업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관악사회복지와 연대한 센터활동(공부방, 어머니교실, 탁아)으로 아동청소년분과와 봉천보육교사회가 핵심조직이다. 둘째, 요보호아동 주치의사업으로 보건의료단체와 연대하여 소년소녀가장을 비롯한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주치의를 결연하여 건강을 돌봐 주고 있다. 셋째, 동별 주민모임 활성화(공동체기획단, 녹색가게, 살기 좋은 임대아파트 만들기)로 공동체적 생활양식을 실천에 옮기고자 노력한다.

2) 관악자활지원센터

96년 5월에 개소한 관악자활지원센터는 도시지역 저소득층 주민들의 경제적 자립·자활을 촉진하기 위하여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고,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가 함께 연합하여 사업을 펼치는 기관이다. 이 관악자활지원센터는 과거 적대적 관계에 있던 정부와 지역운동조직이 연대하여 주민자활사업을 최초로 시작한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관악자활센터에서는 근로능력과 자활의욕을 가진 저소득층 주민을 대상으로 공동부업장(비누제작, DM발송), 청소용역업체, 장애인직업재활센터, 건설업체, 생산협동조합 봉제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저소득층 주민의 고용 확대 및 소득지원, 생업자금 융자알선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3) 사단법인 관악사회복지

설립배경

본격적인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지역단위 사회복지정책의 중요성이 증대되었고, 또 관악주민연대를 중심으로 관악구 산동네에서 이미 활동하고 있는 지역의 공부방, 탁아방, 지역선교관 등 비영리 민간복지단체의 활성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특히 90년대 이후 지역재개발과 같은 토대의 변화, 재정의 열악함 등으로 각 비영리 민간복지단체들의 활동이 더욱 어려워졌다. 따라서 합법적 공간을 통한 공신력 획득과 안정적 재정을 확보하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복지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아래 탄생된 사단법인 관악사회복지는 그 동안 관악구 내에서 신림동과 봉천동으로 나누어져 있던 지역운동세력이 함께 관악구의 문제들을 고민하게 되는 틀이 되었고 현재까지 많은 연대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활동

관악사회복지의 주요활동은 크게 지역복지 정책개발 및 이슈제안, 연구조사, 지역네트워크 구축, 주민교육, 상담사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 내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역복지 정책개발 및 이슈제안사업으로 월 1회씩 보건복지포럼을 개최하여 '시범보건복지사무소 활성화 방안', '지역사회복지운동의 현황과 과제', '우리나라 의료보장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주민생활기본선 확보운동과 구단위 실천방안', '임대아파트 주거환경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 지역문제와 관련된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인다. 그리고 98년 5월에는 97년에 실시한 사회복지 지역조사를 토대로 지방자치단체에 사회복지 정책을 제안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현재는 공공시설위탁 및 운영에 관한 주민청원과 관련 조례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조사사업으로는 관악구 비영리 민간시설의 편람을 발간(1996. 12)하였으며, 대상별(영유아/아동·청소년/장애인편의시설/노인)조사와 난곡 지역조사, 그리고 서비스 제공자인 사회복지종사자 전수조사 등 주민생활 기본선 확보 운동 전개를 위한 지역조사(97.6∼12월)를 실시하였다. 또한 사회복지시설 및 보육현황 조사를 기초로 관악구 사회복지지도를 작성·배포하여 서비스 이용자의 편의를 도모하였다.

네트워크 구축사업으로 사회복지팩스 신문《복지관악》(98.3∼)발행과, 먹거리 나누기(98.3∼)사업을 진행중에 있으며, 교육사업으로는 청소년 자원봉사학교, 자원봉사동아리 '햇살' 조직, 자원봉사 어머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상담소 운영(96.3∼)을 통해 무료법률상담을 실시한다.

관악사회복지의 과제와 전망

현재 관악구의 지역운동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모범사례임에 분명하다. 그 이유를 찾는다면 일을 중심으로 한 지역운동조직의 유연성 있는 결합과 사회경제적 환경변화에의 적절한 대응에서 나온 결실이라고 하겠다. 물론 저변에는 운동지도자들의 탁월한 지도력과 젊은 활동가들의 더 나은 지역사회를 위한 뜨거운 열정, 그리고 이 지역운동가들의 역량에 깊은 신뢰를 가지고 혁신적 정부재정 지원에 앞장섰던 복지부 관료들의 결단도 큰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관악지역운동의 발전은 좀 더 주민들의 사회복지욕구를 잘 파악해서 주민생활과 사회복지를 더욱 밀접하게 결합할 수 있는 대중사업을 개발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지역주민과 지역활동가들의 높은 결합력은 이러한 과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된다.

참여복지길잡이 지역복지팀 감수: 이용표/ 수원여전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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