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운동의 튼튼한 축대가 되기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발간하는 월간 복지동향의 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의 활동은 참으로 의미있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1987년의 6.10항쟁과 민주화의 여파로 1988년에는 각종 시민사회단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10주년을 맞이한 시민사회단체가 매우 많았습니다. 경실련이 그러하고, 여성단체연합이 그러하고 여성단체연합에 소속된 지역사회탁아소연합(현재는 한국보육교사회), 여성민우회 등이 그렇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부문별 복지단체들의 활동도 그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처럼 장애인, 여성, 아동, 노인 등 부분별 복지서비스를 중심으로 복지운동이 전개되다보니, 사회보장의 가장 크면서도 중심이 되는 소득보장문제는 그 어느 단체에서도 제대로 다루지를 못한 채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회보장은 소득보장과 복지서비스, 소득보장 중에서도 연금제도와 공공부조, 복지서비스와 공공부조 상호간이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어서, 나무막대기로 만든 물통의 예에서 막대기 한 개가 부실하면 다른 막대기들이 아무리 튼튼해도 부실한 막대기 쪽으로 물이 모두 새어버리듯, 소득보장이 빠진 채 개별복지서비스 중심으로 전개되는 사회복지운동은 제대로 탄력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일심분발하여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을 비롯한 사회보험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 사회보험통합논의를 이루어내고,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기초생활보장문제를 다루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제정에까지 그 성과를 이루어냄은 사회복지계에 큰 희망을 가져다주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하겠습니다.

1989년 지금으로부터 꼭 10년전 지탁연을 중심으로 국가의 책임을 기본하는 하는 탁아법률안을 국회에 입법청원하였을 때, 당시 민정당 의원들이 사회주의 법안이라며 반발하던 당시를 회상하여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의 사회복지운동은 걸음마단계에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직도 우리사회의 대중은 물론이고 지식인사회에서마저 사회복지문제는 보편화되어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운동의 층도 너무 얇고 거기에 비해 복지수요는 너무나 급하고도 중대하여 복지문제를 다루는 소수의 사람들이 너무나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것 또한 사실일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사회복지뿐만 아니라 조세나 기타 사회정책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와 그 안에서의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우리는 아직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마스터플랜의 중심을 결정하는 기본이념도 확고하지 못합니다. 당장 작년의 IMF로 인한 실업대책에 사회복지계가 효율적으로 기여하지 못한 것이 우리 스스로 준비가 부족한 때문이었다는 회한을 남기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월간 복지동향을 발간하여 차분히 하나하나 연구와 논의를 쌓아감은 다시 또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한 철저한 준비작업의 일환이라 생각되어 든든하게 느껴집니다.

이제 1년, 2년 햇수가 더해감에 따라 더 많은 전문가들의 연구와 더 많은 관련종사자들의 토론과 더 많은 복지수요자들의 참여가 더해져서, 마침내 사회권의 대장전이 마련되는 그때까지 기틀의 역할을 다해 주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박주현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