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3 2003-11-10   783

지역복지운동 활성화를 위한 제언

최근의 사회복지운동의 흐름은 기존의 시민운동방식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노조운동, 사안별 사회복지요구운동, 복지운동내 부문운동 등으로 급속히 분화되고 있다. 그러나 각 영역별 운동이 시민사회와 사회복지계에 제대로 투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복지운동을 펼치고 있다라는 공통점 또한 갖고 있으나, 과거의 전문가 중심의 사회복지운동과도 사뭇 다름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사회복지운동은 분화ㆍ발전되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 확장되어 가고 있다.

그간 사회복지운동의 한계는 무엇보다 경제성장 논리에 세뇌된 국민의 의식구조와 자선적 이데올로기에 의한 사회복지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서 기인하는 바가 컸다. 또한 개별적 이해를 넘어서서 국민적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운동의 비전과 전략의 부재도 주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사회복지운동을 지역차원에서 전개해 오던 단체들이 모여 그간의 사회복지운동을 평가하고, 단체들간의 교류와 연대를 모색하는 ‘지역복지운동단체 활동가 대회’를 11월에 기획하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실지로 연대의 장이 마련된다면, 지역적으로 활동해 온 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예전 같으면 이와 유사한 연대제안에 대해 으레 몇몇 단체들이 논의하는 수준에 머물거나 관심 밖의 일로 치부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복지운동을 열망하는 활동가들의 바램이 수렴된 결과로 향후 ‘지역복지운동단체 활동가 대회’가 어떻게 진행될지 많은 단체들의 관심을 불러 올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역복지운동에 대한 명확한 개념조차 설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지역복지운동을 전개해 온 단체간의 스펙트럼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 문제 해결 또한 지역복지운동을 전개해 온 단체들의 몫임은 틀림없다. 이를 위해 그 동안 지역복지운동 경험에 대한 사례를 충분히 나누기를 바란다. 서로를 이해하고, 활동을 공유하는 장이야말로 이후 지역복지운동단체들 간의 연대의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조건일수록 상황반전에 대한 기대 또한 팽배해 지는 게 당연한 이치다. 그간의 고립적인 활동을 극복하고, 사회복지현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그간의 사회복지운동을 평가하는 구체적인 계기들이 지금껏 제대로 없었다.

따라서 연대의 모색은 새로울 것이 없지만, 사회복지운동이 처해 있는 조건을 서로 확인하고 거듭남을 촉구하면서 반성과 자극을 동시에 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번 대회가 갖는 의미는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아울러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중앙정부가 아닌 광역ㆍ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지역사회복지운동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서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서울과 지방간의 사회복지의 수준이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사실이 아니다. 그간 우리를 애태웠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서울과 지방간의 사회복지 수준이 양적인 차이를 넘어 질적인 차이가 크다는 것이었다. 사회복지운동역량의 지역별 간극이 벌어져 있다는 반증인 동시에 지역을 넘는 지역복지운동의 확장 필요성을 재삼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이 같은 조건에서 이번 연대의 장을 계기로 서울과 지방간의 격차를 좀더 좁히고, 분화되고 있는 사회복지운동을 지방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특정지역의 사회복지운동 활성화를 넘어 활동의 성과물이 타지역으로까지 파급되어야 한다. 또한 전국적인 이슈에 대한 일상적이고 단일한 대응을 위한 전망도 향후 제시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내년의 총선을 몇 개월 앞두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중요한 시점이다. 사회복지문제가 정치적인 문제인 한 전체 사회복지운동단체간의 대동단결이 무엇보다 요구되고 있는 시기이다. 서울중심, 전문가 중심의 문제제기에서 지역의 요구를 담아내고 사회복지운동단체 활동가들의 경험을 담아내는 작업은 이제 미룰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연대모임이 촉매가 되어 지역간 교류를 넘어 전국적인 사회복지운동을 펼치기 위한 연대의 틀에 대한 생산적인 토론이 적극화되기를 기대한다. 사회복지운동의 매뉴얼도 제대로 없는 상황에서 척박한 토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제 다함께 사회복지운동의 전망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아야 할 때다.

은재식 /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국장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