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4 2004-11-10   1689

[심층분석: 시민운동과 사회복지 3] 사회복지노동조합운동에 대한 전망

사회복지노동조합운동의 현황

사회복지현장은 열악한 노동조건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일부의 사회복지시설에서만 노동조합이 결성되었다. 자료를 통해 파악이 가능한 조합을 기준으로 하면 1), 지금까지 52개의 사회복지관련 노동조합이 만들어졌으며 이 중에서 21개의 노동조합이 2000년 이후에 만들어졌다. 현재 활동중인 노동조합은 36개이며 여기에 가입한 조합원의 수는 약 800명 정도로 추정되는데2), 이러한 노동조합 수는 약 1,400개 사회복지시설의 2.5%에 불과하다3). 이처럼 현재 조직된 노동조합의 수가 매우 적은 것은 시설장이 해고나 징계 등 다양한 탄압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으며, 현재 활동중인 조합조차도 앞으로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시설장의 탄압으로 인해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후 수년 내에 또는 심한 경우에는 수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와해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지금까지 조직된 사회복지시설에서의 노동조합의 결성동기와 주요배경을 살펴보면, 일반 노동조합의 경우와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징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주요 동기는 노동자 스스로의 권익옹호인데, 사회복지시설의 경우에는 노동자인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권익옹호보다는 사회복지시설 내부의 운영비리나 회계부정, 족벌체제와 비민주적인 운영, 불공정한 인사, 클라이언트의 인권침해 등에서 시작되어 그것이 사회적 이슈로 되면서 노동조합 결성으로 전개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에 대항하여 노동조합이 조직되었지만, 시설장에 의한 조합원 해고, 노조탈퇴 회유, 전출과 부당징계, 직장폐쇄 등 다양한 탄압전략으로 인해 어용화되거나 와해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 조직되는 노동조합을 살펴보면, 사회복지시설 내부의 운영비리나 기관운영의 비민주성 등의 이유로 노동조합을 결성하게 되면서 사회복지노동조합의 활동과 관련하여 상급단체로 민주노총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다는 점, 즉 민주적인 노조결성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한가지 지적되어야 할 문제점은 사회복지노동조합의 결성동기가 시설 내부의 비민주성 척결에 치중하게 된 결과, 지금까지의 사회복지노조 활동은 사회복지사의 권익옹호나 전문성확보, 국가복지의 확대, 전체 사회운동과의 연대 등으로까지는 전진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이렇게 노조활동이 사회복지사의 권익옹호나 전체 사회운동과의 연대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단위노동조합의 조직화가 증대되지 못한 것과도 관련이 크다. 소수의 노동조합만으로는 결속력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사회적 이슈를 제기하고 그 문제를 풀어가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 사회복지노동조합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복지노동조합운동에 대한 전망과 과제

사회복지시설운영의 비민주성을 해결하기 위하여 일부 사회복지시설에서 사회복지노동조합이 결성되었으나, 때로는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와해되기도 했고 사회복지노동자의 노동권 확보에 실패하거나 전체 사회운동과 연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실패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국민의 생존권 보장과 인권수호를 위하여 사회복지노동조합이 건설되어야 할 필요성은 여전히 강력하게 존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 전개되고 있는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서경사복노조)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경사복노조는 2000년에 사복노(준)에서 시작하여 2003년 사회복지노동조합을 결성하였는데, 사회복지의 공공성 확보를 위하여 모든 사회복지현장을 상대로 강력한 전국조직 산별노조 건설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에 사회복지시설의 비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사업장을 중심으로 결성된 노동조합들과는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이들은 사회복지노동자의 자주적 단결과 권익 쟁취, 사회적 약자의 권리 옹호, 민주주의와 사회적 연대를 투쟁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산별노조로서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이 지방수준에서도 자리잡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단위로 사회복지노동자들이 연대모임을 가지면서 서로 얼굴을 맞대면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고, 지역단위의 연대모임을 통해 사회복지현장의 노동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지도력을 개발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사회복지노동조합이 확산되고 정착되기를 기대하는 배경에는 노조의 활동이 우리의 사회복지환경을 바꾸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감이 크기 때문이다. 즉, 사회복지 노동조합 건설을 통해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시설의 비민주적 운영과 그로 인한 사회복지서비스의 저수준 문제를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한국의 사회복지를 개혁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사회복지노동조합운동의 투쟁영역은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사회와복지연구회, 1992: 115~120). 첫째, 전체 노동운동과 연대하는 영역, 둘째, 사회복지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싸우는 영역, 셋째, 복지대상자들을 위한 요구투쟁의 활성화를 위한 영역이다.

물론 이 세 개의 영역은 실제 운동상에서 각기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복지노동조합운동은 전체 노동운동의 틀 속에서 노동자로서의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노동조건을 지켜내는 동시에 노동의 대상인 복지수혜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 나아가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지현. 2002. “사회복지노동조합의 문제와 전망“. 민중복지연대 7월 내부토론회 자료집.

노동부. 2002. 노동조합조직현황

사회와복지연구회. 1992. 『한국사회복지노동자연구』. 한울.

—————————————————–

1)여기에서 제시한 노동조합의 수는 노동부(2002)가 발행한 『전국노동조합 조직현황』과 김지현(2002)의 자료를 토대로 파악한 것이다. 그런데, 노동부의 자료에는 노동조합의 명칭만 기록되어 있고 사회복지시설인지 아닌지를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 없기 때문에 현재 정확하게 몇 개의 사회복지시설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는지를 알기가 어렵다는 점을 밝혀둔다.

2) 이 수치는 노동부(2002)와 김지현(2002)의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것이다.

3) 전체 사회복지시설의 수는 2001년말을 기준으로 보면 생활시설과 이용시설을 합하여 총 1,441개인데, 여기에 주간보호센터나 어린이집을 포함시키면 그 수는 더 많아지며 따라서 노동조합의 결성율은 훨씬 더 낮아진다.

심재호 /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