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7 2007-11-01   2332

[동서남북] 기업의 사회적 책임 외면하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신규철(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앞에서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가 지난 10월초부터 시위를 벌인지 벌써 2주가 넘어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작년기준으로 연간매출액 약 5,000억 원, 순이익 460억을 남겨 신세계 전국지점 중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신세계백화점의 지역사회 환원 비율은 순이익 대비 0.6%로 2억3천여만 원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지역의 시민사회가 문제제기를 했지만 신세계백화점은 일축했다. 시위는 이러한 신세계의 태도에 대한 시민행동이다. 매일의 실천 속에서 시민들의 참여와 지지가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시위는 시민단체 홀로가 아니라 시민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의 지역사회공헌이 적당한지, 시민단체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니면 기업 자율에 맡겨야 하는가를 시민들이 참여 할 수 있는 게시판을 현장에 마련해 놓고 여론을 수렴한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신세계의 지역사회 공헌이 부족하고, 이 점을 시민단체가 문제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응답하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측은 묵묵부답이라 시민들은 질문한다 “이렇게 하면 신세계가 바뀔까요?” “ 그럼요! 바위에 계란치기 일수도 있지만 낙수에 바위덩이가 깨진다는 옛말도 있잖아요!” 이렇게 대답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지속가능경영이라는 형태로 우리사회에 본격적인 화두로 등장하게 된 것은 삼성SDI가 ‘지속가능성보고서(Sustainability report)’ 를 처음으로 발간하고 현대자동차와 공기업 등이 동참하면서부터 이다. 이것의 유래는 1992년 유엔 지구정상회의에서 인류 차원의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으로 선언한 “지속가능개발”을 경영활동에 도입한 것으로 기업의 환경경영과 사회공헌활동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지속가능성보고서란 기업의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성과와 지배구조, 경영시스템, 비전과 전략을 담은 보고서다. 즉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기업 스스로가 모든 이해 관계자에게 보고하는 것이다. 최근 유엔, OECD, ILO 등 국제기구들에 의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경영 관련 표준 실천가이드라인이 제시되고 있으며, 2008년 3월에는 이에 대한 국제규격(ISO 26000)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 9월에는 포스코와 롯데백화점 등 보고서를 작성하는 22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겨레경제연구소, 함께하는시민행동, 기업책임시민센터가 공동으로 <2006년 국내기업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평가결과>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윤리경영을 표방하면서도 작년 10월부터 기업책임시민센터 등이 요구한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요구를 아직까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 좋은 기업의 모델은 ‘존경받는 기업’ 이라고 한다. 기업이 존경받기 위해서는 경제적 성과 못지않게 지역사회공헌이 경영의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 CSR은 선택이 아닌 기업 유지와 발전을 위한 필수사항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단지 의무로서만이 아니라 적절한 CSR이행은 기업의 경제적 성과로도 기여하게 됨을 선진 경제국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인천시민들은 신세계백화점 앞을 지날 때마다 교통 혼잡으로 인해 시간적 물질적 피해를 입고 있다. 그리고 신세계는 인천교통공사와의 부적절한 이면계약으로 시민단체로 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의 지속적인 감시와 요구가 필요한 이유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역사회공헌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사실 지역사회가 요구하기 이전에 기업 스스로가 자신을 성장시켜준 지역시민들의 환경, 문화, 교육, 복지를 위해 공헌하는 것은 마땅한 도리이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신세계뿐만 아니라 인천지역사회 속에서 발전해온 대표적인 여타 기업들도 지역사회공헌에 더욱 동참하길 바란다. 앞으로 인천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의제로 폭넓은 연대와 다양한 공론의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 끝으로 신세계백화점이 더 큰 시민적 저항과 욕심꾸러기 나쁜 기업으로 낙인찍히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글은 인천일보 10월 23일자 <복지플러스> 란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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