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2 2022-09-01   298

[동향2] 윤석열 정부의 감세정책의 문제점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대기업 및 부자를 위한 전방위적인 감세 정책1)

윤석열 정부의 세제정책은 다음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첫째, 대기업 법인세 및 상속세 감세

둘째, 부동산 취득세, 보유세 및 양도세 감세, 임대주택 세제 혜택

셋째,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완화, 증권거래세 인하

넷째, 소득세 하위 구간 과표 소폭 상향조정

이러한 정책들은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 2탄이라고 부를 만하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 추진되었던 법인세 완화 및 부동산 세제 강화가 원상복귀되고 그보다도 더욱 강력한 감세정책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소득세에서는 하위 구간에 대해 과표를 소폭 상향하여 소득세 부담을 완화함으로써 소득세, 법인세, 자산세 두루두루 감세함으로써 부자 감세라는 규정을 피하려 했는지 모르지만 감세의 혜택은 대기업, 자산보유가계에 대거 돌아갈 것이라는 점에서 대기업 및 부자감세이다.

잘못된 진단과 상황과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 설계

이러한 감세정책은 지난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다음과 같은 진단에 근거하고 있다. 지난 6월 16일 기재부가 발표한 ‘새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산업구조 전환이 지체되는 가운데, 최근 과도한 규제·정부개입 등이 기업의 자율성을 제약하면서 민간투자가 빠르게 위축”되었고 그로 인해 “기업들의 급속한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민간 일자리 창출력도 둔화”되었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민간의 일자리 창출력이 둔화된 근거로 제조업 취업유발계수(명/10억원)가 2000년 11.2에서 2010년 9.8, 2015년 8.7, 2019년 7.6으로 줄어든 것을 제시했는데, 이 둘 간의 인과관계는 모호할 수밖에 없다.

또한 ‘새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은 “민간의 성장·고용 둔화에 재정 중심으로 대응하면서 민간활력은 더욱 저하되고 일자리는 단기·재정·고령 일자리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했는데 이것은 방만재정운영이 국채를 늘리고 재정건전성을 위협한다고 하는 기재부 장관의 진단과 비슷하게 원인과 결과를 뒤집은, 잘못된 진단이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사태, 코로나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민간부문이 위축되어 이에 대해 정부가 적극 대응함에 따라 재정 일자리가 증가하고 국채가 증가한 것이다. 

감세정책은 보수정당의 전형적인 정책이지만,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 수준이 OECD 평균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에서, 그리고 현재 한국 경제가 국가의 집중적 관리가 필요한 시점에라는 점에서 현 정부의 감세정책은 상태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교과서적이고 기계적인 정책 설계라고 볼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이 완벽하지 않아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지만, 감세정책은 신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에 근거하여 유행했던 정책일 뿐 그 효과가 검증된 정책이라고는 볼 수 없다.

법인세 감세, 분배악화에도 불구 투자와 고용 효과 의문

법인세 감세조치들은 우리나라의 법인세 세부담이 높으므로 세부담을 낮추면 투자가 늘고 고용이 창출된다는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얼마나 타당한가? 세부담 수준의 경우 보통 법인세 명목세율 수준과 GDP대비 법인세 징수액 규모가 OECD평균보다 높고 크다는 것이 근거로 제시된다. 2020년 기준 법인세 최고세율은 우리나라가 25%, OECD 38개국 평균이 21.5%로서 우리나라가 약간 높은 수준이며 법인세 징수액(GDP대비 규모)은 우리나라는 3.4%, OECD 평균이 2.7%로서 역시 우리나라가 많은 수준이다. 법인세율의 경우 지난 지난 20여년 사이 OECD 국가들이 전체적으로 인하 추세를 보여왔고 우리나라도 이를 따라왔으나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인세 부담이 높은가 낮은가는 명목세율이나 징수액 규모가 아니라 실효세율을 기준으로해서 판단하는 것이 맞다. 기업의 세부담을 덜어주는 비과세감면 제도는 양극화 심화, 형평성과 효율성 훼손 등의 이유로 진보 혹은 보수 정부를 막론하고 꾸준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러한 추세가 법인세 실효세율 흐름에 반영되어 있다. 전체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 평균은 2014년에 16%이었는데 박근혜 정부의 비과세·감면 축소, 문재인 정부의 최고세율 인상으로 2019년에 19.1%로 상승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경제 활성화 필요성 주장이 제기되면서 고용 없이 투자만 늘려도 세금을 대폭 깎아주는 ‘통합 투자 세액 공제’ 제도가 다시 도입되었다. 그로 인해 이 제도가 적용된 2020년에 법인세 실효세율은 17.5%로 낮아졌다. 과표 3천억원 초과 대기업들은 전체 기업 평균보다 실효세율과 명목세율 격차가 더욱 컸다.

주목할 점은 경기가 악화되고 비과세감면제도가 도입되었는데도 법인세 징수액은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9년 72.2조 원이던 법인세 징수액이 2020년에 55.5조 원으로 줄어들긴 했으나 2021년 70.4조 원으로서 2019년 수준을 단기간에 회복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위축되었고 정부에서 비과세감면제도를 늘렸는데 법인세 징수액이 줄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로 인해 많은 가계와 기업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동시에 이익을 누린 기업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위기는 플랫폼 기업들에게는 도약하는 기회가 되었고 실제로 몇몇 기업들은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반기업적 정책으로인해 기업들이 크게 위축되었고 그로 인해 투자와 고용에 나서지 않고 있으므로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패러다임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에 전혀 부합하지 않은 판단이다. 과거 20년여 동안 법인세 세율이 명목세율이든 실효세율이든 계속해서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투자는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현재 실효세율을 기준으로 한다면 기업이 100을 벌어 80 정도를 가져가는 수준이어서, 소득세 최고세율과 비교한다면 법인세 세율은 투자를 유인할 정도로 충분히 낮은 수준이라 할 수있다.

따라서 추가적인 법인세 인하는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는 없으면서 최근의 코로나위기,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누리고 있는 기업들에게까지 혜택을 준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이들에게 횡재세, 플랫폼세를 거두어야 할 판에 오히려 이익을 안겨 준다는 것은 현 시점에서 취해야 할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편 기업 투자에 대한 비과세감면이 고용을 대체하는 기업 투자를 유도해왔다는 점에서 다시금 이를 강화하는 정책들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독 로봇화, 자동화 상위권을 달리는 이유가 달리 있는 것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와 상속세 완화를 통해 자본에게 더욱 많은 이윤을 확보하게 해 주고 이를 더욱 쉽게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게 해주면 자본은 투자와 고용을 증가시킬 것이어서 결국 노동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믿는 듯하다. 이러한 믿음으로 대기업들에 막대한 감세선물을 안겨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책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하에서 이미 실패임이 판명난 바 있다. 당시 감세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진, 세수결손 등으로 보수정부가 금과옥조로 삼는 재정건전성 마저 위협받았다. 현 정부 하에서도 재정 여력의 축소, 그로 인한 복지 축소로 인해 문재인 정부 하에서 이룬 소폭의 복지확대 성과마저 위협하지 않을지 심히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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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과세 약화는 자산시장 안정화에 역행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중에서 가장 저평가받는 분야가 바로 부동산 시장 정책이다. 수십차례 대책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은 안정화되지 못하였고 이에 무주택자,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주택 소유자, 본인은 아무 일도 안 했는데 세금을 더 내게 된 고가 부동산 소유자들 모두 불만을 품게 되었다고 이야기된다. 이에 대해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이러한 결과를 야기했기 때문에 규제를 풀어야 시장이 안정화된다는 식의 논리가 널리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규제를 세게 한 것이 문제였는가, 제대로 규제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는가?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가 아니라 투기에 의해 좌우되기 쉽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투기수요를 통제해야 하고 부족하지 않게 적정한 속도로 공급을 계속 늘려야 한다. 그런데 부동산은 일반 재화와는 달리 공급 확대를 통한 대응이 더욱 어렵다. 신규토지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시계에서는 부동산 투기 수요를 통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투기 수요 통제에서 문재인 정부는 얼마나 제대로 된 정책을 추진했는가? 부동산 수요 관련한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대출 정책 및 세제 정책일텐데, 이 부문에서 문재인 정부는 제대로 정책을 실시했는가?

과도한 갭투자와 가계부채 급증을 거의 방치한 수준이다. 또한 부동산 세제 정책에 있어서도 임기 중반 이후까지 핀셋 방식으로, 또한 뒷북치기 방식으로 세제 강화안을 추진하였다. 이로 인해 부동산 안정화에 대해 정부가 의지가 있는가를 의심받기도 하였고 부동산 시장은 안정화되기보다 풍선효과가 일어나며 전국적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야기했다. 세제 정책이 중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에서 이것은 선제적으로 제시되고 공표한 바가 반드시 지켜져야 함에도 후행적으로 발표되고 선거와 상황에 따라 뒤집어지기도 하는 문제를 노정하였다. 또한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세제혜택이 새로운 구멍으로 역할하였다.

즉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을 실시했다기보다 제대로 된 규제 정책을 실시하지 못해서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해졌다고 보아야 할것이다.2) 최근 인플레 대응을 위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자 부동산 가격이 정체하고 심지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대출 정책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현 상황에서 바람직한 부동산 정책은 무엇인가? 부동산 시장 불안정 요인이 사라졌으므로 투기억제 정책은 필요 없는가? 거꾸로 다시금 부양정책을 써야 하는가? 지난 몇 년간의 부동산 가격 급등이 너무도 과도했다는 점에서 현상황의 부동산 시장을 유지하는 정책은 자산 시장을 왜곡된 상태에서 유지하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가격 하향을 지향하되 일부 고부채가구의 안정화를 도모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참에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그러한 틀에서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세제의 전면적인 완화 정책을 진단한다면, 실수요자 위주의 부동산 시장 조성과는 반대로 가는 정책이어서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분간 고금리 정책으로 인해 더 이상의 가격급등은 어렵겠지만 금리가 하락한다면 언제든지 새롭게 투기가 발생할 불씨를 남겨두는 꼴이다. 금리정책이 부동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대출정책과 부동산세제 정책이 제대로 작동해야 할 것이다.

복지 축소와 양극화 심화 우려

전방위인 감세정책은 대기업, 고자산계층에 이익을 안겨주지만 그러한 정책이 낙수효과를 일으켜투자가 증가하고 좋은 일자리가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 현재와 같이 노동에 대한 보호가 약한 수준에서는 기업이 설령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늘린다고 해도 그것이 좋은 일자리일 가능성도 낮으며 설령 좋은 일자리라 해도 고숙련 소수에게 돌아갈 것이므로 양극화 심화일 것이다. 그만큼 이러한 정책은 부작용이 크다.

확실한 것은 감세로 인한 세수 축소와 지출구조 조정이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와 작은 정부 2탄인 셈이다. 어떤 지출이 구조조정될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시절 기업지원도, 복지도 늘린다고 했으나 현 정부가 친기업적 정책기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복지축소가 그 대상이 되지 않을지, 축소되지 않더라도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통제받는 식으로 지출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 그러나 갈수록 좋은 일자리가 줄어서 국가 복지가 중요해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복지는 향후 상당수준 개선되어야 한다.

이렇게 본다면, 저소득계층의 소득세를 축소시켜주는 것도 분배를 개선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일은 아니다. 소득 아랫단에서의 세금 인하는 전체 계층 모두에게 적용된다는 점에서 저소득층, 고소득층 모두 감세되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윤석열 정부의 조세정책이 낳을 가장 우려스러운 결과는 복지지출 위축과 그로 인한 양극화 심화, 극심한 사회적 스트레스이다.


1) 본 원고는 2022년 7월 20일(수)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진행된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발표된 내용임.

2) 한편으로는 코로나로 인한 저금리와 그로 인한 부동산 투기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나타난 것이었다는 점도 어느 정도 인식되었어야 했는데 문재인 정부의 약한 규제정책에만 초점이 맞추어진 면이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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