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6년 07월 2016-06-29   784

[통인뉴스]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참여연대 활동과 정치적 상상

글. 이기찬 참여사회연구소 간사

참여연대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는 <참여사회포럼 : 전환>이라는 새로운 이름과 형식의 포럼을 3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5월 25일 진행된 세 번째 포럼의 내용을 요약하여 전한다. 전체 내용은 참여연대 홈페이지 참여사회연구소 블로그와 연구소에서 발행하는 반년간 학술잡지 ≪시민과 세계≫(2016년 상반기호)에서 볼 수 있다. 

<참여사회포럼 : 전환> 세 번째 시간에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와 이에 따른 시민단체 활동의 방향,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더 잘 작동시키기 위한 정치적 상상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진행한 두 번째 포럼에서 ‘정치적 장벽’에 대한 토론에서 시민사회와 정치가 발 딛고 있는 조건의 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왜 4.13 총선에서
여론조사가 빗나갔나

왜 4.13총선 여론조사는 크게 빗나갔을까? 단순히 정치적 변화 때문이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와 이에 따라 달라진 커뮤니케이션 환경 때문이다. 자본주의 변화과정에서 1, 2차 산업혁명에 이어 3차 산업혁명이 거론된 지 오래되었으며, 이와 연동해서 시민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구조도 두 차례 정도 크게 변화했다.

자본주의 초기에는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조직된 시기였다. 교회, 노동조합, 이익단체 등이 유지되고 전통적인 공동체 질서와 단절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의가 대변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일제 강점기, 한국 전쟁과 분단을 거치면서 이같은 1단계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조직되는 과정이 없었다. 특히 취약한 노동운동의 토대가 이후 시민사회 형성에도 영향을 미쳐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 되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의 ‘우리’가 살아왔고 한국의 시민사회가 성장하고 반응하는 국면은 2단계로, 교과서에서 ‘대중사회’라고 말하는 것이다. TV로 대표되는 대중매체를 통해서 광범위한 대중들이 소통하거나 관리된다. 이런 대중사회 및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는 기존 방식의 여론조사는 그것이 가지고 있는 나름의 객관성 때문에 일정한 기능을 했다.

시민운동,
자율성과 첨단화의 길을 걷자

그러나 최근 자본주의와 기술의 발달 및 사회적 변화로 인해 세 번째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사회의 여러 분야가 지체되거나 어긋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현상 중 하나가 기존 여론조사의 부정확성인 것 같다. 

현재 이러한 국면을 특징짓는 단어는 ‘자율성’이다. 인터넷, 스마트폰, SNS 등 기술 및 쌍방향 매체의 발달로 능동적 자기표현과 활동의 여지나 폭이 매우 커졌다. 과거의 ‘대중’과는 달리 자율적인 개인들은 네트워크로 묶여 있으면서 능동적으로 자기표현을 하고, 이것이 한데 모여 폭발할 때 ‘다수’가 되기도 한다. 전통적 주류 언론들도 이들의 움직임이나 목소리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양상은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비판적 맥락의 반성에서 출발하는 조직화 또는 지역에 기반한 운동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참여연대와 같은 중앙 시민단체들은 기존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첨단화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환경과 구조에 대해 이해하고 더욱 더 담대하게 치고 나가야 할 것이다. 

5월 25일 열린 <참여사회 포럼 : 전환> 세 번째 시간에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에 따른 참여연대 활동과 정치적 상상’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포럼에는 김성진(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 김종욱(참여사회연구소 기획위원), 김태일(연구소 간사), 박근용(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박정은(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박창규(연구소 기획위원), 안진걸(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윤홍식(연구소 소장), 이관후(연구소 기획위원), 이기찬(연구소 간사), 이영제(연구소 기획위원), 이재근(참여연대 정책기획실장), 장석준(연구소 기획위원), 하태훈(참여연대 공동대표), 홍일표(더미래연구소 사무처장), 황규성(연구소 편집위원)이 참석했다.

좋은 정치를 꿈꾼다면
기본으로 돌아가자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정치 영역에서 좋은 정치와 좋은 정치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즉 사람들이 직접 만나서 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무브온 사례부터 최근 독일의 해적당, 스페인의 포데모스, 이탈리아의 오성운동에 이르기 까지 온라인 정치플랫폼의 출현, 기성 정치에 대한 도전과 성공이 주목을 받고 잘 작동하게 된 배경에는 ‘오프라인 플랫폼’이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높은 공동체성과 토의 민주주의의 가치가 공유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온라인 공간에서도 발현되는 것이다. 

우리는 균형을 잡고 양자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새로운 방식을 통해 새로운 결과가 나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 15년간 한국 사회의 여러 진보적 정치실험들은 부정적인 인식과 부작용도 많이 남겼다. 예를 들면 온라인 투표, 모바일 투표, 온라인 당원 모집 등이 있었는데 긍정적 효과와 함께 부정적 효과도 있었다. 그것에 대해 반성은 하지 않은 채 새로운 것을 반복적으로 시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 영역에서 참여연대의 활동에 대한 점검, 반성 그리고 새로운 실험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20대 국회에 대한 감시, 공개, 시민참여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의정활동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알리는, ‘정치혐오’를 넘어 ‘정치참여’를 독려하는 새로운 방식의 활동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고민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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