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뜻한 NGO 서적
“리틀 빅 북”, 열정세대
조효제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
피 끓는 청춘의 이야기들
『열정세대』는 말 그대로 열정적인 세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특별한 책이다. ‘특별하다’는 표현의 이유는 약간 뒤에 설명하고 싶다. “상상력과 용기로 세상을 바꾸는 십대들 이야기”라는 부제가 썩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
리타는 열여덟 살이다. 또래 친구들과 달리 리타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힘 있는 친구들이 약한 친구들을 괴롭히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벌써 3년째 자유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리타라는 별칭은 하자센터의 글로벌 학교에서 만들었다. 리타는 자기의 별칭이 아주 마음에 든다. 리타는 태국 국경지대 메솟에 다녀왔다. 거기서 버마 난민들을 만났다. 리타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많은 친구를 사귀고 많은 생각거리를 가지게 되었다. 버마 사람들, 버마의 현대사, 버마의 정치, 버마의 민주화 항쟁, 난민촌 친구들…. 하지만 이곳에서의 경험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었다. 루디와 같은 친구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리타는 그 전부터 활동가가 되는 게 꿈이었다. 메솟에 다녀온 후 리타는 변했다. 지금은 실천에 먼저 참여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목표를 정해 달리고 있다. 리타는 다음과 같은 니케다 다이쿠코의 말을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어한다. “부디 폭넓게 교양을 심화하면서 청년답게 대담하게 여러 나라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퍼올려도 다하지 않을 표현의 샘을 자기의 흉중에 가득 채워라.” 『열정세대』에는 리타와 같은 피 끓는 청춘의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책을 여는 순간 별밤이 보이면서 어느새 하얀 새벽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NGO상식과 청소년단체목록 수록
『열정세대』는 문화 기획으로서도 특별한 작품이다. 전체 열 꼭지를 빼곡히 채운 청소년들의 경험과 모색의 뜨거운 이야기들 뒤에는 매 꼭지마다 현장 활동가들의 성찰과 조언과 전망이 새뜻하게 박스기사에 담겨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한 꼭지 한 꼭지가 살아 숨을 쉰다. 글들이 각 페이지에서 바로 튀어나와 책상 위를 뛰어다닌다. 열정세대에 속한 이들에게는 친구와 같은 글들일 것이고, 열정세대를 넘긴 사람들에게는 눈을 닦고 다시 바라봐야 할 새로운 체험이 될 것이다. 그뿐인가.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NGO상식이 나와 있고, 이 땅 열정세대의 눈을 뜨게 해줄 청소년단체 24곳이 친절하게 실려 있다. 그러면서도 책은 작고 예쁘고 핸디하다. 한마디로 리틀 빅 북(Little Big Book)이다.
『열정세대』후편에 대한 기획
『열정세대』는 아주 특별한 사람들이 만들었다. 참여연대가 기획의 멍석자리를 펴주었고 현장에서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는 편집위원들의 아이디어들이 부글부글 제 철을 만났다. 글을 통해서 ‘모두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믿는 작가가 본문을 멋지게 주름 잡았다. 그뿐인가, 매 글 꼭지 말미의 기사를 쓴 이들은 하나 같이 쟁쟁한 현장 활동가, 전문가, 청소년 도우미들이다. 그러니 『열정세대』가 특별한 책으로 탄생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열정세대』가 엄청난 울림을 전해주면 좋겠다. 길거리 어디를 가나 『열정세대』를 든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니, 어느 학교를 가든 『열정세대』를 든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때쯤 되면 이 땅은 어느새 열정세대의 꿈이 적어도 헛꿈은 아닌 땅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열정세대』의 후편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이제 막 책이 나왔는데 너무 성급한 제안이 아니냐고? 아니다, 『열정세대』의 후편은 반드시 나와야 하고, 그 책의 각 꼭지 말미의 박스기사를 『열정세대』의 주인공, 즉 전편의 ‘선배’들이 채워야 한다. 이 말이 틀렸는가? 이 말이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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