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6년 04월 2016-03-30   659

[여는글] 피플파워, 시민의 힘으로!

 

피플파워, 시민의 힘으로!

 

 

글.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태어날 때 세상을(鄭) 편안하게(康) 살아갈 놈(子)이라고 얻은 이름인데 아닌 것 같아 분한 마음이 좀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줄곧 일상의 재구조화를 꿈꾸며 사나보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 세력들
20대 총선이 눈앞이다. 이번 선거에서 여야 정당들은 한국 정치사에 부끄러운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합집산으로 특징되는 한국 정당사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야 간에, 당내에서 당 밖으로 흩어지고 모여서 권력쟁취를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우리네 정당처럼 분열하여 갈라서고 또 만나 끊임없이 새 당을 만드는 나라는 없다. 그동안 이합집산으로 부침한 정당의 이름은 기억하기 어려울 만큼 많지 않은가?

 
정치세력 간에 마땅히 있을 수 있는 합종연횡이나 이합집산이 부정적 평가를 받는 것은 그 원인이 정치적 노선보다 개인과 집단의 욕심과 밥그릇을 둘러싼 이전투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정당에 바라고 있는 것은 국가정책 결정에서 당의 정치적 철학을 분명히 하라는 것, 통치 권력을 획득하기 위하여 정책대결, 공약대결을 하라는 것이다. 선거를 통한 경쟁에서 독자적 혹은 연합을 통해 그 목표를 실현해 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정치철학 부재에 비민주적이고 부당하기까지 하다는 것이 세간의 평이다. 

유권자들은 정책선거가 아닌 ‘깜깜이’ 선거가 되어가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고, 무너지고 있는 정당정치에 대한 분노로 투표장으로 향한 걸음을 망설이고 있다. 여기에 행정부는 어떤가? 대통령은 대구·부산 돌아 대전 찍고 경기에 이르는 선거용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정치·경제·민생을 멈출 수 없다면서 공천에서 ‘보이지 않는 손’ 놀림에 이어 자파를 챙기기 위한 지역민심 모으기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다. 이 또한 민주주의를 거론하는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부당한 행보이다. 

정당도 대통령도 국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곧 정의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다. 말로는 정당개혁을 얘기하면서 새로운 패권정치에 몰두하는 정당에 절망한다. 

 

참여사회 2016년 4월호 (통권 233호)

 

시민의 힘으로 뭐라도 하자
좀 더 앞에 있었던 얘기를 하자면 2015년 정치개혁시민연대는 19대 국회를 향해 총선정국으로 돌입하기 전에 정치제도를 개선①하자고 간곡히 요청했다. 그동안 유권자들은 정치는 권력을 만들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인내하며 기다려 왔다. 의회로부터 답은 없었다. 지역구를 7석 늘리고 비례대표를 47석으로 줄여 허겁지겁 선거구획정을 끝냈다. 1등만 뽑는 식의 지역구가 늘어나면서 승자독식은 더 강화되었다. 개악이다. 이후 총선에 돌입하면서 유래가 없는 비정상이 연출되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4월13일 선거를 한다.

난 이번 총선 날이 4월 13일②이라는데 가슴이 멍해졌다. 바람이라고는 불지 않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시민이 나서서 뭐라도 해야 합니다”라며 전국에서 모여든 시민단체들의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를 출범식 날에는 입이 말랐다. 그리고 ‘우리는 희망에 투표한다’는 참여연대의 캐치프레이즈 앞에 고개가 숙여졌다. 우리는 아직 ‘희망’앞에 설레는 구나.

그래. 진보진영은 허약해졌는데 40% 콘크리트 여당 지지층은 강고하고, 시민운동의 총선 어젠더의 전달 매체는 취약한데 종편방송의 국민교육은 확성기를 단 듯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걱정하지만 말고 우리가 나서서 뭐/라/도 해야 한다. 피플파워People Power, 시민의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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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비례대표 확대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선거연령 18세로 인하, 투표시간 연장 등
② 4.13!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있는 전두환 전대통령은 정권연장을 위해 간선제를 유지하고 대통령 직선제 논의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특별담화(4.13 호헌조치)를 발표하여 전 국민의 저항을 일으킨다. 대통령 직선제를 바라던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는 높아졌고, 6월 민주 항쟁, 헌법개정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였다. 요즘 자주 과거를 되짚게 된다. 4.13 호헌조치에 대한 반대 성명 발표 후에 6월 항쟁의 넥타이부대로, 노동조합 결성의 주역으로 자신의 일터의 민주화를 꿈꾸던 이들이 떠오른다. 정치활동도 풍부했고 관심도 많았던 사람들이다. 지금은 노동시장으로부터 퇴장했을 사람들, 혹시 자녀들의 청년실업 문제로 고단하지는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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