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4년 01월 2004-01-01   719

[기획]<회원들이 말하는 2004 참여연대에 바란다>

참여와 연대의 ‘이름값’ 하는 회원 되자

김원모

얼마 전에 우연히 한 친구를 만났다. 전화 연락도 못한지 한참이었고 만나본 지는 더욱 오래 전이었다. 몰라 볼 정도로 많이 바뀌어 있었다. 어색했다. 그가 그렇게 변한 것이 안타까웠다.

돌아오는 중에 그가 전에 했던 이야기를 다시 곱씹어 보니 사실 그의 변화는 관심이 없었던 나에게만 어색한 것이었다.

물건 값 중엔 이름값이 절반이다. 참여연대도 ‘참여’와 ‘연대’라는 이름값에 맞는 활동이 이어지면 좋겠다. 조직 및 임원들은 적절한 ‘참여’를 하고 있지만, 회원들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회원들은 직장에, 사업에, 학업에 쫓겨 현장에 ‘몸’이 참여할 수 없다면 홈페이지에 ‘전자적’으로라도 참여하자. (게시판 조회 수를 보라.) 외부 단체와의 ‘연대’는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내부의 연대라고 할 수 있는 회원간의 모임은 몇몇 모임을 빼고는 잘 안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 지역과 다양한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이니 만큼 회원 모임이 적절히 유지,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관심사 중심의 회원 모임도 좋지만 직장이나 집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 모임을 조직적, 의도적으로 추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사실 참여연대에 바라는 바는 없다. 회원들에 대해 바라는 바이고, 나 자신에 대한 다짐이 있을 뿐이다.

초심(初心)과 하심(下心) 잊지 말길

김미영

처음 자기반성의 의미로 시작한 참여연대. 지나고 보니 회원가입만 했을뿐 별로 실천한게 없는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최근 참여연대의 놀라운 성장을 지켜보면서 한편으로 우려되는 것은 도덕성이 강조된 시민단체라는 무게에 너무 짓눌려 경직된 사고와 행동을 보이지 않나 하는 점이다. 언젠가 주변의 친구에게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그곳에서 일했던 지인이 참여연대가 너무 고집만 앞세우고 유연성이 부족한 걸 보면서 실망했다”고. 그 얘기를 듣는 순간 ‘혹 참여연대가 도덕적 우월주의에 빠져 열린 진보가 아니라 닫힌 진보의 모습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물론 지나친 기우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냥 온전히 흘려버리기엔 참여연대에 대한 애정 때문인지 쉽지 않다. 개인적으론 닫힌 진보보다는 차라리 열린 보수가 세상을 위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아 처음에 뜻을 세웠던 ‘초심(初心)’과 불교에서 말하는 나를 낮추라는 ‘하심(下心)’의 의미를 전하고 싶다. 이는 새해에 한 살 더 먹는 나 자신에게 다짐하는 말이기도 하다.

서민.노동자와 더 가까워지길

이동헌

참여연대가 조금 더 편향적이었으면 좋겠다. 정치적으로 어느 당에 편향적인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서민 편향적이고 노동자 편향적이고 농민 편향적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사실 이미 참여연대는 항상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 왔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내가 과격(?)해서 일까? 구체적으로는 민중운동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그에 참여하는것이 될 수 있을것이다. 현재 참여연대가 이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바람이 참여연대에게 부담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조금씩이라도, 참여연대의 지향성은 계속 아래를 향해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미 조금씩 그렇게 되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조금씩 더 그렇게 나아가길 바란다. 물론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러한 참여연대를 만들어 가는데 함께 할것이다. 2004년의 참여연대가 더욱 많은 일들을 성취해가길 바래본다.

진보.개혁의 색깔 분명히 해주세요

이소영

며칠 전, 일년 반만에 참여연대에 다시 가입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라디오 광고를 듣고 참여연대에 문을 두들였던 후로 3년만이다. 처음 가입하고 일년 남짓은 참 열심히 활동했던 것 같다. 그땐 나에게 가장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이 참여연대였다.

그러다 참여연대에 발길이 뜸해진 건 2002년 4월쯤. 참여연대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에 대해 슬그머니 회의가 들기 시작했고, 좀 더 색깔이 뚜렷한 정치활동을 하고 싶었다.

조금 멀리 떨어져서 지켜보면서 든 생각은, 노무현 정권 들어서 참여연대의 색깔이 예전보다 많이 불분명해 졌다는 것이다. 가끔은 특정한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것 같은 제스처도 취하는 듯 보이고 또 목소리가 작아지는 듯 보일 때도 많았다. 총선연대 때와 같은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활동도 이젠 눈에 잘 뜨이지 않고, 진보정당과의 연대도 말로만 많았던 것 같다. 참여연대의 빛깔이 점점 노래지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면 그것은 오해일까?

재가입을 하면서 조금은 망설여졌다. 일년 전에 찾지 못하고 떠났던 무언가를 이제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참여연대에게 바란다.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색깔을 더욱 분명히 하길 바란다. 더욱 순수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권력감시.구악청산.언론개혁 선전 기대

김종복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참여연대가 더욱 언론개혁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조선일보를 위시한 냉전 수구 기득권력집단으로서 족벌언론들이 진행하고 있는 왜곡.편파보도, 사사건건 개혁의 발목을 잡는 행태에 참여연대가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참여연대가 한국사회의 모든 운동을 다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언론의 문제는 좀 다르다. 재벌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특정 거대 정파(그냥 한나라당이라고 하자!)를 노골적으로 편들고, 파병을 선동하며 미국언론보다 더 미국적인 이들이 바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족벌언론이 아닌가. 정말로 아침마다 이들 신문을 보는 것이 민망하고 부끄럽다. 사회적 공기인 언론이 이토록 광기를 부리고 있는 이때 시민사회는 사회적 공기를 바로잡기 위해 과감히 나서야 한다.

한편 노무현정부에 대해 참여연대의 비판은 어떤 개혁적인 정부라 하더라도 권력감시에 최선을 다하는 참여연대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어서 참 좋다. 하지만 때로는 여.야에 ‘정치적 중립성 문제’ 때문인지 양비론적 접근이 있는 경우를 본다. 시민사회단체로서는 모든 권력과 모든 잘못을 비판하는 것이 옳지만, 그래도 큰 잘못을 저지른 집단에 대해서 보다 더 강력히 규탄하는 모습이 더 옳지 않을까? 내가 사랑하는 참여연대의 2004년 권력감시와 구악청산, 언론개혁 연대활동의 멋진 선전을 기대해본다.

더 많은 회원 참여에 애써 주길

정찬휘

2003년은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 우리를 힘 빠지게 한다. 이라크전쟁, 그리고 군대 파병으로 인한 끊임없는 논란들. 대기업들과 정치인들의 로비자금…. 우리 서민들을 골치 아프게 하는 이런 소식들이 겨울을 한층 더 춥게 만든다.

어려운 여건에서 좀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참여연대 회원들의 시민모임에서 이일 저일 참견하기 좋아하는 노인네처럼 조금이라도 세상을 바로 잡고자 노력하면서 실망하기도 했다. 생각보다 큰 결실에 기뻐하기도 하였다. 이런 작은 노력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2004년은 애쓰지 않아도 될 만큼 좋은 일만 일어났으면 한다. 시민모임을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 나아가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임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연대가 더 많은 기회를 주길 바란다. 한 사람의 작지만 적극적인 힘들이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참여연대가 되었으면 한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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