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07월 2005-07-01   753

댓글 달기도 ‘참여’다

경남 김해 윤용식·임희선 부부회원

봄기운이 물씬 나는 5월 어느 날, 화왕산과 우포늪으로 널리 알려진 경남 창녕을 찾았다. ‘두 마리 토끼’를 좇아 내려간 길이었다. 참여연대 회원모임 우리땅이 연 답사에 참가하는 것과 참여연대 게시판에서 ‘물방울’ 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윤용식(46세) 회원과 부인 임희선(46세) 회원을 만나는 것이다.

창녕에 도착하자 도시의 오염된 공기에 찌들어 있던 몸과 정신이 활짝 기지개를 켠다. 서울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새, 개구리, 풀벌레 소리가 반겨준다. 숙소에 들어서자 음식과 술을 준비하고 있는 부산·경남 지역 회원들이 보였다. 그들 중 윤용식·임희선 부부는 대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미소를 머금은 선해 보이는 인상, 사투리가 섞인 카랑카랑한 목소리, 음식을 준비하는 정성스러운 손길로 미루어 알아볼 수 있었다. 온라인에서 글을 보며 상상했던 이미지와 비슷했다. 인터뷰가 부담스럽다고 쑥스럽게 웃는 부부는 오래 알고 지냈던 사람처럼 푸근하게 느껴졌다.

참여연대 회원전용 웹사이트에서 만나는 익숙한 이름, ‘물방울’ 님

보수적인 지역 정서가 강한 김해에서 부부가 함께 참여연대에 가입해 활동하게 된 동기가 무엇보다 궁금했다.

“한국통신(KT)에서 노조 활동을 하다가 사회문제에 눈을 떴어요. 활동하다 보니까 저 혼자 활동하는 것이 너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아내에게도 가입을 권했습니다.”

윤 회원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임 회원이 반론을 편다.

“남편의 권유도 있었지만 저도 평소 언론을 통해 참여연대의 활약상을 보면서 보기 좋았어요. 그래서 가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부부는 경쟁이라도 하듯 참여연대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렇듯 유난스럽게 시민단체 활동을 하고 있는 부부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래도 보수적인 도시니까 참여연대 활동을 한다고 내놓고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참여연대 회원 가입을 설득하는 것은 더 어렵고요.”

하지만 참여연대 회원게시판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면 이들 부부의 활약상을 금방 알 수 있다. 특히 윤 회원은 ‘물방울’이라는 필명으로 댓글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 총회에서 사이버 활동을 인정받아 상까지 받았지만 겸연쩍어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별거 아닌 활동인데, 댓글 다는 것도 참여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온라인에서라도 많은 회원들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 말에 댓글도 제 때 달지 못할 때가 많은 상근자인 나는 갑자기 부끄러워진다.

서로 배려하며 성장하는 부부

시민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부모의 아이들은 시민운동을 남다르게 생각할까.

“우리 가족은 모두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막내딸은 사회복지운동을 하고 싶어하고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아들은 시민운동에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참여연대 가입은 스스로 할 때까지 강요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윤 회원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아이들에게 절대로 강요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들이 중고등학교 다닐 때 공부하라는 소리도 한 번 안 했단다. 시민운동 참여 또한 스스로 결정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한다.

최근 참여연대활동에 대한 윤 회원의 평가를 들어보았다.

“2004년 서울 하월곡동에서 했던 ‘최저생계비로 한 달 나기’ 캠페인과 같은 활동은 좋았습니다. 의미가 컸던 운동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대해 참여연대와 큰 단체들이 더 열심히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만 하더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처우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차이가 납니다.”

선한 얼굴이지만 확신이 가득 찬 목소리로 날카로운 지적을 쏟아놓는다.

“저희 부부는 갱년기라는 말을 몰라요. 언제나 터놓고 얘기하고 서로를 배려합니다. 아이들과도 많은 얘기를 나누려고 하며 실제로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회 문제에 관심을 많이 쏟다보면 가정에 소홀하지 않을까 싶어 물어보았다가 임 회원의 ‘닭살’ 답변에 은근히 질투까지 밀려온다.

“참여연대는 지역모임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에 있으면서 서울에서 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 당장이라도 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1년에 한 번이라도 지역을 방문하고 회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서둘러 인터뷰를 마무리하고 다른 회원들과의 술자리로 달려가 나와 달리 부부는 자리에도 앉지 않은 채 서울에서 온 손님(?)들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전진한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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