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07월 2005-07-01   340

시민단체로 오세요, 주부의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이상미 자원활동가

“참여 그까이꺼 그거 대~충 시작하다보면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방송에서 유행하고 있는 우스개를 생활에 응용할 줄 아는 유머감각을 지닌 30대 주부 이상미 회원. 그는 시민단체의 회원이 되어 활동하는 일을 재기 넘치는 한 마디로 요약했다.

어쩌면 부모로서 가장 바쁠 때인 그가 어떻게 자원활동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저는 결혼을 일찍 해서 두 아들이 제법 컸어요. 동년배 주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은 편이었죠. 세상은 참여하는 사람만이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안양에서 살 때인데, 그곳 YMCA에서 지방의회 예산감시활동을 벌였던 것이 계기가 되어 시민운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 뒤 이사를 오면서 참여연대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의정감시센터에서 5년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원활동을 열심히 하다보면 가정에 소홀해 질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보수적인 남편은 처음에는 저의 활동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좋은 일이고 필요한 일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자기 가족이 열심히 참여하는 것에는 거부감을 보이는 거죠. 한 번은 제가 사는 아파트의 승강기가 고장나 큰 아이가 다치는 일이 일어났어요. 1년이 넘는 싸움 끝에 12개의 낡은 엘리베이터를 새 것으로 바꿀 수 있었어요. 그 때 시민단체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지요. 자료 확보에서부터 심리적인 지원까지. 그 일을 겪으면서 남편도 자연스럽게 저의 활동을 이해하게 되었고, 지금은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에서 자원활동을 하는 어머니라면 아이도 남과 다르게 키우지 않을까 궁금하다.

“부모가 실천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지난해 대통령 탄핵사태 때 촛불집회에서 인기를 모았던 노래가 있었어요. 아침마다 틀어놓았죠. 그랬더니 아이들이 노래를 외워 부르고 다니면서 친구들에게도 가르쳐주고 그 내용에 대해서도 자세히 묻기 시작하는 거예요. 짧은 지식이지만, 민주주의란 무엇이며 탄핵거부의 정당성은 무엇인지 설명해 주었지요. 큰 아들이 관심을 갖고 현대사를 찾아보는 모습을 보고 참 뿌듯했어요. 부모가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직접 참여시키는 것, 이런 것이 교육이구나 싶었지요.”

참여연대 활동 중에서도 그에게는 지난해 총선시민연대의 유권자 위원으로 일했던 것이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주부인 제가 처음으로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화려한 외박(?)을 하게 되었죠. 우리나라 정치 발전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여러 유권자 위원들과 합숙하면서 나누었던 많은 얘기들은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열어주었답니다.”

그 때 기록해 둔 합숙일기를 들춰보는 모습이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해 보였다.

아이들을 키우는 주부로서 여러 해 꾸준하게 자원활동을 해온 그, 다른 주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왜 없겠는가.

“저는 우리 대한민국 주부들이 가능성이 많고 유능하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썩혀두지 말고 계발해서 가정과 사회에 고르게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공성경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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