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5년 07월 2015-07-02   443

[통인뉴스] 국경을 넘는 우리의 연대는 전투기와 미사일보다 강력하다!

 

국경을 넘는 우리의 연대는 전투기와 미사일보다 강력하다!

오키나와 평화행진 참가기

 

 

글. 황수영 평화군축센터 간사

 

“저는 한 번도 지금이 ‘전후戰後’라고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군사기지가 존재하는 한, 지금도 오키나와는 전쟁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키나와 서쪽의 작은 섬 이에지마의 반전평화자료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자하나 관장의 눈이 의미심장하게 빛났다.

1972년 5월 15일, 오키나와가 미군으로부터 일본에 반환된 날. 매년 이 날을 즈음해 오키나와에서는 주일 미군기지 철폐, 군사기지 없는 세상을 외치는 ‘515 평화행진’이 열린다. 올해는 참여연대도 한국 참가단의 일원으로 행진에 함께했다. 더불어 미군기지와 평화기념관, 한국인 피해자 위령탑, 전쟁 당시 사람들이 숨어 지냈던 동굴 등을 방문해 군사기지 문제와 오키나와의 역사, 전쟁의 상처를 이해하고 오키나와 활동가들의 경험을 듣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군과 일본군의 지상전이 벌어졌던 오키나와에는 현재 주일 미군시설의 74%가 집중되어 있다. 아시아 최대 공군기지인 가데나 공군기지에서는 F-15 전투기와 헤라클레스 수송기가 수도 없이 뜨고 내리고, 인구 밀집지역 한가운데 위치하여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기지라고 불리는 후텐마 기지 상공에는 오스프리가 굉음을 내며 날고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이 정글 전투에 대비한 훈련을 했던 다카에 훈련장에는 새로운 오스프리 이착륙장 건설을 막기 위한 주민들의 농성이 한창이었다. ‘기지의 섬’이라는 수식어가 생생하게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참여사회 2015년 7월호 (통권 224호)

지금 오키나와에는 헤노코 신新 기지 건설 반대 여론이 뜨겁다. 바다를 매립하여 후텐마 기지를 대체할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에 대한 현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았다. 이를 반증하듯 작년부터 이어진 선거에서 현 지사, 나고 시장, 나고 시 의원에 모두 신 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인사들이 당선되었다. 평화행진의 마지막 날 진행된 현민 대회에는 3만 5천여 명이 모였고 “우리는 한 번도 기지를 제공하겠다고 결정한 적이 없습니다. 이 섬은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오키나와의 것입니다”라는 오나가 지사의 발언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최근 평화헌법 9조 해석 개헌과 안보 법제 개정을 통해 재무장을 추진하고 있는 아베 정권에 대해서는 “무력으로는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고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오키나와 반反 기지 운동의 정신은 강정마을의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에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 카약을 타고 바다에 나가 기지 공사에 비폭력적으로 저항하는 모습까지도 꼭 빼닮았다. 올해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는 오키나와 활동가들도 함께 걸을 예정이다.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약정 체결 등 더욱 강고해지는 한미일 군사동맹과 높아지는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에 맞서, 평화를 염원하는 오키나와와 한국의 시민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국경을 넘는 우리의 연대는 전투기와 미사일보다 강력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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