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0년 09월 2000-09-01   1012

한국여성기금 자선공연 연 일본 대중스타 차게&아스카

8월 3일 일본의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가수이자, 세계적으로 익히 이름이 나 있는 록그룹인 ‘차게&아스카’가 참여연대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차게&아스카’는 일본 대중문화 3차 개방 이후 첫 공연으로 8월 26일, 27일에 한국에서 대규모의 공연을 준비중이었다. ‘차게&아스카’라는 이름 뒤에는 ‘일본이 낳은 국제적인 가수, 70년대 후반 일본에 록음악의 대중화를 일으킨 가수, 22년째 일본 가요계에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가수’ 등의 수사가 따라다닌다. 드라마 주제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주제가 등을 불러 일본인에게는 아주 친숙한 가수이다. 90년대 들어서 중국, 홍콩, 싱카포르, 대만 등지의 아시아에서는 물론 영국, 미국 등의 텔레비전에도 출연해 이미 세계적인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한 바 있다.

기자 반갑습니다. 참여연대 ‘아름다운 재단’의 홍보이사로 위촉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참여연대를 방문하였는데, 한국 시민단체에 대한 인상과 방문 소감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차게&아스카 (아스카)일본에도 시민단체가 있지만 활동이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시민단체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점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에는 일본의 시민단체에서 한국의 시민단체 흉내를 냈는데 성과가 별로 없는 것 같더라구요. (기자) 낙선운동? (차게) 맞습니다. 낙선운동이었습니다.

기자 시민단체와 자신들 활동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어떤 걸까요?

차게&아스카 (어떤 공통점이 있느냐고 기자에게 되묻는다.)

기자 어쨌든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차게&아스카 (그렇다고 긍정한다.)

기자 일본문화 개방에 대해 한국의 일부에서는 일본의 저질문화가 한국 내로 유입된다는 이유로 반대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차게&아스카 (아스카)문화가 들어오는 것은 막을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어떤 것을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받아들이는 쪽의 판단에 달려 있지 않을까요? 저질인지 아닌지는 수용자가 판단하면 저절로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기자 한국의 검열제도에 대해 들어봤습니까? 또는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달라는 사회적인 움직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차게&아스카 검열제도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엄격합니까?

기자 검열제도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많은 이견이 엇갈리고, 현재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차게&아스카 한국의 사정에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표현하는 자의 책임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표현의 자유를 내거는데, 어떻게 보면 무책임한 행동도 있는 것 같아요.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책임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자 한국에서는 사회운동의 한 부문으로 음악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거나 민중가요라는 특정한 분야로 존재해오고 있습니다. 일본은 어떤가요?

차게&아스카 일본에서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옛날에는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엔 못 들어봤습니다. 일본에서도 60년대 후반이나 70년대 초에는 있었던 것 같아요. 학생운동의 일환으로 음악과 사회운동을 같이 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우리를 포함해 당신들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차게&아스카 한일간에는 아직도 미해결된 과제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정치에 맡길 부분은 맡기고, 우리는 민간인이니까 민간교류를 할 수밖에 없겠죠. 민간교류도 구체적으로 양국간의 진정한 친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관계를 통해서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사랑을 더 많이 키워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일단 저희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이니까요. 노래를 통해서 가수로서 민간교류를 할 예정입니다. (잠시 후 다시 말을 이으며) 그리고 아까 말한 국가 차원의 해결 과제들은 물론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도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꼭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일본에도 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기자 (한일관계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곁에서 잔뜩 긴장하던 매니저와 기획사 직원이 웃으면서 “이제는 쉬운 걸로 물어봐 달라”고 주문한다.) 22년 동안 음악활동을 해오시면서 꾸준히 일본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의 음악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겁니까?

차게&아스카 (장난스럽게)비결이 없는 것이 비결입니다. (갑자기 주위가 웃음바다가 된다.) 2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음악활동을 해왔는데 비결이 있었으면 벌써 바닥이 나서 끝났을 것이다. (차게) 공연을 하면서 저희들이 관객에게 힘을 주기도 하지만, 관객들로부터도 힘을 받는 상호작용이 있습니다. 그것이 음악의 힘이라면 힘일 수 있지요. 이번에 8월 26, 27일 한국 공연에서도 반드시 관객들과 저희들간의 상호작용이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차게&아스카’는 공연 입장수익금 전액을 한국여성기금으로 기탁하는 자선공연을 열 예정이다. 앞으로 열리게 될 공연에 대해서 이들은 “불안감과 기대가 교차한다”고 했다. 이미 아시아에서 공연투어의 경험이 축적되어 그다지 걱정은 하지 않지만, 이번 한국 공연은 자신들이 첫발을 내디딘다는 점에서, 성공적으로 이끌어 한일관계의 실마리를 잘 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시간의 인터뷰가 끝나 인사를 하려는 기자에게 이들은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 시대에는 우리 선조들도 나름의 고충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희들도 우리 선조들이 저질러놓은 일을 해결해야 할 바로 그런 때이며, 그것은 피해갈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은 껄끄러운 문답이 오고갔지만 그런 질문은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거기에 성심성의껏 대답을 하고 싶었고, 했다고 생각한다”며 악수를 청했다.

윤정은(참여사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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