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4년 11월 2014-11-03   967

[통인뉴스-권력감시] 황우석 논문 조작 밝혀낸 공익 ‘제보자’와 친구들

황우석 논문 조작 밝혀낸 공익 ‘제보자’와 친구들

영화 ‘제보자’ 시사회와 토크 콘서트 열려

이은미 행정감시센터 선임간사

2004년 황우석 박사가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했다는 것은 당시 한국사회의 ‘신화’였다. 난치병 치료는 물론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희망이 온 나라를 뒤덮었다. 그러나 한 연구원의 제보로 줄기세포는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당시 황우석 박사의 난자매매와 논문조작 사실을 언론과 참여연대에 제보한 제보자는 ‘애국’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집단 광기와 싸우며 10년간 숨죽여 지내왔다.

최근 영화 <제보자>가 개봉되면서 감춰져 있었던 제보자와 당시 사건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황우석 사건을 통해 우리사회의 어두운 면을 돌아보고, 공익제보의 소중함을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지난 9월 29일 국회에서 공익제보지원단체와 공익제보에 관심 있는 국회의원들과 함께 영화 <제보자> 시사회를 진행했다.

영화 상영 후에는 임순례 감독과 당시 제보자를 보호하고 지원했던 참여연대 전 간사인 김병수씨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임순례 감독은 영화가 ‘제보자’인데 언론사 PD가 주인공인 이유에 대해 “극중 유연석씨는 내부 제보자지만 박해일씨는 시청자들에게 진실을 제보하는 또 다른 제보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병수씨는 “당시 참여연대는 1999년부터 황우석 박사의 행적을 추적해왔기 때문에 연구가 미심적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어요. 제가 진짜 분노했던 점은 여성연구원의 난자를 실험에 쓰게 했고, 그것을 연구원 본인이 실험하도록 했다는 것이었어요.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분노가 치솟아요”라며 최소한의 윤리도 지켜지지 않았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참여사회 2014년 11월호 (통권 216호)

지난 10월 15일에는 ‘영화 <제보자>의 주인공과 친구들’이라는 주제로 당시 제보자였던 류영준씨와 그를 지원했던 이재명 전 참여연대 투명사회국장,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이상희 부소장을 모시고 영화 뒷이야기를 나누었다. 류영준씨는 “연구논문이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죠. 더 문제라고 생각한건 척추 손상된 개에게 줄기세포를 넣었는데 개가 다리를 끌지언정 걸었거든요. 근데 줄기세포 때문인지 검증이 안됐는데 황 교수가 걷는다고 언론에 발표한 거죠”라며 당시 연구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이후 류 교수는 연구실을 나왔지만 연구원 난자체취와 아이에 대한 임상실험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공익제보를 결심하게 되었다. 이재명 전 간사는 제보 이후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당연히 제보자 보호죠. PD수첩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주력했다면 참여연대는 류영준 씨를 보호하면서 어떻게 이 사건을 풀어갈 것인가를 고심했던 거죠”라며 제보자 보호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류영준씨는 제보 후 2년간 실직 상태에 있었고, 기자들의 괴롭힘, 황우석 지지자들의 비방 등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다. 다행히 논문조작은 사실로 밝혀졌고, 그는 연구자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많은 공익제보자들이 진실 규명의 어려움과 배신자라는 사회적 편견, 경제적 고통 등으로 힘들어한다. 우리사회는 많은 공익제보자들에게 빚을 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참여연대는 공익제보자를 지원하고,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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