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8년 03월 2008-02-11   513

[참여마당_회원생각] “삼성, 제발 정신차려”

“삼성, 제발 정신차려”


강신혜 참여연대 회원 cosing@nate.com

나이가 들면서 추운 겨울이 싫어진다. 몸을 움직이지 않아 살은 계속 불어나고 힘껏 움츠리고 있어 어깻죽지가 아프다. 우리집은 지은 지 오래되어 겨울에는 도시가스 비용이 10만 원이 넘게 나오곤 한다. 그래서 절약한다고 시원하게 살면, 오히려 감기에 걸려서 약값 비용과 고생을 생각하면 절약이고 뭐고 신경 쓰고 싶지 않아진다.

매년 한파에 수도가 터져 고생하는 겨울의 막바지. 그런데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엔 따뜻한 봄이 올 것 같지 않다.

지난해 삼성은 불법 비자금 사건으로 추운 겨울의 시작을 알리더니 마침내 태안을 검게 만들면서 2007년을 마무리했다. 순리에 의해 해가 비꼈지만 삼성은 변한 게 없다. 언론에서는 연일 삼성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날이 없다. 그것도 “삼성, 네 잘못을 알렸다!”는  논조인데, 삼성만 모르고 있다. 아니 모른 척하는 거겠지.

태안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해 무려 47일이 지난 1월 22일, 주요 일간지 등 신문광고를 통해 삼성중공업의 이름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참 빨리도 사과한다. 나는 그 뻔뻔함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됐다. 그게 과연 사과문인지, “나 아무 잘못 없다”고 다시 강조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기상악화가 이 사건의 원인이고, 삼성 예인선이란 배 이름조차 언론에서 언급하지 못하게 만든 삼성이 언제 방제작업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인가.

분명, 검은 태안을 다시 푸르게 살린 것은 전국의 시민들이다. 그들도 가해자인 삼성에 대해 분노했지만 최우선으로 해야 했던 것은 기름을 걷어내고 바위를 닦아내는 것이었다. 눈보라가 휘몰아쳐 뼛속까지 추위가 파고들었지만 한 가지 마음, 바다을 살리고 어민들을 위로하려는 마음으로 함께하면서 따뜻하게 온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삼성이 먼저 해야 할 일은 정중한 ‘사과’였다. 일간지에 수억 들여 이제야 사과문을 내는 것으로 할일 다 했다는 삼성의 행태가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이 보여준 따뜻함이 잠시뿐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추운 겨울을 더 춥게 만든다. 삼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누가 안다면 답해주길 바란다.

또 삼성 불법 비자금조성 특검 수사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검은 비자금을 이용해 순수한 예술 작품을 더럽히고 있지 않은가.

엄청난 재앙이라고 하는 태안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해 진상을 밝히고, 더 이상 삼성의 손아귀에서 놀아나지 않는 우리들이길 바란다.

태안에서 맞은 시민들의 따뜻한 바람이 차디찬 폭풍으로 변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삼성, 제발 정신 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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