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6년 07월 2006-07-01   367

남 탓하기 전에 자기부터 돌아보자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보통사람들은 돈 버는 것, 출세하는 것과 같은 세속적인 일을 드는데 반해 옛 성인들은 높은 도덕성을 들었다. 사회 구성원들이 높은 도덕성을 지니면 먼저 자신들이 행복할 뿐더러 사회가 안정되고 나아가 국가가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회사 종업원들의 정신이 그 회사 제품의 품질로 나타나고, 국민들의 시대정신이 그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사례를 우리는 보아 알고 있다. 그래서 사회학에서 구성원들의 도덕성과 공동체 의식을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라 한단다.

월드컵 열기가 모든 문제들을 뒤덮어 버리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이다. 일본은 과거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반성하기는커녕 미화하고, 총리를 비롯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군비를 증강하여 동아시아 군사패권을 노리며, 평화헌법을 바꾸려 하고 있다.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오직 세속적인 부귀영화만 따른다는 이야기다. 일본 안의 지성인들은 물론 세계의 많은 지성인들이 같은 지적을 하고 있다.

나도 일본의 잘못을 성토하면서도 가슴 한가운데 개운치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이라크에 파병하고, 북한의 남침을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2004년 146억 달러의 국방비를 쓰고도 모자라, 이후 6년간 매년 9.9%나 증액하겠단다. 한미일 군사동맹의 일환으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하고, 평택에 285만 평의 땅을 주한미군에게 내준다.

인간은 누구나 완전할 수가 없으니, 어느 이념이나 국가나 공과 과가 따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항상 자기반성을 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상대를 포용하는 관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좋은 예가 바로 독일 나치정권 당시 강제 노역에 대한 ‘배상법’이다.

“나치가 추방, 감금, 착취 그리고 수많은 인권침해를 통해서 노예적 노동의 심각한 불의를 행한 것을 인정하고, 나치의 악행에 참여한 독일의 기업들도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나치가 자행한 인간적 고통이 결코 재정적으로 보상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치 정권에 의해 목숨을 잃었거나 그 사이에 돌아가신 분들에게 이 법은 너무 늦었음을 인정하며……”

또한 이 법에 의해 만들어진 재단의 이름이 ‘기억 책임 그리고 미래재단’이라 하니 아마도 미래를 위하여 과거를 기억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 같다.

우리의 자화상은 어떠한가? 베트남 같은 외국에 대하여 저지른 악행을 반성하기는 커녕, 동족에게 가한 부끄러운 과거도 이념의 차이로 정당화하고, 더욱이 해방 이후 나라 안에서 저질러진 한 맺힌 만행에 대한 ‘과거사 진상규명법’을 한사코 반대하고, 남이나 북이나 똑같이 자기 입맛에 맞춰 근현대사를 철저히 왜곡하고 있지 않은가. 더 중요한 점은 오늘 우리의 행동이 미래 동북아 평화를 해치는 것이라는 점이다.

남을 비난하기에 앞서 자기를 돌아보는 지혜가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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