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3년 02월 2003-02-06   655

의회권력 장악의 열쇠는 누가 쥐고 있는가

격돌대담 : 노회찬 vs 홍영표


2004년 총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 개혁국민정당과 민주노동당은 한국사회에서 귀추가 주목되는 개혁·진보정당이다. 낡은 정치 혁파를 외치며 등장한 뉴 페이스. 개혁과 진보의 한 길에 선 두 정당은 현실적으로 서로 다른 꿈을 갖고 있다. 본지는 양당 사무총장을 초대해 노선과 정체성, 정강정책 등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을 벌였다. 편집자 주

노회찬 :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은 이번 대선에서 제3당으로서 정치개혁에 대한 지위와 영향력을 공고히 했다. 창당한 지 3년 된 정당의 입장에서 볼 때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지만 그래도 현 단계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그러나 사이버 대책 등은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홍영표 : 지난 대선에서 개혁국민정당(이하 개혁당)은 정책연합을 통해 노무현 당선자를 지지했다. 개혁당, 노사모의 자발적 국민선거운동 참여가 부패한 정치권에 경종을 울렸다고 본다. 그동안 쌓여 있던 부패정치를 국민들이 생생하게 목격함으로써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정치세력이 뿌리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노회찬 : 유시민 대표를 비롯해 개혁당 관계자들을 만나면 제일 많이 듣는 얘기가 ‘이번 대선에서 우린 뭘 느꼈다’는 거다. 민주당의 한계, 문제점, 실천적 체험을 했다는 것인데 이건 상당히 소중한 경험이다. 그러나 개혁당은 자기 당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다. 사전적 의미로도 정당은 집권을 목표로 하는 건데, 어떻게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 직접 후보를 내지 않고 다른 당 후보를 지지할 수 있는가.

홍영표 : 개혁당은 체계적인 준비과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정당이다. 하지만, 계급정당인 민노당이 집권하기에는 너무 협소한 계급적 기반 위에 있지 않은가. 우리는 ‘계급연합 계급연대’ 지향을 가진 정당을 고민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 당의 정체성과 내용은 확정돼 있지 않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우리 당원조차도 당의 정체성이 뭐냐고 질문할 정도다. (웃음) 민노당이 계급적 성격을 분명히 하는 반면, 우리는 ‘계급연합’에서 출발해 광범위한 국민정당으로의 정체성과 정책, 노선을 만들고 있다.

 
 
▲ 노회찬민주노동당 사무총장

노회찬 : 민노당도 초기 문서를 보면 조직기반과 성격을 ‘계급연합당’으로 표현했다. 그 점에선 별 차이가 없다. 200여 년의 정당 역사 속에서, 전체 계급, 전 국민을 대변하는 정당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존재할 수 없다고 본다. 대립하는 계층 전체를 대변한다는 건 성립되지 않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역사적으로 단일 계급(노동자, 농민 등)만을 위한 정당이 있었느냐. 공산당도 계급계층을 모두 나열해놨다. 민노당도 노동자, 농민, 중소자영업자, 학생 등등 이렇게 나열해 놨다. 민노당은 우리 사회의 부와 권력이 집중된 극소수 기득권 계층까지 대변할 생각은 없다. 그 나머지를 위한 정당이다. 문제는 개혁당이 과연 집권할 의지가 있느냐다. 집권 가능성은 둘째 문제다. 비유하자면 산을 오르는데, 민노당 배낭에는 담요, 버너, 코펠, 쌀 등이 있어 몇박 몇일을 지낼 수 있지만, 개혁당 배당에는 보온병과 빵 우유만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 개혁당이 산에 잘 오를까 싶고, 과연 이 정당이 끝까지 갈 당인가 싶다. 한편으론 부럽지만, 너무 실용적인 게 아니냐는 걱정이 든다.

홍영표 : 민노당 경기도지부장이 개혁당을 ‘사이비 진보 개혁당’이라고 규정한 걸 봤다. 화가 났다. 현재 민노당이 가지고 있는 지향과 가치가 우리 사회 속에서 얼마나 뻗어나가느냐는 국가적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다. 집권에 대한 의지는 현실적으로 개혁당이 민노당보다 훨씬 많다. 우리는 제1당이 되겠다는 생각이다. 빈 말이 아니다. 지역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국민들로부터 생겨나고, 내년에 선거구제가 개편된다면, 우리는 승산이 있다. 그 이유는 영·호남에서 민노당, 민주당,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이 우리 당을 지지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민노당보다 훨씬 가능성이 크다. 정치구도로 보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수구보수정당, 민노당이 좌파정당, 그렇다면 우리는 중도좌파정당 정도 된다고 본다. 집권하기 위해서는 중도좌파까지 끌어안아야 한다. 민노당이 순수한 좌파로서 고립주의를 걷는다면 대중적 기반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노회찬 : 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할 때 주로 후보·공약·조직을 보고 결정한다. 대개는 총체적으로 지지하지만 말이다. 개혁당은 노무현 후보의 공약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는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지지했다 치더라도 노무현의 공약이기 때문에 지지한 것이지, 그걸 꼼꼼히 심사해서 지지한 게 아니다. 이를 구분하는 이유는 집권 이후 개혁당이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이냐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 홍영표 개혁국민정당사무총장 직무대행
 

홍영표 : 큰 방향에서 개혁당 정책과 노무현의 공약에 큰 차이는 없다. 민영화, 주5일근무제, 공무원노조 인정 등 주요 현안의 입장이 거의 일치한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정책이슈가 후보 결정의 가장 중요한 선택기준이었나. 수십년간 지속된 지역주의 부패정치를 청산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를 국민이 선택하는 자리 아니었나. 작년 대선은 낡은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모토를 국민이 판단하고 실천한 선거혁명이었다. 우리 당은 사실상 노정권에 참여할 권리가 있지만 하지 않기로 했다. 2004년 총선까지 정치개혁을 완수하는 데 집중하자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의회권력까지 장악해야 실질적인 진보와 개혁정치를 펼쳐갈 수 있다고 본다. 노정권에 참여하는 것은 그 이후로 하겠다고 내부적으로 결의하고 발표했다.

노회찬 : 우리 국민이 철새정치인들을 무척 혐오한다. 한나라당에 간 41세 현역의원이 있다. 그는 정당을 4번 옮겨 당적이 5개다. 이렇게 옮기는 데도 살아 남는 건 당의 정체성이 비슷하니까 가능한 거다. 서구 유럽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만일 우리가 정책중심 정당이라면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개혁당이 한시적인 ‘전술적 목적의 정당’이 아니라면, 자신의 정책적 지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

홍영표 : 공감한다. 정책정당은 갈수록 중요해진다. 우리는 민노당의 ‘무상교육 무상의료’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무상교육의 경우,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일 여력이 있는 사람들까지 국가가 무상으로 교육해줄 필요가 있는가.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국가가 획기적인 제도로 지원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무상의료를 실시하고 있는 영국도 부족한 재원 때문에 ‘기다리다 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편으로는 엄청나게 비싼 사의료가 발달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여기 가입해 있다. 말로는 무상의료인데 실제론 아닌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민노당이 주장한 ‘무상교육 무상의료’는 듣기에는 아주 좋지만, 실효성이 있는가. 무조건 그런 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회찬 : 허허.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는 이 공약을 화두로 ‘복지와 사회적 재분배’에 관해 근본적으로 생각해보자는 철학적 의제를 던진 거다. 만약 민노당이 집권에 임박한 상황이었다면,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한마디로 했겠는가. 그렇다고 우리가 단어만 던진 것은 결코 아니다. 지금까지 15번의 대선 기간 동안 단 한번도 등장한 적이 없는 그런 의제에 대해 이제는 우리 사회가 한번 고민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나 같은 사람도 평소 민노당의 공약이 너무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이며 거대담론에만 매몰돼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 공약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구호 남발하듯 제출한 게 아니라 전문가와 운동진영의 쟁점들을 상당히 수렴해 만들었다. 일단 좌파나 진보정당이 제안하면 ‘상당히 비현실적일 거야’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보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

홍영표 : 민노당은 우리 사회에 철학적 메시지나 가치의 문제를 던지며 고군분투해왔다. 그러나 과연 브라질 노동당이 20년 만에 집권에 성공한 것처럼 민노당이 향후 5년 뒤에 집권할 수 있는가. 87년 6월항쟁 이후 꾸준히 진보정당의 정치세력화를 모색한 걸로 치면 우리도 벌써 15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브라질 노동당 룰라의 경우엔 꾸준히 자기 노선이나 정책을 현실에 맞게 바꾸고 적응하면서 국민대중들에게 호소한 결과 집권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민노당은 느리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민노당이 차지하는 높은 지위와 역할이 있는데 그에 걸맞는 대중적 토대를 갖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노회찬 : 87년 6월항쟁부터 지금까지 15년 세월 다 보낸 것 아니냐고 말할 수 있지만, 다르게 보면, 87년부터 97년까지의 10년을 진보정당 정치세력화 시행착오의 실패기로 규정하고 민노당을 창당한 것부터 새로운 도전이라고 전제한다면, 우리는 10년을 실패한 것인데, 오히려 실패기간이 짧은 게 문제가 아닌가. 그런 맥락에서 보면 브라질도 한 50년 실패했다. 쓴맛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도저히 만들 수 없는 여러 고려와 배려가 룰라 정책에 담겨 있다. 지난해 브라질 노동자당을 방문해보니, 집권에 임박한 그 당이 여러 업무를 처리하거나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유독 달랐다. 작은 것에도 정성을 쏟고, 진실성과 헌신성이 느껴지며, 끊임없이 배우려는 노력, 대화를 통해 고치고 바꾸려는 태도, 민주주의로 수용하는 방식 등 이런 걸 보면 민노당도 바꿔야 할 게 많다고 느꼈다. 다만, 운동은 좌파적이고 낡은 이념에 기대어 있다는 식으로는 곤란하다. 민노당을 변호하려는 게 아니라 목욕물 버리며 아이까지 버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홍영표 :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보수정치는 국민들의 혐오대상이었고, 새로운 정치세력이 이럴 때 대중적으로 지지를 받으며 탄생할 수 있는 호기였음에도 왜 안되었던가 되짚어 봐야한다는 거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시민단체가 지나치게 비대하다. 참여연대만 봐도 완전히 준정부기구 수준이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정치개혁을 받아줄 곳이 없기 때문에 시민단체로 그 욕구가 몰렸고, 이를 토대로 지난 몇년간 참여연대, 경실련 등 메이저 시민단체가 폭발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앞으로 정치개혁을 통해 정당이 자리잡으면, 시민단체는 상당히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개혁당과 민노당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린 셈인데, 이때 잘못하면 국민들로부터 지지 받지 못할 수 있다.

노회찬 : 지난 10년간은 진보정당이 활동하기에 좋은 기회였는데 왜 못했냐고 묻는다면, 지난 10년간 잘했다고 평가하지 않겠다. 핑계는 아니고, 냉정하게 보면 다른 원인도 있었다. 이 번 대선도 지난 대선 때와 똑같은 선거법으로 치러졌다. 이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또 3김시대에 우리는 독재세력 혹은 그 나머지 세력과 싸웠고, 그때는 독재를 꺾느냐 마느냐가 더 중요했다. 독재체제 이후에는 3김 중 누가 되느냐가 더 중요한 10년이었다. 92년 꼬마민주당, 96년 국민통추 다 실패하지 않았나. 더 큰 오류를 해명하려는 게 아니라 구조적 이유를 말하고 싶은 거다.

홍영표 : 아까 민노당도 계급연합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우리는 진보적 자유당 정도로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자기 정당의 지지기반을 어디로 삼고 있느냐에 따라 정책과 정체성이 달라진다고 본다.

노회찬 : 민노당과 개혁당의 없는 차이를 벌리고 싶지는 않지만 민노당은 현재 새로운 정당문화를 갈구하고 있다. 특정 선거시기뿐만 아니라 생활정치 영역에서도 참여의 열풍이 불어 마침내 정당에 참여하는 게 극장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으면 한다. 그게 정치를 살리고 정당을 건강하게 하는 일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 대선에서 당선가능성을 묻지 않고 민노당을 지지해준 서민들에게 진짜 고맙다. 우린 그런 소수를 모아갈 거다. 개혁당은 아직까지 인텔리겐차 당이다. 고학력에다 60∼70%가 운동권이라는 것 자체가 반증하지 않는가. 그리고 현대사회가 모든 영역에서 이미지 중심으로 가고 있으나, 정치주체가 이미지 정치를 조작하는 형태로 가는 것은 정치발전에 좋지 않다. 앞으로 개혁당이나 민노당이 자기가 말한 대로 가려면 이미지보다 착실한 지지기반을 아래서부터 모아 가는 게 중요하다. 빨리 집권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물론 개혁당이 먼저 집권하면 민노당이 제1야당이 될 용의도 있으나(웃음), 빠른 게 능사는 아니다.

홍영표 : 대체로 동의한다. 지난해가 낡은 정치를 청산하는 해였다면, 올해는 낡은 정당을 청소하는 해가 되어야한다. 개혁당은 내년 4월 총선까지 새천년민주당과 싸울 계획이다. 적어도 2004년까지의 주요한 아젠더는 낡은 정치 청산이기 때문이다.

노회찬 : 이번 경기 고양갑 보궐선거에 민노당 후보를 낼 것인가 여부는 그 지역 당원들이 결정하게 돼 있다. 일단 후보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민노당은 이미 대선 후보를 낸 바 있는 정당이기 때문에 개혁당보다 더 열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공식적인 절차는 밟지 않았지만, 출사표를 던진 후보도 있다. 민노당은 이번 보궐선거 뿐 아니라 각종 재선거에 적극 참여할 거다. 모든 선거에 후보를 다 내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우리 역량에 맞게 참여했고 참여자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홍영표 : 이번 고양갑 보궐선거에는 유시민 전 대표가 출마할 것이고, 우리는 전국 30군데 정도에 자치단체장과 의원까지 후보를 낼 예정이다. 가능하면 모든 선거에 후보를 내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당원들은 민주당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거 때 민주당이 아래부터 위까지 얼마나 썩어 있는지 생생하게 다 봤기 때문이다. 선거 때야 말도 못하고 화를 삭였지만 지금은 뭔가 보여줄 때다. 당원들은 이번 보궐선거를 기다리고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말도 많았던 개혁당의 독자성도 보여주고, 반드시 이기겠다는 생각이다.

노회찬 : 개혁당이 민주당을 타깃으로 삼기보다 민주당내 쇄신파와 개혁당이 합심해서 한 후보를 내고, 민노당과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게 낫지 않은가. 한나라당이야 나오든 말든.

홍영표 : 우리는 민주당이 자기 당 후보를 낼 거라고 본다. 민주당 쇄신파와 우리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유사할 수 있으나 정당개혁의 내용과 방향은 다르다. 우린 민주당이 해체되고 새로운 집을 지어 당을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사실 민주당이 어떻게 하든 관심 없다. 우리가 열심히 활동해서 어떻게 정치개혁을 이루고 영향력을 확대하느냐가 고민이다.

노회찬 : 이번 보궐선거를 두고 민노당이나 개혁당 모두 배경이 비슷한 집단이 합쳐도 승산을 장담할 수 없는 전투에서 또 따로 하느냐 그럴 수 있는데, 이걸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는 미래의 싹으로써 건전한 경쟁관계를 구축하는 것, 기존 정당의 흠집내기식 정치공방이 아니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경쟁관계로 국민의 관심을 더 모으는 것, 그렇게 가야 한다.

홍영표 :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노당의 지향과 가치를 지지하는 국민이 있고, 개혁당을 현실적인 정치세력화를 바라는 집단이라고 볼 때 이번 선거에서 선의의 경쟁을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

노회찬 : 앞으로 우리 당의 목표는 최대한 높은 비율로 비례대표제를 전면 시행하는 것이다. 여러 사회단체와 국민의 힘으로 정치를 개혁해보자. 다음 선거에 어느 정도 의석을 얻을 것인가 하는 것은 선거제도와 밀접한 영향이 있다. 그러나 지금 민노당이 비례대표제에만 목숨을 걸고 있는 건 아니다. 각 지역에 뿌리내리는 정당이 될 것이다. 2004년 총선에서 민노당 목표 의석 수는 최소 10석이다. 개혁당에 비하면 대단히 약소하지만 원내교섭단체 정도를 꾸릴 수 있도록 20석 정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홍영표 : 우리 당의 특징은 세계 최초로 인터넷 기반정당이라는 건데, 홈페이지가 부실하다. (웃음) 우리는 참여민주주의 시스템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2004년 총선에서 우리는 70% 이상 물갈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래야 노무현정부도 임기동안 제대로 개혁정치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제도개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또 현실정치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야 하는데, 이게 고민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당의 가치와 이념에 동의하는 역량 있는 사회인사를 영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노회찬 : 민노당은 앞으로 정책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의석 확보도 중요하지만 정책 실현도 당원들의 중요한 목표다. 무상교육·무상의료만들기운동본부, 소파개정운동본부 등 주요한 과제별 사업단위를 빨리 신설해 국민과 대화하고 참여하는 개혁운동을 펼쳐가겠다. 또, 민노당 내부적으로는 상향식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정당이지만 실제 당내에서의 상향식 민주주의가 간접민주주의로 돼 있다. 일선 당원 차원에서 ‘직접민주주의’를 보강하자는 의지가 표출되고 있다. 이번 당대회는 당원발의제, 당원소환제, 각종 위원회의 평당원 참여 등 젊은 직장인 당원의 참여를 확대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홍영표 : 우리 당은 지도부와 당원이 채팅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사업에 참여한다. 솔직히 우리 당은 ‘발랄’하고 ‘유쾌’하다. 뭐든 재미있어야 한다. 밖에서는 진지함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 속에서 고민하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개념의 정당을 만들었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노회찬 : 유쾌하고 발랄한 것도 좋지만, 동시에 촛불시위 단식단이 공권력에 의해 철거되고, 두산중공업 배달호 동지가 분신하는 일이 공존한다. 한편으로는 눈물을 쏟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국민들의 행복과 연관돼 있는 낡은 정치와 비합리적이고 비생산적인 정치를 격파하는데 시민단체들도 좀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거다.

장윤선(참여사회 기자)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