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1998년 10월 1998-10-01   450

자본과 권력에 맞서 언론독립운동하겠다.

최문순 언론노련 신임위원장 인터뷰

최문순 언론노련 위원장은 MBC 기자로 입사해 MBC노조 사무국장, 위원장 등을 지냈고, 강성구 사장 퇴진투쟁으로 해고돼 1년여 동안 해직기자로 있었다. 해고된 기간에는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에 몸담기도 했다. MBC에 복직한 지 1년 반 만에 다시 언론노동운동의 최전선으로 나와 언론노련 위원장에 당선된 그를 만났다.

김대중 정권의 언론개혁 의지를 어떻게 평가하나?

방송이건 신문이건 간섭하지 않는다는 ‘불간섭 정책’에는 “개혁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섞여 있는 것 같다. 정부가 간섭해서 개혁하라는 것이 개혁에는 가 닿지 않고, 간섭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순수한 의미의 언론개혁을 전제조건으로 개혁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다. 언론단체나 시민단체는 정권이 개혁은 하지 않고 언론을 통제하려는 유혹에 빠져들지 않게끔 감시의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언론개혁에 대한 언론인들의 역할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부가 나서는 개혁보다 언론인과 시민이 나서서 스스로 개혁하는 것이 가장 좋다. 여기엔 힘든 점이 무척 많다. 언론개혁의 대상은 크게 권력과 자본의 두 가지 축이다. IMF 이후 자본 없이는 생존 자체가 힘들어지는 상황이 오면서 자본의 의미가 더 커지고 있다. 더구나 생존을 위협받는 상태에서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소리 높여 외친다는 것은 목줄을 걸고 싸운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해야 한다. 언론인이 생존 문제를 위협받으면 언론자유가 침해받을 소지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방송사 스스로 방송개혁을 부르짖고 있지만 국민은 별로 변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왜 그런가.

방송체제가 변하지 않고서는 프로그램으로 나타나기 힘들다. 방송사간의 제로섬 경쟁체제가 유지되는 한 바꾸기는 쉽지 않다. 방송사 내부의 시스템 문제도 있다. 일제시대에 도입된 관료적인 피라미드 형식의 통제구조, 군국주의식 통제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방송사의 상층구조도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프로그램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지나친 경쟁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프라임타임 악세스룰 같은 것이다. 프라임타임대, 즉 저녁 7∼11시 사이에 드라마를 못하게 한다든지 하는 제도의 도입이다. 또 광고요금제도에도 변화를 주어 공적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다.

방송법 개정이 올해 안에는 이뤄질 전망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선 방송위원회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독립성을 갖도록 구성해야 한다. 방송위원 선임에 각 정파와 시민단체, 언론단체가 골고루 참여해야 한다. 다음으로 위성방송문제다. 방송체제는 틀이 한 번 짜이면, 이후 발생하는 상황은 감당 불능이다. 머독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SBS 출범 때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머독은 지역주의를 중요한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각사 인력에 대한 스카우트전쟁이 날 것이고 PD와 탤런트들에게 자본을 앞세워 물량공세를 할 것이다. 그 비용은 결국 시청자의 몫. 국민 부담은 늘어나지만 같은 인력이 여기저기 흩어지면서 질은 낮아지는 체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머독이 퍼붓는 돈을 우리 방송이 감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

언론노련 위원장으로서의 역점 사업은?

언론독립을 목표로 한 언론개혁이다. 이는 우리의 지상과제이며, 꼭 달성해야 할 목표다. 두번째 과제는 산별노조다. 노동운동의 발전과 언론운동을 위해서라도 언론사 노조가 꼭 해내야 할 과제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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