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령산 잣나무 숲
단단한 껍질을 깨고 뿌리를 뻗는 저 어린 것의 찬란한 순간
시린 겨울 단단한 껍질 속 죽음같은 적막을 몇 번씩 견디고
큰 키 나무들이 산불에 쓰러져 볕을 쪼일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씨앗들은 껍질을 깨고 뿌리를 뻗는다
저 바닥 모를 참을성과 몸서리치는 본능
사월 숲의 아우성
옮겨다니는 일 자체가 삶의 목적이기라도 한 양
늘 어딘가를 향해 분주한
나의 발걸음을 돌아보게 한다
나무를 보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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