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6년 04월 2006-04-01   403

벨 자

실비아 플라스┃문예출판사

../내 속엔 언제나 비명이 살고 있어요./밤마다 비명은 울부짖으며/내 속에서 잠자고 있는 이 어두운 것이/ 구름이 지나가고 흩어집니다/..(실비아 플라스의 ‘느릅나무’ 중)

1950-60년대 미국의 시인이었던 실비아 플라스는 31살의 나이로 자살했다. 자살이란 문자 그대로 스스로를 죽이는 것이다. 인생의 유쾌한 결말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영국의 유명한 계관 시인이었던 남편 테드 휴즈는 자살한 실비아의 일기를 세상에 공개했다. 무척 뻔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부분에 대해 남편이라고 해서 세상에 공개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 예민한 실비아도 분명 원치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난감한 일이 생겼다. 실비아의 일기가 보고 싶다는 유혹이 드니 말이다. 실비아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자랐는지, 시란 그에게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왜 자신을 죽여야만 했는지 자꾸 궁금해진다.

「벨자」는 지적이었고 예뻤으며 ‘지나치게’ 감성적이었던 실비아가 자살하던 해에 발표한 유일한 소설이다. 자신의 경험이 투영된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니, 내게는 일기를 대신할 수 있는 좋은 대체물이 될 수 있을 것이었다. 유리로 만들어진 종(bell)을 뜻하는 「벨자」가 무엇을 상징하는지는 책 속에서 확인하기를 바란다. 실비아 그녀가 자꾸 보고 싶어진다.

이지은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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