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6년 03월 2006-03-01   798

“학교에 가면 뭐가 좋아요?”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루기 전 6년 간 고행을 하신 인도 비하르주 가야시 둥게스와리. 구걸하는 아이들에게 몇 푼, 잠시의 도움을 줄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삶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어떻게 하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학교를 설립하게 됐다.

1994년 ‘수자타 아카데미’를 열어 2006년 현재 약 700여 명의 어린이들에게 기초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2001년에는 마을 주민들의 기초 질병 치료를 위해 ‘지바카 병원’도 개원했다. 지금은 17개 마을에 유치원도 열어 약 1,800여 명의 어린이들이 교육을 통해 꿈을 키워간다.

이곳에서는 어린이들의 무상교육과 무상진료 중심의 구호 활동을 하는 한편 마을이 스스로 어린이의 교육과 치료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도록 하는 지원을 펼치고 있다. 식수공급, 도로보수, 마을공동작업의 자재 및 기술 지원, 농사 및 재봉 기술교육, 성인 문맹퇴치교육 등 개발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가능한 많은 자금을 투입하여 무상으로 지원하는 일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받는 사람들의 자립심을 해치지 않고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하려면 많은 궁리와 노력이 필요하다.

극심한 가뭄으로 흉년이던 2004년에 이어 2005년에도 강우량이 부족하여 식량부족과 식수고갈이라는 커다란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식량을 지원하기로 결정을 하는 한편 마을의 어려움도 개선하고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 불퉁불퉁한 도로를 보수하는 일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쌀을 나누어 주기로 했다. 일거리가 없는 마을사람들은 너도나도 참가하여 축제를 벌이듯 즐겁게 일을 했다.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이는 때는 언제라도 계몽교육을 하기에 좋은 기회가 된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주세요, 아픈 사람은 병원에 오세요, 마을에 일이 있으면 지원요청을 하세요.” 라고 늘 이야기하지만, 왜인지 자기들을 위한 학교, 병원에 오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니 우리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병원을 운영하는 것이 그들에게 필요한 일이고 정말 잘하는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종종 있어 마을주민들에게 물어보았다.

“학교에 가면 뭐가 좋아요?”

“학교에 가면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공부를 하면 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고, 집이 1층, 2층 높아지듯이 사람이 좀 더 잘 살아갈 수가 있지요. 그리고 밥도 먹을 수 있고 치료도 받을 수 있고 때마다 옷도 받을 수 있지요. 그래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지요.”

무지몽매한 사람들로만 보았던 마을 사람들에게서 답변을 듣고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교육을 받으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들이 교육의 힘과 필요성을 모르는 것이 아니고, 다만 지금 형편이 되지 않아서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불끈 힘이 솟았다.

우리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가난과 불가촉천민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당당한 인도의 한 시민으로, 인류의 문화유산을 이어갈 존엄한 한 인간으로 성장하길 바래본다.

장영주 인도JTS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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