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13기 인턴,
우리의 봄을 준비하는 방법
김윤진 참여연대 13기 인턴
국정원 정국, 철도노조 파업 탄압의 혹독한 칼바람 쌩쌩 불던 지난 1월 6일, ‘안녕하지 못 한’ 청년들이 처음으로 느티나무 홀에 모였다. 둥그렇게 모여 앉은 서로가 아직은 어색했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들을 교환하며 ‘훗, 올 겨울, 일 한 번 낼 수 있겠군’이라고 생각했다. 용기 내어 첫 걸음을 내딛은 지 7주가 지나 수료식을 앞두고 있는 지금, 우리는 겨울왕국을 몰아내고 다가오는 봄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번 참여연대 13기 인턴 프로그램은 크게 강연, 토론 및 현장 방문을 포함한 교육과 이를 통해 깊어진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직접행동 기획 및 실행 두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권력감시, 정치, 경제 및 복지, 평화, 노동, 환경 및 탈핵 등 매주 다른 주제로 우리 사회의 여러 단면을 포착하는 강연들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한국 사회의 중층적 갈등 구조를 이해하고 그 원인을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강연 주제와 관련된 책을 읽고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토론하고 수요집회 등 현장을 방문하면서 지금껏 주류 언론, 혹은 내가 선호하는 측의 의견만을 비판적 사고 없이 받아들여 왔던 것을 반성할 수 있었다. 스스로 ‘생각의 뿌리’를 끊임없이 돌아보는 것이야말로 책임 있는 시민으로 서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지난 7주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보다 성숙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인턴 교육을 통해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나의 생각을 돌아보면서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우리가 살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인턴 마지막 주, 우리들은 이제 나의 목소리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 우리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그간 차근차근 준비해 온 직접행동에 나섰다. 인턴들은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노동’, ‘양극화’, ‘언론’, ‘정치’, ‘교육’의 5가지 영역으로 나뉘어 몇 주간 토론하며 각 영역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찾아내고, 거리로 나가 시민들과 의견을 나누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노동’ 조에서 학내 근로장학생 문제를 다루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지지해주셔서 즐겁게 직접행동을 마칠 수 있었다.
평소라면 나와 아무 관련이 없는 지나가는 행인이었을 이들이 몇 개의 피켓과 우리의 목소리를 통해 나와 연결되고 생각을 나눈다는 사실에 기뻤다. 참여와 연대는 내 생각보다 훨씬 우리 곁에 가까이 있었다. 13기의 인턴 생활은 이제 곧 끝나지만, 생각하고, 반성하고, 함께 나눔을 통해 내 옆의 친구들과 그리고 시민들과 통하였던 온기는 내 가슴 속에 깊이 남았다. 이제 이 온기를 품고 봄 맞으러 나간다. 인턴 13기 친구들이 어떻게 겨울을 녹이고 꽃 피워 나갈지,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봐 주시고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꽃다운 인턴 13기,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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