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4년 02월 2014-02-07   1427

[추모사] 의롭고 따뜻한 사람, 박상표 선생님을 추모합니다

박상표 선생님을 추모하며

의롭고 따뜻한 사람,
박상표 선생님을 추모합니다

 

안진걸 협동사무처장

 

 

오랜 참여연대 회원이자 참여연대 운영위원을 역임하신 박상표 선생님께서  1월 19일 별세하셨습니다. 선생께서는 인간과 동물 모두의 건강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신 수의사로서 이에 대한 각종 사회적 문제에 관하여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셨습니다. 보이는 곳, 보이지 않는 곳을 가리지 않고 한국의 시민사회운동을 위해서 헌신하셨고, 친절하고 선한 말씀, 표정, 태도가 감명 깊은 분이었습니다.

선생께서는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연구 공동체 <건강과 대안> 연구위원,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정책자문위원을 역임하셨습니다. 의학과 과학의 역사, 옛 지도와 문화 유산에 관심이 많으셨고, 『조선의 과학기술』 『고적답사 이야기』(공저) 『불확실한 세상』(공저) 『한미 FTA 우리의 미래가 아닙니다』(공저) 등의 책을 쓰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편집자 주 

 

 

선배님의 유고를 듣고 떨리는 마음을 진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함께 해야 할 일들, 나눌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어찌 이리 떠나실 수 있는지 원망스럽습니다.

 

참여연대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선배님께 진 빚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2008년 촛불시위 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까. 수의병원 운영하시랴,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일 하시랴 바쁜 가운데 미국의 광우병 위험 쇠고기 문제에 대해 보여주신 헌신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항생제 남용이나 축산업의 문제점을 알릴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돌이켜보건대 선배님과 같은 양심적이고도 해박한 수의사, 의사, 학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선배께 전화를 드리면 도서관에 계신 적이 많았습니다. 늘 공부하고 계셨고, 자신의 지식을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나누어주셨습니다. 제가 참여연대 행사 때마다 선생님을 “걸어다니는 사전”이라고 소개했던 것은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참여사회 2014-02월호
2008년 5월 6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에 대응하는 국민 긴급 대책회의(가칭)에서 마이크를 든 박상표 선생.

참여사회 2014-02월호
참여사회 2014-02월호
2008년 10월 19일 참여연대 회원한마당 정선 답사에서 가이드를 맡은 박상표 선생. 선생은 의학과 과학의 역사, 옛 지도와 문화 유산에 관심이 많았다. 각종 참여연대 행사에 참석했고, 역할이 주어지면 최선을 다하면서도 생색을 낼 줄을 몰랐다.

 

선배께서는 참여연대의 회원모임 ‘답사모임 우리땅’, ‘통일희망모임’을 함께 하셨습니다. 회원들과 함께 한 순천 송광사-조계산-선암사 답사, 잘 알려지지 않은 전북의 ‘화암사’와 ‘귀신사’ 답사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비전향 장기수들을 함께 뵙고, 송환 운동을 하고, 저녁이면 술잔을 나누면서 조국과 민중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서 나눴던 많은 말씀 또한 잊을 수가 없습니다. 때로는 한국 시민운동을 매섭게 비판하기도 하셨습니다. 너무 아파서 쩔쩔 맬 정도로 의롭고 적절한 비평이었습니다. “시민사회운동이 조국과 민중에게 더욱 헌신해야 하고”, “시민사회운동이 항상 더 순수하고 헌신적이어야 한다”, “시민사회운동가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한다”는 그 말씀들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선배님은 우리 사회에도, 저 개인에게도 중요하고 소중한 분이셨습니다. 선배님은 가셨지만, 마지막까지 걱정하셨던 일들을 저부터 잘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선배님께서 열망하셨던 좋은 세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안진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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