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9년 05월 2009-05-01   964

시민 속으로_’앎의 즐거음’ 움트는 느티나무




앎의 즐거움’ 움트는 ‘느티나무’



인터뷰어 :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홍성희 간사
인터뷰이 : 김종민(영화제작. 48), 전수빈(아나운서 준비 중. 24), 최지웅(방송. 27)
 


 ‘앎의 즐거움. 모든 변화의 첫 출발입니다’라는 콘셉트로 아카데미 느티나무가 문을 열었습니다. 월요민주주의학교의 경제교실(이하 ‘경제교실’), 화요인문학교의 ‘뒤집어보는 종교, 전쟁, 평화’(이하 ‘종교, 전쟁, 평화’), 수요고전세미나 ‘셰익스피어 400년’(이하 ‘셰익스피어’)이 아카데미의 봄을 활짝 열었는데요. 200여 명의 수강생들로 느티나무홀은 연일 불이 켜져 있습니다. 세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최지웅 씨와 전수빈 씨는 늘 옆자리에 앉아 함께 강의를 듣는 커플 수강생이며, 김종민 씨는 무려 5개 강좌나 신청하시고 한 강좌도 놓치지 않는 열혈 수강생입니다.



어떻게 아카데미 강좌를 알게 되셨죠?


최지웅(이하 최)  김제동 씨가 ‘앎의 즐거움’이라는 주제로 강좌를 했다는 뉴스기사를 접하고 나서 알게 되었다. ‘어! 이런 강좌가 있네’ 하면서 유심히 봤다.

전수빈(이하 전)  남자친구가 강좌를 들으러 가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무엇을 저렇게 열심히 다닐까?’ 하며 지켜보다가, 궁금해서 따라오게 되었다. 중간부터 듣게 되었지만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좋다.

김종민(이하 김)  참여연대 회원이 된 지는 2년이 되었다. 2007년 택시기사 허세욱 씨가 분신했던 사건이 충격적이었다. 민주화가 많이 진전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싶었다. 그동안 바빠서 참여연대의 각종 행사나 모임은 참여하지 못했고 회비만 냈었는데, 아카데미 느티나무를 계기로 참여연대에 오게 되었다.



실제로 강좌를 들어보시니 어떤가요?

  현재의 문제들을 문명충돌로만 몰고 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불만이 있었는데, ‘뒤집어보는 종교, 전쟁, 평화’ 강좌를 통해 재밌으면서도 심도 있게 공부를 하게 돼서 좋다.

전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고 관심도 없었다. 이유도 모른 채 거부감이 있었는데, 그 거부감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아야겠다고 결심했다. 특히 오늘 박준철 선생님의 ‘근대 초 국가권력과 기독교 세력의 결탁’ 강연은 시대 순으로 착착 정리가 되어 좋았다. 강좌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따분할 수도 있지만 열심히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왔다.

  영화제작 관련하여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마침 학생들을 가르치던 일을 쉬게 되어 5강좌나 신청했다. 현재는 ‘경제교실’과 ‘셰익스피어’ 이렇게 2개를 듣는다. ‘경제교실’의 강사선생님들은 일간지 칼럼으로 많이 접해서 강의 내용자체가 개인적으로 신선하지는 않다. 그러나 강사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수강생들의 질의응답을 통해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니 생동감 넘쳐서 좋다. 강의안 이외에 제공받는 참고자료도 꼼꼼히 살펴보며 잘 읽고 있다. ‘셰익스피어’ 강좌는 예전에 교양으로 얼핏 접할 때는 느낄 수 없었던 깊이가 있고, 에너지가 넘치는 자리다. 진영종 선생님의 강의는 유쾌하고 내용도 알차다. 오랜만에 접하는 새로운 경험이다. 경제는 많이 접할 수 있는 소재이지만, 셰익스피어는 드물게 접할 수 있는 소재이지 않은가.



요즘 많은 분들이 아카데미, 시민강좌, 인문학강좌 등에 관심이 많은데,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뭔가 배우려는 욕구는 있는데, 인터넷과 책 등이 너무 방대하다. 정보가 넘쳐난다. 참여연대에 오면 쉽게 배우고 정리해줄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내가 수강생들 중에서 어린 축에 속한다. 막내라는 느낌으로 열심히 배운다. 말 그대로 ‘앎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겠는가. 방송일을 하면서 여러 문제에 관심이 많고 어떤 질문을 받았을 때 최소한의 대답을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앎의 욕구와 직업적 요구가 동시에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난 50살 직전이다. 뭔가 고갈된 느낌이 들었다. 20대, 30대 초반까지 얻었던 것들을 20년 동안 많이 소모하면서 살았다. 비어 있는 느낌? 50살이 되기 전에 에너지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뭔가 이루어졌을 줄 알았는데 허전함이 많이 든다. 대안에 대한 탐구와 관심이 유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렇게 사회에 대한 공허감과 내 안의 욕구가 맞물려 떨어진 것 같다.



아카데미 느티나무의 첫 학기에 함께 해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가을학기 기획을 조금씩 하고 있는데요, 느티나무와 참여연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최  강좌를 알게 된 것은 ‘김제동 씨가 참여연대에서 강연을 했다’라는 뉴스였다. 윤도현, 신해철 등 사회적 의식이 있는 문화예술인의 특강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전북대 강준만 교수도 좋아한다. 그리고 솔직히 참여연대를 별로 안 좋아한다. 활동하시는 분들은 아주 좋은 분들인 것 안다. 하지만 시민운동이 너무 과격하고 시민들에게 들이대는 경향이 있다고 느낀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으로 문을 열었으면 한다. 이슈며 문화며 구석구석의 많은 사람들을 모두모두 포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

김  김밥, 차 등 먹을 것까지 챙겨줘서 더 바라는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떤 형태로든지 이런 아카데미가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내 생활이 허락되는 한 계속 듣고 싶다. 정치, 경제뿐만이 아니라 인문학적인 기초가 깔리는 느낌이다. 특히 노성두 선생님의 서양미술사 강연은 기대된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계속 하면서 참여연대가 미래를 위해 활동하고 또 이 공간을 통해 참여연대가 많은 사람들을 접했으면 좋겠다.



감사합니다. 첫 출발이라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씩 개선해나가며 더욱 알찬 공간이 되도록 활동하겠습니다. 5월 6월 개강하는 프로그램들도 기대 많이 해주세요.
 
 

*위 기사는 인터뷰이 모두가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따로 인터뷰를 진행하여 결합한 기사입니다. 독자들의 양해를 구합니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