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2-03-29   711

[논평] 인수위가 추진할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정책, 집값 상승 자극 우려돼

이미지 논평의 사본.jpg

인수위가 추진할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정책, 

집값 상승 자극 우려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지난 3월 2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현안보고와 함께 윤석열 당선자의 공약 중 국토부 소관 업무에 대한 구체적 이행계획 등을 보고했다. 윤 당선자가 “매매·거래는 시장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다주택자에 대해 무리한 규제를 가하는 게 맞는지 더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올들어 안정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대선 직후부터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들썩인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윤 당선자 발언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인수위 부동산태스크포스 관계자들이 시장 중심의 개발과 규제 완화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윤 당선자와 인수위에 규제완화가 가져올 부동산 가격 불안, 투기 조장, 주거 안정성 훼손, 자산불평등 심화, 사회적 낭비 초래 등 문제점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지속가능한 주택 정비 사업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윤 당선자의 대표적인 규제 완화 공약은 재건축 용적률 500%까지 상향, 재건축초과이익 환수 완화, 과도한 기부채납 방지, 안전진단 기준 완화, 분양가 규제 합리화 등이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주거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윤 당선자의 공약에 대해 투기를 부추기고 시장을 불안하게 할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이를 입증하듯 이미 일각에서는 재건축 대상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국토부도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재건축 용적률 500% 공약’에 대해 ‘일률적으로 용적률을 확 늘려주면 주거 환경이 나빠져 ‘닭장 아파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정부부처 및 시민사회 각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수위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정책을 서둘러 발표하는 데에만 급급한다면, 이는 주택 가격 상승에 불을 지피는 것에 다름없고 서민들의 주거 안정은 또다시 내동댕이 쳐질 것이 자명하다. 

‘14년 재건축 규제 완화 후 강남 재건축 투기, 주택 가격 상승 촉발

‘15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후 부작용 발생하자 재도입

인수위는 성급한 부동산 규제 완화에 앞서 과거 규제 완화 정책으로 발생한 여러 문제점들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2014년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경기 부양을 이유로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재건축 연한 단축 등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하자, 강남을 비롯한 재건축 대상 지역에서는 호재를 노린 투기가 극성을 부렸고 이는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2018년 재건축 안전진단 요건은 다시 강화되었다. 보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가 노후·불량 건축물을 효율적으로 개량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제정 취지에 반한다는 점도 문제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했는데 이로 인해 높아진 분양가가 덩달아 주변 아파트 가격까지 끌어올리자, 문재인 정부에서 뒤늦게서야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재도입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인수위가 민간 주택 공급을 장려하겠다며 규제 완화에만 골몰하다가는 공급 증대는커녕 무주택자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용산참사, 뉴타운 사례 등 과거 사례 통해 문제점 면밀히 검토해야 

또한 인수위는 개발 이익에 눈이 멀어 그 곳에서 수년째 살고 있는 사람들을 외면한채 사업을 강행해 벌어진 비극과 여러 문제점을 양산한 재개발 사례 등도 살펴봐야 한다. 윤 당선자가 집무실 이전지역으로 발표한 용산은 과거 이명박 정부가 세입자들의 생존권을 무시한채 일방적으로 재개발 사업을 강행하다 2009년 ‘용산참사’를 초래한 곳이다. 과잉·과속으로 추진된 서울 지역의 뉴타운 재개발 사업 역시 소형저가주택 감소, 이주수요 집중, 전∙월세가 상승, 주거부담능력 격차 심화, 거주민(원주민) 재정착률 저조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를 계기로 대규모 전면 철거 위주의 재개발 방식에 대한 반성과 일부 개선이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위 사례들은 우리 사회에 뼈아픈 교훈을 주고 있다. 이에 참여연대는 윤 당선자와 인수위가 과거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주택가격 폭등, 전세난 발생, 저가 주택 감소 등의 문제 해결 방안을 우선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지속가능한 주택 정비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