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호] 주제기획 6_ 한국 진보진영의 대안적 경제발전전략 구상들에 대한 검토

주제기획 6_ 한국 진보진영의 대안적 경제발전전략 구상들에 대한 검토

                          

신정완_성공회대 사회과학부

1. 들어가는 말

  한국의 진보진영에게 있어 대안적인 경제발전전략 또는 경제성장전략을 구상하고 제안하는 일은 최근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생소한 영역이었다. 오랜 기간 한국의 진보진영은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거나 아니면 급진적 경제체제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 훨씬 익숙해있었다. 이렇게 된 요인은 다양하다. 첫째, 한국의 진보진영은 오랜 기간 정치권력 참여로부터 소외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많은 경우 물리적 탄압의 대상이기도 했기 때문에 대안적 경제발전전략을 구상하고 제안할 기회 자체를 박탈 당해왔다.

  둘째, 박정희 정부 이래 오랜 기간 일관되게 추진되어온 성장제일주의적 경제정책과 국가운영방식은 일단 유례없는 고도성장 달성에 성공한 반면에 그 폐해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진보진영이 경제성장 자체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를 크게 줄였고 주로 그 폐해를 비판하는 데 관심을 갖도록 만든 측면이 있다. 셋째, 반공 권위주의적 통치의 지속과 이로 인한 심각한 사회갈등으로 인해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정책이나 제도 수준의 개혁보다는 체제 수준에서의 급진적 변혁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측면이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특히 전두환 정부가 출범한 1980년대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넷째, 한국의 경제학계에서 진보경제학계가 차지하는 양적 비중이 미소하고 그나마 진보 성향 경제학자들의 전공분포도 상당히 좁은 편이어서 구체적인 대안적 경제발전전략을 제시하기에는 학문적 역량이 미흡하기도 했다. 예컨대 경제발전전략을 제안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연구되어야 할 분야인 산업, 기업, 금융, 국제경제 관련 전공자가 태부족이었다. 또 진보경제학계의 구성원들은 대부분 대학교수나 강사 등으로 대학에 종사해온 관계로 정부연구소나 기업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는 경제학자나 경영학자들에 비해 실물경제의 실태와 변화상에 대한 신속한 정보 취득이 어렵고 직업적 속성상 현장감각이 떨어지기 쉬웠다.

  진보진영의 학자들 및 사회운동가들이 대안적 경제발전전략 또는 경제성장전략을 구상하는 데 적극적 관심을 보이게 된 것은 대체로 김대중 정부 이후였고 특히 노무현 정부 시기에 다양한 대안적 경제발전전략이 적극적으로 제출되었다. 이는 주로 보수진영 일각에서 ‘좌파정권’이라고 낙인찍어온 개혁 성향의 정권 출범 이후에야 진보진영 학자들이 정책기획이나 정책제안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상황을 반영한다. 특히 노무현 정부 시기에 진보적 경제발전전략 제안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노무현 정부가 전통적 지배 블록(bloc)과의 인연이 매우 약한 정부여서 진보·개혁 성향의 학자들이 정책기획이나 제안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늘어난 데다, 이 시기에 경제성장률의 저하 및 사회양극화 등의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남에 따라 종합적인 대안적 경제발전전략을 마련하는 일이 절박한 과제로 대두된 사정을 반영한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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