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소리]”2004 시민운동, 정치정상화 성공…복지생태는 부족”2004-03-14

“2004 시민운동, 정치정상화 성공…복지생태는 부족”

“지난 2004년은 대통령 탄핵안 가결, 4.15 총선, 파병반대운동, 국가보안법 폐지운동 등의 사회 이슈에 시민단체들이 적극 결합하여 소기의 성과를 얻어냈다. 정당정치의 정상화와 법치사회의 구현에는 시민단체가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지만, 복지사회와 생태적 전환을 이루는 사업에는 활동이 부족했다.”

14일 오후 서울 참여연대 강당에서 열린, 참여연대 부설기관 <참여사회연구소>가 주최한 ‘참여사회 포럼’ 참가자들은 지난해 시민운동이 반쪽짜리 성공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토론회의 발제에 나선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탄핵사건에서 확인됐듯이 지난해는 정치의 개혁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확인해 준 한 해였다”며 “탄핵반대운동의 성과로 열린우리당의 과반석 확보와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의 역사적 변화를 가져왔다”고 지난해 정치 분야의 환경을 평가했다.

하지만 홍성태 교수는 “그럼에도 지난해 정치지형을 눈여겨 보아야할 이유는, 수구본당이 부패본당인 한나라당의 지위가 별로 바뀌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며 “이것은 우리의 정치가 비합리적인 지역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확인해주는 증거였다”고 미완성의 정치변화를 설명했다.

지난해 시민운동단체는 이런 사회의 불합리한 정치구조를 제대로 지적하지 못했다는 것이 홍성태 교수 주장의 요지였다.

반면, 지난해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의 관계를 평가하는 데에는 토론회 참가자들 사이에 시각차가 존재했다.

“노동운동 조합주의의 덫에 갇혀”…”자본의 관점으로 노동운동 평가하는 오류 범하는 듯”

홍성태 교수는 “노동운동이 조합주의의 덫에 갇혀서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한국의 사회운동이 처한 가장 큰 불행”이며 “여전히 약자임을 강변하며 사회적 책임은 제대로 수행하려고 하지 않는 노동운동에 불만을 훨씬 넘어서 거부감과 혐오감마저 널리 퍼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노동운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토론자로 참석한 노중기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사회의 주류 시민운동 단체들은 노동운동과 단체를 평가할 때, 자본(가)이 노동을 바라보는 시각과 같은 잣대로 바라보는 것 같다.”며 홍 교수의 의견에 반론을 펼쳤다.

노중기 교수는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재벌들이 ‘신자유주의 대 동맹’을 구축해 한국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며 “이러한 자본들이 노동(계급)을 공격하는 방법이 ‘철밥그릇ㆍ노동귀족ㆍ대기업 이기주의’등의 논리인데 지난해 시민단체들이 이런 자본의 논리를 그대로 수용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유리밥그릇이 문제이며, 대기업 노동자들의 철밥그릇이 문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현 노동문제의 핵심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올 한해는 시민운동 진영과 노동운동 진영이 ‘비정규직’이라는 현안을 가지고 서로 힘을 합쳐 (노동)문제를 돌파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회의 마무리 정리에 나선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최근 시민운동이 상당히 분화하고 있는 조건에서 광범위적인 시민운동연대조직을 구성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대신 “분배-재분배 구조 개혁, 한반도 위기 극복과 평화체제 구축, 정치구조개혁과 시민참여의 제도화, 친환경 등의 ‘전략적 협력과제’를 통해 개혁연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올 한해 시민운동을 전망했다.

이날 토론회는 최현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 홍성태 상지대 교수, 김정훈 성공회대 연구교수, 노중기 한신대 교수, 빅전섭 환경연합 정책실장,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 등 6명의 토론자가 참석했다.

제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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