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삼성’과 ‘북한’ 제대로 알고싶다면…[2005-07-30]

‘삼성’과 ‘북한’ 제대로 알고싶다면…

[한겨레]2005-07-30 06판 14면 1138자 문화 뉴스
2005년 여름, 한국 사회는 뜨거운 감자 두 개를 양손에 들었다. (엑스파일의) 삼성과 (6자 회담의) 북한이다. 신문과 방송은 온통 이 두가지 화제로 뒤덮였다. ‘진실’을 덮을 정도로 ‘사실’이 넘쳐날 때, 그 ‘본질’을 사색하게 만드는 학술서가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 삼성과 북한 문제의 근본을 생각해보려는 사람들을 위해 뜻깊은 학술서가 때마침 나왔다.

40여명의 연구자들 “30대 재벌의 모든것”
◇한국의 재벌 1~5(도서출판 나남·각권 3만2000~3만8000원)은 한국 재벌 문제에 대한 역작이다. 참여사회연구소와 인하대 산업경제연구소가 공동으로 자산총액 기준 30대 재벌의 ‘모든 것’을 파헤쳤다. 99년 출간된 〈한국 5대 재벌백서〉의 속편 격이지만, 시간에 쫓겼던 첫 저작보다 더 깊고 넓게 재벌 문제를 파고들었다. 40여명의 연구자들이 재벌관련 자료를 최대한 수집·정리하고 기초적 분석을 더해 모두 5권, 2600여쪽의 책으로 펴냈다. 각 권의 부제는 이 연구의 의미를 웅변한다. 1권 재벌의 사업구조와 경제력 집중, 2권 재벌의 재무구조와 자금조달, 3권 재벌의 소유구조, 4권 재벌의 경영지배구조와 인맥 혼맥, 5권 재벌의 노사관계와 사회적 쟁점 등이다. 지은이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과학적 재벌연구의 토대”로 평가될 만하다. 공교롭게도 모든 사례 연구의 첫 장은 삼성에 대한 것이다.

“주체사상은 퇴조하고 있는가” 등 쟁점 분석
◇현대 북한연구의 쟁점 1(도서출판 한울·1만6000원)은 말 그대로 북한 연구에서 발생한 주요 쟁점들을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을 비롯해 8명의 북한연구자들이 하나의 주제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소개하는 동시에 그 해석의 근거를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주체사상은 퇴조하고 있는가, 김정일은 북한 체제에서 어떤 위치인가, 북한은 과연 붕괴할 것인가, 북한과 중국·러시아는 어떤 관계인가, 북한의 대미정책 또는 미국의 대북정책의 문제는 무엇인가, 북한과 일본은 도대체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등의 쟁점을 요령있게 정리했다. 북한연구자들이 무슨 문제로 논쟁을 벌이는지를 한눈에 들여다보면서, 북한에 대한 이해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책이다. 단순한 발언 하나를 두고도 잡다한 해석이 난무하는 저 6자 회담에 대한 ‘해득력’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

안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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