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청년사업 2014-07-14   1846

[인턴후기] 세계인권선언문 강연 : 인권선언, 자유로 덮힌 국가의 송곳니

 참여연대 14기 인턴프로그램은 가만히 있지 않을 20대 청년친구들 23명과 함께 2014년 7월 1일(화)부터 8월 14일(목)까지 7주동안 진행하게 됩니다. 이 7주동안 우리 인턴 친구들은 인권과 참여민주주의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며, 직접행동을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함으로써 시민운동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 후기는 참여연대 14기 인턴 여재희 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어학자 벤자민 워프는 언어 결정론 가설을 통해 언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과학을 통해 언어만이 인간의 유일한 사고 틀이 아닌 것은 밝혀졌지만, 특정 추상적인 관념들에 대하여 사유를 할 때 언어는 강력한 틀 효과가 있다.

 

20140702_인턴14기_인권선언문강의 (3)

 그리고 첫 번째 강연은 언어를 통해 사유 될 세계인권선언문과 인권의 3대 특성 자유, 평등, 박애에 대한 김형완 교수님의 기조 강연이었다.

 

자유는 노예무역을 통해 자본가가 되었던 존 로크에 의해 창시되었다. 자유라 쓰고 조건부 자유라 읽는 태생부터 불평등을 내포한 자유는 오늘날에도 자유를 누리기 위한 일정한 자격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자유의 성격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권력이 평등보다 자유를 더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에 반면 프롤레타리아였던 장 자크 루소에 의해 창시된 평등은 세계인권선언문 30개 조항 중 21개 조항을 차지하는 자유권에 비해 7개의 조항만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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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언문에서 평등권의 비중으로 알 수 있듯이 must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자유권에 비해 should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평등권은 세계인권선언문 제정된 시대적 배경을 생각해보면 인권의 발아는 평화의 씨앗으로 탄생한 것이 아닌 통치 수단으로서 국민이 법을 통해 국가를 통제해야 했던 것이 역기능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주주의란 수단을 통해 인간 존엄을 달성하기 위한 전제 중 하나인 자유가 평등과 조화되지 못하고 팽창해 날뛰는 신자유주의는 우리를 경쟁 사회 속에서 패배자를 만들고 패배자가 된 원인은 개인에게 묻고 국가의 책임을 지극히 협소하게 만든다. 

 

 하지만 평등만이 팽창한 사회 또한 유토피아를 실현할 수 없음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내가 살아가는 사회는 상호 연관성과 상호 불가분성, 상호의존성을 가진 자유와 평등이 제로섬 게임을 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등장한 딜레마들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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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권선언의 기만적인 점은 주어를 모든 인류라고 칭한다는 겁니다. 이 선언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국가의 반성문 정도의 의미를 지닙니다. 또한, 권리선언 권리의 주체와 책임을 규정해야 하는데 이것 또한 인류에게, 국가가 시민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김형완 교수님의 세계인권선언문에 대한 첨예하고 통찰력 있는 비판이었다. 

 

 아직 인권에 대하여 전반적인 이미지를 얻지 못한 나에게 세계인권선언문이라는 권위에 짓눌리지 않도록 해주신 대목이다. 

 

 청색혁명, 적색혁명, 녹색혁명을 이끈 것은 투쟁이다. 여기서 나는 나라와 국가를 분명히 정의 할 필요를 느꼈다. 나라는 국토라는 자연적 의미를 내포하는 반면에 국가는 인위적인 기구로서 복지국가론 같은 어떤 이데올로기로 포장을 하더라도 지배계급의 권력기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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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계급사회의 상부구조에서 가장 주도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권력기구인 국가가 어떻게 통제되어야하고 민주적인 시민이 되기 위해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두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압축된 인권에 대한 김 형완 교수님의 강연은 나에게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이나 금동미륵보살반가상처럼 사유를 하게 만드는 주제들을 안겨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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