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청년사업 2014-08-13   1371

[인턴후기] 인권재단 ‘사람’을 방문하고 – 연대의 의미

  참여연대 14기 인턴프로그램은 가만히 있지 않을 20대 청년친구들 23명과 함께 2014년 7월 1일(화)부터 8월 14일(목)까지 7주동안 진행하게 됩니다. 이 7주동안 우리 인턴 친구들은 인권과 참여민주주의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며, 직접행동을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함으로써 시민운동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 후기는 참여연대 14기 인턴 차태환 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인권재단사람, 방문하자마자 가장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화장실이었다. 단체에 돈이 없어서 화장실을 하나밖에 만들지 않았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설명해주시기 전까지는 왜 남녀 화장실이 공용인지에 대해 불평했다. 박래군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시기를 성소수자의 경우,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에 대해서 또는 어느 화장실을 들어가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남녀공용 화장실이라면 아무 거리낌 없이 드나들 수 있으니 그렇게 지었다고 말씀하셨다. 물론 공원에 있는 화장실이나 대부분의 화장실에서 시행하기는 어렵다고 보기는 하지만, 작은 건물부터 이렇게 차근차근 변화해 가고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한다면 후에 공원에 있는 공공화장실들이 이렇게 변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20140729_인턴14기_인권재단 사람 방문 (1)

 

 선생님은 95년부터 2010년까지의 자살률과 급격히 자살이 늘어난 년도에 대해 그리고 왜 사람들이 자살하는지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강의해주셨다. 대한민국은 95년도만 해도 자살률이 OECD평균치였는데 IMF가 터지고 그것이 비정규직 문제로 이어지고 부자감세, 청년실업 등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OECD국가 중 자살률이 최고치인 국가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차지했다.

 

 일을 열심히 안 해서 못 먹고 사는 것도 아닌, OECD평균 근로시간 최정상에 위치한 대한민국.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취업이 잘되는 것도 아닌 그런 나라가 되어버린, 돈 앞에 인권이 무너져버린 비참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통계로 낱낱이 볼 수 있었다. 이것이 남에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것에 대한 애통함과 내 친구들의 이야기와 가족들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어떻게 하면 이 현실이 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리 인턴들은 항상 생각해야겠다고, 또한 생각에만 그치면 변할 수 없다는 것을, 계속 무엇인가를 행동해야겠다는 것을 다 같이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40729_인턴14기_인권재단 사람 방문 (3)

 

 후에 인권의 상호연관성에 대해 강의를 들었다. 인권은 누구에게 다 중요한 것이지만 상대적으로 약자에 속한 사람들에게 더욱 중요한 것이라고.

 

 노동자와 기업임원, 사장이 있다면 인권은 상대적 약자인 노동자에게 더욱 더 중요하다. 하지만 기업임원이 성소수자일 수도 있고, 반대로 남성노동자가 가정에 들어가면 상대적으로 여성보다 강자의 위치에 있게 된다. 이럴 땐 여성의 인권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또한 여성이 기업 CEO가 될 수 있기에 인권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라고, 어느 누구나 항상 갑의 위치에 설 수는 없다는 것을 배웠다. 

 

 마지막으로 밀양할머니의 사례로 연대에 관해 설명하셨다. 다른 사례 또는 이야기만 듣는 그런 연대와는 달리 와 닿는 것이 많은 이야기였다. 할머니들이 밀양에서 공권력과 싸우고 있을 때, 아무 이유 없이 그저 같은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할머니들의 인권을 보장하려고 힘을 보탠 사례였다. 후에 할머니들도 자신들의 인권을 보장에 도와준 사람들에 고마워서 다른 시위에 참가하여 밭에서 캔 고구마도 나눠주고 같이 시위하였다는 이야기.

 

20140729_인턴14기_인권재단 사람 방문 (4)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참여연대 인턴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연대라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관심이 없었다. 솔직하게 시위에 참여해본 적도 없고, 나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그렇게 외면하면서 25년을 살아왔다. 하지만 선생님이 30년 동안  길거리에서 지내온 세월들, 그리고 거기서 받았던 인권탄압들을 들으면서 나 또한 연대에 대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세월호와 관련해서도 짧게 말씀해주셨는데, 부산에서 지낼 때, 그냥 안타깝다고 생각만 했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인턴활동을 하면서 굳이 인턴활동 프로그램이 아닌 날에도 시위도 가보고 몇몇 인턴들과 함께 새벽까지 비바람 맞으면서 같이 연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저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미안한 마음에 혼자는 돌아갈 수 없는 마음, 이게 나의 이야기가 된다면 나같이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고맙지 않을까 하는 생각, 32도가 웃도는 날씨에서 무엇인가를 보고, 듣다보니 소름이 끼치는 그런 상황들 왜 이러한 사회가 될 수밖에 없고, 되었는지에 대한 회의,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은 마음을 짧게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연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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