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청년사업 2013-02-15   2834

[인턴후기] 최저임금은 청년임금이다

[편집자주] 1월 2일부터 2월 5일까지 진행된 참여연대 11기 인턴들의 ‘직접행동’ 후기를 차례로 싣습니다. 25명의 인턴들은 총 4개의 조로 나뉘어 토론을 거쳐 교육, 복지, 언론, 노동에 대한 주제를 정하고 직접행동을 기획, 실행하였습니다.

 

최저임금은 청년임금이다

작성 : 참여연대 11기 인턴 고주형

‘왜 노동인가’

 노동 분야 쪽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쌍용차문제’ 때가 처음이었다. 어렸을 때 TV등 언론매체에서 ‘OO기업 내일부터 파업에 돌입’ 이런 문구들을 봐왔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하여 관심이 별로 없다. 사측의 입장과 노조의 입장이 둘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웠고, 그들의 문제를 ‘나’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되면서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느꼈고, 쌍용차 관련 기사, 책을 읽으면서 그들도 나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시민이자 공장의 노동자 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대기업에 다니든 중소기업에 다니든, 임금이 많건 적건 1퍼센트의 자본가를 제외하곤 모두가 노동자였던 것이다.

또한 교육의 반값등록금 시위를 통해 다른 한편으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처우가 얼마나 열악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대학생들의 생활은 참담하다. 오전, 오후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생활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러간다. 또한 주말에도 쉴 수 없다. 친구들과 술 한 잔 기울이며 이야기는커녕 알바만 안하면 좋은 주말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졸업하기가 힘들다. 또한 대학등록금 때문에 휴학하는 경우도 있다. 시급 4580원(2012년 기준)으로 일해서 몇 백만 원 하는 한 학기 등록금을 충당할 수 있을까?

 


‘FOR WHOM?”

 우리 조는 ‘열악한 청년노동문제’라는 주제를 가지고 최저시급문제를 살펴나가기로 했다. 그런데 청년이라는 단어가 10, 20대를 모두 지칭하는 것인지, 30대도 포함되는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그 중에서 법적으로 청년이라는 단어에 다들 주목을 하였다.

법적으로 청년은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시행령 제2조(청년의 나이)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제2조제1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나이에 해당하는 사람”이란 15세 이상 29세 이하인 사람을 말한다. 이렇게 법적으로 청년이라는 단어 쓰임에서 해당하는 만 15세 이상 29세 이하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기로 하였다.

또한 최저시급인상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것에 모두 동의를 했는데, 이 평범하면서도 당연한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참신하게 할 수 있는지 고민 중에 있었다. 저번 직접행동 워크숍에서는 흔히 접할 수 있는 빅맥 세트의 가격을 통해서 사람들의 의식을 환기시키고자 했다.

 


‘이제 시작’

 우리 샤우팅 개미 조는 ‘최저임금은 청년임금이다.’ 라는 슬로건으로 직접행동을 하기로 하였다. 처음에 샤우팅 개미라는 조 이름을 정할 때에는 우리들만의 고민이 있었다. 처음에는 ‘샤우팅’으로 조이름을 정하자고 정했다. 하지만 ‘샤우팅’이라는 단어와 우리 노동조의 의미가 직접적으로 닿는 것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이름을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하였다. 그중에서 생각나던 것이 개미였다. 개미는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노동자들을 상징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하였다.

다음으로 장소선정이 중요하였다. 후보로 나온 장소가 신촌, 홍대, 명동 이었다. 명동의 경우에는 우리가 직접행동을 하는 시간(오후 1시부터 3시 어간)에 직접 가서 살펴보았다. 유동인구는 많이 있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청년임금과는 거리가 먼 30~50대 분들이 많이 계셨고, 또한 외국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우리가 생각하는 슬로건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신촌과 홍대가 남았다. 신촌은 홍대보다 청년이라고 불리는 법적 청년인 만 15세부터 만 29세 까지의 시민들의 유동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정한 곳이 홍대다.

 

 직접행동을 나가서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기획을 하였다. 많은 것들 중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직접행동이라는 말에서 우리는 밖으로 나가서 시민들을 만나자는 말이 나왔고, 그리고 그 직접 행동할 날까지 준비를 하였다. 우선 날씨를 고려하였다. 추운 날씨라서 사람들에게 커피나 핫팩을 나눠줄 생각이었는데 결론적으로는 핫팩으로 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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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가 연대를 할 수 있는 단체나 기관이 있나 싶어서 찾아보았는데 청년 유니온이 우리의 눈에 딱 보였다. 그래서 그 단체에 가서 관계자들과 직접행동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협조를 요청하였다. 그리하여 노동자들의 권리가 어떤 것이 있으며 최저임금이나 간단한 상식을 적어놓은 책자를 지원 받았다. 그래서 핫팩을 나눠주면서 같이 나눠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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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문성을 더하여 청년 유니온에서 노동 상담을 받는 거리 상담사를 불러 직접행동을 함께 진행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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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행동’

직접행동의 당일에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최저임금은 청년 임금이다’라는 슬로건으로 직접행동을 하였다. 장소는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에 있는 걷고 싶은 거리로 정했다. 그리고 지나가는 시민들이 잘 볼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직접행동 드레스 코드는 선글라스를 쓰기로 하였다. 머리에 쓰는 피켓을 들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홍보를 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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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저녁에 뭐 드실래요?’ 라는 설문조사를 하였고, 직접행동 약 90분 동안 300명의 지나가는 시민들이 참여를 해 주었다. 이러한 설문조사를 한 이유는 2012년도 최저임금인 4580원, 2013년도 최저임금인 4860원 으로도 밥한 끼 사먹기 어렵다는 것을 좀 더 가슴에 와 닿을 수 있도록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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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를 마치고 다음으로 알바의 눈물이라는 알바들의 실태를 알려주며 자신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청년유니온에서 받는 소책자와 설명을 같이 해 드렸다.

 

이렇게 6주간의 인턴이 끝나고, 직접행동까지 마치고 나니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각각의 인턴들과 소감을 나누었다.

 

신준석 : “나는 직접행동을 하는 게 아니야. 90분간 리듬을 타는 거지.”

 

이정민 : 모두가 하기 귀찮아하는 학교 조모임과 달리 각자 개성이 강하고 의지가 있는 사람들끼리 모이니까 처음엔 힘들었습니다. 목표는 같은데 방법 때문에 이렇게 토론하고 고민한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함께했다는 성취감이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직접행동을 통해서 핫팩을 받은 300명의 시민들은 이제 최저시급이 얼마고 근로계약서를 왜 작성해야 되는지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 자체로 저는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송영빈 : 저는 사실 3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짧은 시간동안 우리의 캠페인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줄까 걱정했다. 하지만 다른 조원들도 와서 도와주고 팀장님도 도와주시고 특히 우리조가 준비를 잘하고 열심히 즐기면서 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반응이 좋았다. 또한 우리 조는 모두가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준비하고 홍대에서 직접행동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거 처음해본 것임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새하 :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사람들 각각 자기가 선호하는 방법은 달라도 같은 목표, 조금 더 살기 좋은 사회를 원하고 말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서로 다른 생각들을 모아서 세상에 외치니 작은 것 하나라도 바꿀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김지훈 : 90분 동안 300명 이상의 청년에게 최저임금은 생활임금이라는 것을 전달하였다. 우리가 나눠준 핫팩처럼 우리의 직접행동은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고주형 : 참여연대 인턴의 꽃은 직접행동이라고 생각 한다. 많은 강연과 토론과 방문 등등의 행동은 이러한 직접행동을 어떻게 하고 방식을 어떻게 하느냐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직접행동은 다른 단계로 나아가는 인턴들의 모습이라고 본다. 좀 더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우리가 추구하는 생각을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청년들에게 홍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일들이 있겠지만 이러한 직접 행동을 하고자 할 때에는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또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사람이 하는 일이 처음부터 완벽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직접 기획을 같이 하면서 방법이나 행동의 대안을 제시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면에서 참여연대 인턴 활동은 초석을 놓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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