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사무처 2014-04-14   1145

故 허세욱 회원님 7주기 추모제에 다녀왔습니다.

4월 13일(일) 고 허세욱 회원님의 7주기 추모제에 다녀왔습니다.
 

20140413_허세욱열사추모제

 
고 허세욱 회원님은
스스로가 생계가 어려운 택시노동자로 살면서도 누구보다 나눔을 실천하고,
그 누구보다 동지를 걱정하는 진정 ‘사람을 사랑하고 실천하는 노동자’였습니다.
참여연대 뿐만이 아니라 민주노조, 진보정당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를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2007년 한미FTA 반대운동에 자신의 모든 삶과 투쟁을 바치고 우리 곁을 떠나신지 어느 덧 7년이 되었습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추모사를 더합니다.

故 허세욱 회원님 7주기 추모사

 
故 허세욱 회원님,
 
낮이 밤보다 길어지는 사월,
생명이 죽음을 이기고 온누리에
눈이 시리게 부활하는 사월이 오면
우리는 이 자리에 모여 당신을 생각합니다. 
 
故 허세욱 선생님,
낮과 밤이 뒤바뀌어
권력에 꼬리치던 음지의 개들이
명예롭게 대로를 활보하며
국민을 물어뜯고 피로 새긴 역사를 더럽히는 이 밤
진실도 정의도 모두
‘종북척결’의 살벌한 싸이렌 속에
저 음습한 지하 그 심연 속으로
영원히 봉인되어 버릴 것 같은 이 밤
비정상이 정상으로 둔갑하는 
별빛 보이지 않고 앞 길 캄캄한 오늘 이 밤에
우리는 당신을 생각합니다.
 
외롭게 스러져간 세 모녀에게 절망을 안겨준
일인당 지디피 삼만불의 조국
오르고 또 올라도 추락하기만 하고
달음질치고 또 달음박질쳐도 뒤쳐지기만 하는 
99%, 재벌공화국의 민초들 머리 위로
민영화와 규제완화, 에프티에이와 티피피가
융단폭격처럼 쏟아져 내리는 이 반역의 밤,
국가의 횡포와 자본의 탐욕으로
쫓겨나고 내몰려 탄식하는 이들의 등 뒤에서
살인적인 손해배상, 벌금폭탄, 무더기 해고, 강제전출이
다시 비수처럼 내리꽂히는 
뼛속까지 시린 이 차가운 밤에
우리는 당신의 이름을 목놓아 부릅니다.
 
허세욱 열사여!
 
한결같은 곤색 작업복에
희끗희끗 스포츠 머리,
수줍게 웃으며 먼곳을 향하던
당신의 착한 눈빛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나는 절대로 위에 설려고 하지 않았다”      
언제나 몸 낮추어 대지에 입맞추던 들풀같은 이,,
낮은 곳으로만 흐르고 흘러 결국 스스로 바다와 하나가 된 이여 
 
“나는 내 자신을 버린 적이 없다”
어떤 권력으로도 굴복시킬 수 없었고
어떤 허세와 탐욕으로도 결코 모독할 수 없었던 
가난한 노동자의 존엄이여
그리하여 끝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오늘도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서    
참인간, 참노동을 향한 뜨거운 열망으로 살아 고동치는 이여
 
당신 앞에 모인 우리  
진실과 정의가 힘을 발휘하는 세상을 향해 
탐욕과 폭력이 더 이상 모독하거나 파괴하지 못하는 참인간의 세상, 
우리의 노동이 더 이상 서로를 죽이는 약육강식과 전쟁의 수단이 되지 않고 
뭇생명을 살리는데 쓰여질 참노동의 평화나눔세상을 향해
더 큰 우리, 더 넓은 우리를 찾아서
더 낮게 더 깊게 
우리 안에 살아있는 당신과 더불어 쉼없이 굽이쳐 가게 하소서.
어떤 반역으로도 거스를 수 없는 
큰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게 하소서.
 
2014. 4. 13.
참여연대 사무처장 이태호 상향(上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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