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통인동편지 2008-02-14   993

[통인동편지 3호] ‘참여연대 권력유착’ 호도에 대한 진실

안녕하세요.
참여연대 회원 여러분, 시민 여러분.
참여연대 최현주 팀장입니다.

국보1호 숭례문의 소실로 온 국민의 가슴에 대못이 박혔던 설 연휴였습니다. 저도 출퇴근하며 보던 숭례문이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지금 책임과 경위를 놓고 온 나라가 떠들썩하고 재건방향을 놓고 갑론을박 의견이 많습니다만,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연기가 되어 사라져버린 600여 살의 진짜 숭례문이 돌아올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불가역적인 프로세스가 사람-사람 또는 사람-조직 사이에서도 존재할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신뢰와 연관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사진그런 점에서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집중적으로 쏟아진 ‘시민운동 걱정’에 참여연대는 많이 아팠습니다. 이명박 후보 당선 요인으로 보수세력의 약진과 현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면서, 노무현 정부와 시민운동 전반을 도매금으로 취급하는 기사가 많았습니다.

‘권력을 얻고 신뢰를 잃은 시민단체’라는 식의 각종 기사와 사설들은 언론을 가장한 ‘시민운동 흠집내기’였고,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맏형격인 참여연대가 뭇매를 맞았습니다. 그 몽둥이에 붙은 라벨은 ‘참여연대 임원 150명이 정권에 참여했다’ ‘그래서 참여연대는 권력유착이다’는 것이 었고, 그 출처는 동일했습니다. 바로 재벌 총수들이 중심이 된 전경련 회원사들의 출자금으로 운영되며 그동안 ‘재벌 이익의 확대 논리’ 대변자였던 자유기업원. 이 기관의 용역을 받아 2006년 9월 발표한 유석춘 교수의 <참여연대 보고서>입니다. 이미 발표 당시에 학계 내부에조차 편파적 접근시각과 악의적으로 과장된 통계 등으로 비판을 받았던… 그야말로 이미 오류가 확인된 보고서를 인용해, 마치 사실인양 일부 언론이 호도한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단순히 시민운동에 대한 언론의 축소/왜곡보도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운동을 감싸고 있는 시민의 신뢰를 깨뜨려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여연대를 분석한 수많은 논문 및 보고서 중 유독 이 보고서를 반복 인용하는 것은 참여연대가 권력감시와 대안을 모색하는 단체로 받고 있는 국민적 신망을 깨뜨리기 위한 의도된 인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기업원 발행,『참여연대 보고서』에 대한 반론 -전문1
자유기업원 발행,『참여연대 보고서』에 대한 반론 -전문2
자유기업원 발행,『참여연대 보고서』에 대한 반론 -요약본
『참여연대 보고서』에 대한 반론 (다운로드 PDF)

“참여연대가 권력과 유착했다. 참여연대 임원 150명이 정권에 참여했다”는 악의적 오류를 결론을 내린 문제의 보고서에 대해, 참여연대는 뒤늦게 반론을 제기합니다. 그동안 참여연대가 이 보고서의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해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발간 당시에 이미 관련 같은 사회학계에 있는 학자들로부터 합리적 타당성 없는 분석방법론과 조작된 통계로 최소한의 학문적 엄밀성도 갖추지 못한 보고서로 비판을 받았던터라 굳이 참여연대가 나서서 지적하지 않더라도 바로 잡히리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연말부터 반복되는 보수언론의 ‘비판’을 가장한 ‘정략적 비난’으로 혹여 만에 하나라도 생길 오해를 막기 위해 뒤늦게라도 반론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참여연대가 오늘 <참여연대 보고서>에 대한 반론문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분명합니다. 보고서를 작성하신 분과 그 오류를 악의적으로 배포/유포하는 분들께 “진실을 호도하지 말라”라고 정중히 경고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참여연대를 아끼며 보고 계신 회원과 시민들께서, 허구의 <참여연대 보고서>에 시야가 흐려지시지 마시기를, 이를 악용해 시민운동에 대한 의도적 불신을 확대재생산하는 일부 언론의 호도에 시야가 흐려지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연대가 직접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반론문까지 내지만 한편으로는 참여연대의 공연한 노파심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한 회원께서는 “이미 다 알고 있는데 뭘 이렇게 고생스럽게 분석까지 했느냐고, 우리 회원들은 당연하고 알만한 사람들은 다 진실을 아는데…”하며 웃으시더군요. 물론 저희들도 그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세상의 불의에는 앞서 분노하고 세상의 고통을 함께 앓지만, 정작 스스로를 드러내고 변호하는 것에는 참으로 부족한 참여연대가 이번에는 정말 억울했나보다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추운 겨울입니다.
건강하세요.

– 참여연대 최현주 팀장 드림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