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활동✨100 1994-2014 2014-12-31   1492

[090] 청년연수와 인턴십 – 청년들이 맛보는 시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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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6기 인턴들이 한여름 복더위에 털모자와 목도리 등으로 꽁꽁 싸맨 채, 청년고용한파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 개요 ┃

참여연대는 대학생, 청년들이 시민운동을 배우고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 2006년 ‘청년연수프로그램’을 시작하여 2008년 이후부터는 ‘청년인턴’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다. ‘청년인턴’은 여름과 겨울 방학 중에 진행하고 있는데, 2014년 현재까지 14기 인턴이 배출되었다. 참여연대 인턴십은 단순히 자원활동이나 실습의 개념보다 한국 민주주의 역사나 굵직한 한국사회 현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강좌를 듣고, 토론하며, 직접행동을 스스로 기획하게 하는 등 일종의 청년 교육사업의 성격이 크다.

즉, 청년들이 한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비판적 시각을 갖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한편, 시민운동 현장의 치열함을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참여연대 인턴을 모집하는 방식이나 프로그램 내용도 계속 변화해왔다.

참여연대는 해외 단체에서 선발해서 파견한 해외인턴도 자체 판단에 따라 수용하고 있다. 또한 대학학점실습자로서 인턴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특정 과제 수행 또는 참여연대 업무에 대한 중·장기적 지원을 목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활동하는 자’ 혹은 ‘대학학점실습자라고 하여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 중에서 전공, 부전공 혹은 그에 준하는 범위에서 학점 인정을 받기를 희망하는 자’를 선발하여 운영하고 있는데(인턴 및 대학학점실습에 관한 내규 제2조) 현재 이화여대, 성공회대, 가톨릭대, 한신대 등 각 대학과 개별적으로 협약을 맺어 진행하고 있다.

┃ 청년연수프로그램 ┃

2006년 당시 참여연대에서 활동 중인 청년 자원활동가 7명을 대상으로 청년연수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첫 시작이었다. 방학 중이었던 8월 9일부터 25일까지 약 3주간 동안 참여연대는 물론 NGO와 시민사회운동을 이해하고, 청년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자는 취지였다. 프로그램은 기획연속 특강과 캠페인 진행, 시민사회단체 탐방, 부서 자원활동, 참여연대와 친해지는 시간 등으로 구성하였다.

1기 실험을 바탕으로 이후 2기부터 4기까지는 소정의 신청비를 받고 진행하였다. 2기 청년연수프로그램은 2007년 1월 9일부터 2월 5일까지 입법.사법, 권력감시운동을 중점적으로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16명의 청년들이 수료하였다. 이어서 3기는 4월 30일부터 5월 28일까지 ‘한미FTA 괴물인가, 선물인가’라는 주제로, 4기는 7월 2일부터 23일까지 <복지학교: 거침없이 희망UP! 최저생계비를 말하다>, <평화학교: Peace Now! Act Now! DMZ에서 바그다드까지> 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당시 청년연수 1기에 참여했던 대학생 오진욱 씨는 이렇게 평가했다. “참여연대에 관심은 많았으나, 대학에서 본 운동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우려도 되고, 주변에서도 걱정이 컸다. 막상 직접 참여해보니 시민운동은 학생운동과는 다르고 밝게 운동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연수 3기에 참여했던 유고은 씨는 “한 달 전, 제가 생각하는 진보란 색깔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제게 있어 진보란, 말 그대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내딛는 작은 발걸음’이 되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년 동안 진행된 청년연수프로그램은 2~30대 청년들에게 보다 가깝고, 친숙한 참여연대를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모색하는 데 있어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 청년인턴 ┃

청년연수프로그램 경험을 토대로 2008년 1월부터 참여연대는 청년인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여름, 겨울방학 기간인 7~8주 동안 당시 각 팀에 2~3명씩 자원활동가들을 배치하여 ‘인턴’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각 팀 자원활동과 연계하여 주 2~3일은 업무보조를 하고, 나머지 주 2일은 시민운동 교육과 직접행동을 기획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인턴사업이 기존 청년연수프로그램과 크게 달랐던 부분은, 각 부서 업무보조를 통해 시민단체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조금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것이었다. 당시에는 노동부 연수지원제를 이용하여 소정의 활동비를 개인별로 3~40만원씩 지급하였다.

청년인턴 프로그램에 지원한 이들은 참여연대에 관심이 있고, 시민운동을 경험해 보고 싶은 청년-대학생이 다수였다. 인턴 4기부터는 모집인원의 5배 이상이 지원하는 등 참여연대 인턴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초기에는 소규모(10명 내외)로 청년활동가로서의 역할 경험에 집중하였다면, 점차 참가자 규모가 커지면서(15~30명) 운영기간도 길어지고, 프로그램은 더욱 세분화 되었다.

하지만 8기부터는 노동부 연수지원제가 없어짐에 따라 소정의 활동비를 줄 수 없게 되면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다. 사무처 입장에서는 약 20명 규모의 청년들에게 7~8주간 식대를 제공하는 운영비 부담이 커지기 시작했고, 활동비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인턴’이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겨났다. 그래서 팀 업무 지원을 없애고, 시민교육과 직접행동 프로그램만으로 운영하면서 ‘인턴’이라는 이름 대신 다시 ‘청년연수’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소정의 참가비를 받기도 하는 등 여러 시도를 해보게 되었다. 그러나 설문조사를 통해 80% 이상의 청년들이 팀에 배치되어 시민단체를 직접 체험해보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는 답변이 나왔고, ‘인턴’이라는 이름하에 지원자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결국 현재 인턴사업은 이런 결과를 토대로 사무처의 비용지불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부서 업무 지원을 하지 않고, 교육과 토론, 직접행동 기획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당시 인턴 9기에 참여했던 청년들의 목소리를 잠시 들어보면 참여연대와 청년들이 한 층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삶의 전환점이었다. 개인적으로 진로의 방향성 그리고 삶의 행복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우연히 알게 된 참여연대 인턴으로 조금은 내 위치와 삶의 방향을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이 사회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고, 작은 행동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느끼며, 참여의 중요성을 자각하였다”, “소중한 사람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기존의 주류 언론에서 다뤄주지 않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 더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대한민국 어디서도 이런 알찬 배움과 교육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는 것 같다”, “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핵, 평화 등과 같은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시민활동가로서의 꿈을 키우게 되었다”, “이번 7주는 나에게 아주 굵고 짧은 방학이 되었다. 자격증, 영어공부에 쩔쩔매던 지난 방학과는 달리 이번 7주는 내 인생에 있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쳐 준, 터닝포인트였다”

┃ 해외인턴 ┃

참여연대 해외인턴십은 별도로 공모하지 않고 해외단체 등으로부터 제안반거나 자발적 신청자에 한해 선별적으로 받고 있다. 한국어 소통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영어로 업무 지원을 하며 일정기간 평화군축센터나 국제연대위원회, 혹은 희망부서에 소속되어 상근을 한다. 해외 인턴십은 2001년부터 받기 시작했는데, 주로 여름방학을 이용한 4주 내지 6주의 단기인턴이 많았다. 특히 미국 대학생이나 재미교포 학생들이 많았는데, 미국대학의 경우 다양한 시민사회단체 활동에 대하여 평가점을 주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이나 취직에 유리한 부분이 있어 인턴의 경험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대만 하오란 재단과 협약을 맺어 2명의 인턴을 받기도 했다.

해외인턴십은 재미한국인이나 외국인 청년들에게 참여연대의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고 한국 사회와 시민운동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지만, 참여연대 입장에서도 외국어로 된 정보들을 취합하거나 분석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한국 사회 쟁점과 시민운동 현장을 해외에 잘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외국어 소통의 문제는 해외인턴십을 적극 수용하는 데 장애가 되기도 한다. 참여연대 활동이 보다 국제화되고, 국제연대 활동이 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에 발맞춰 해외 인턴십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수 년간의 인턴 프로그램의 경험은 참여연대가 청년사업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사회를 짊어지고 갈 미래세대인 청년들이 현재 처해 있는 현실이 결코 희망적이지 않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보다 규모가 커지고, 프로그램도 다양해졌지만, 인턴십만으로 청년세대를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보다 도전적인 실험을 통해 향후 본격화될 청년사업과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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