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활동✨100 1994-2014 2014-12-31   2016

[089] 참여연대 보금자리 마련 캠페인 – 희망 1번지 문패를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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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회원·시민들과 함께 만든 희망1번지, 통인동 사옥으로 이사했다.

┃ 배경 ┃

1994년 7월 참여연대 창립을 준비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첫 보금자리는 용산역 광장 바로 앞에 있던 기원빌딩 4층이었다. 쥐가 자주 출몰하는 허름한 사무실에서 3년 가까이 지낸 후 1997년 6월 참여연대는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안국빌딩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다시 1년 후에는 안국빌딩 본관 옆 건물(신관) 2층과 3층을 빌려 이사했는데, 3층과 2층 일부는 사무실로 사용하고, 나머지 2층 공간에서는 「철학까페 느티나무」를 운영했다. 1999년 12월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여, 사무실 입구에서 방문객들을 맞는 ‘안내데스크’, 법조인과 국회의원들의 파일을 보관하는 ‘법조인 자료실’과 ‘민주주의의 벽’. 참여연대 살림살이에 도움을 주신 분들을 기억하기 위한 ‘후원자의 벽’ 등이 만들어졌다. 리모델링 이후 당시로서는 생소한 ‘시민단체 탐방 프로그램 : 참여연대 투어’를 일상 사업으로 진행하였고 참여연대를 찾는 학생들과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안국빌딩 건물 주인의 호의로 8년간 이사걱정 없이 사무실을 운영할 수 있었지만, 2005년 건물 전체를 리모델링하게 됨에 따라 참여연대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당시 참여연대 상근자는 50여 명, 자원활동가들까지 포함하면 7~80명이 상주하고 있었고 각종 회의 공간들을 감안하면 최소 2백평 이상의 공간이 필요했다. 또, 정부부처 등 주요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활동과 시민들의 원활한 참여를 위해서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지기도 어려웠다. 4대문 안에서 사무실을 얻을 경우 매월 지급해야 하는 임대료가 2천만 원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상근자와 임원들은 머리를 싸매게 되었다. 당시 9천여 명의 회원들이 매달 내는 회비 총액이 7500~8000만 원, 이 중 25% 이상이 임대료로 지출되어서는 조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명해 보였다.

┃ 2006년 보금자리 마련 캠페인 시작 ┃

수입의 상당 부분을 임대료로 지출하느니 차제에 사옥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그동안 참여연대 사옥 마련에 대한 논의는 간간히 있었으나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처음이었다. 시민단체가 건물을 소유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는 문제제기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당장 2006년 4월로 임대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곧 사무실을 비워야 하는 현실 앞에서는, 임대든 매매든 가릴 것 없이 시급하게 이사 갈 곳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상근자와 임원, 회원들을 한마음으로 묶었다. 2005년 12월에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보금자리 이전을 위한 특별모금이 승인되었고, 같은 달 열린 집행위원회에서는 임대와 매입 양방향을 동시에 고려하여 모금을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2006년 2월 본격적인 모금활동이 시작되었다. 「희망 1번지, 문패를 달아주세요-참여연대 베이스캠프 프로젝트」로 명명된 특별모금은 회원들의 지지와 참여로 힘을 얻었다. 두 달 여 만에 2천여 명의 회원들이 한 달에 회비를 두 번 내거나, 회비를 증액하거나, 매월 10만원씩 5년간 특별회비를 추가로 약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모금에 참여하였다.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높은 성과였다. 보금자리 마련 모금은 1인당 후원 상한액을 5백만 원으로 정했는데, 일시불로 후원금을 쾌척해주신 분들도 많았다. 안국동 건물 주인도 참여연대가 새 집을 지어 이사갈 때까지 건물 리모델링을 미루는 호의를 베풀어주었다. 회원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매월 2천만 원 가량의 임대료 비용을 감안하여 임대보다는 사옥을 마련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2006년 4월, 그 때까지의 모금액과 과거 10년간 모아온 씨앗기금, 임차보증금, 보유현금 등을 합치고 은행에서 8억 원을 대출받아 통인동 부지를 24억 6천만 원에 매입하는 것으로 보금자리 마련 캠페인이 일차 마무리되었다. 시민들의 기대와 회원들의 정성을 담아낼 수 있는 새 집을 짓는 행복한 고민과 더불어 건물공사 비용 마련을 위한 2차 모금을 전개했다.

┃ 회원·시민들과 함께 만드는 ‘희망 1번지’ ┃

부지 계약 즈음하여 구성한 ‘희망1번지 이전 추진위원회’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되 시민과 회원이 함께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최대로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애인의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시설(엘리베이터, 장애인용 화장실 등)과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강당, 모임방 등을 포함하여 본격적인 설계에 들어갔다.

문제는 돈이었다. 20미터 고도제한과 용적률 제한, 연약한 지반으로 인한 보강공사 등으로 시공비 견적이 생각보다 높게 나왔다. 애초 책정한 7억 원의 두 배 가까운 13억 원이 제시된 것이다. 내·외장재와 설비, 냉·온방 시설 등을 보다 저렴한 것으로 구비하여 공사비를 최대한 줄이기로 시공사와 협상을 마치고 드디어 2006년 12월 보금자리 건축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참여연대 임원과 상근자, 회원과 후원자들이 모여 8개월로 예정된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기원제를 지냈다.

통인동 보금자리는 151평 대지에 건폐율 50%, 용적률 200%로 지하 1층, 지상 5층, 최대 건평 370평의 건물로 탄생했다. 지하 1층에는 시민교육장으로 사용할 강당과 소규모 회원·시민 모임을 위한 세미나실, 방음실(참여연대 노래패 ‘참좋다’ 연습장 및 녹음공간으로 활용), 참여연대의 역사를 모아두는 자료보관실을 두었다. 1층에는 안내데스크와 사무공간(현재는 ‘카페통인’으로 운영 중이다)이 자리잡았고, 건물 외부에 주차장을 두었다. 최대 8개 차량이 이용 가능한 주차장은 업무 외 시간과 주말에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 2층부터 5층까지는 상근자와 자원활동가들의 사무공간과 중·소규모 회의실로 구성했다. 옥상에는 목재데크를 깔고 소나무를 심어 정원 겸 문화행사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지하 공간의 채광과 통풍은 선큰(Sunken)을 설치하여 보완하였고, 선큰 위로 구름다리를 놓아 2층에서 뒤뜰로 이어지도록 하였다.

착공 후 8개월여가 지난 2007년 8월, 드디어 이삿날이 정해졌다. 9년 여간 한 곳에 머물 수 있었던 행운만큼이나, 엄청나게 쌓인 자료와 잡동사니, 묵은 먼지를 며칠 만에 다 정리하고 치워야 하는 문제도 만만치 않았다. 이미 건축비가 상당히 초과 지출된 탓에 이사 전문업체를 통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한여름 일주일 동안 짐을 싸는 상근자들의 몸에서는 쉰내가 풀풀 날렸다. 이사 전날에는 안국동 주민들과 통인동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떡 한 접시로 작별인사와 입주인사를 나누었다. 이사 후 한 달이 지난 9월 8일, 참여연대는 함께 집을 지은 회원들과 시민들을 위해 대문을 활짝 열었다. 창립기념식과 집들이를 겸한 이날 ‘2007년 회원대동제’는 회원들과 시민들이 가져온 작고 큰 집들이 선물들로 작은 동산이 만들어졌다.

보금자리. “새가 알을 낳거나 깃들이는 곳, 지내기에 매우 포근하고 아늑한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표준국어대사전). 참여연대 통인동 사옥은 일하는 사람만의 보금자리여서는 안 된다. 건물이 시민들과 회원들의 자발적인 후원과 지지로 만들어진 만큼 그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것은 물론 그 건물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희망에 차있고, 힘을 얻어야 그 집은 진정한 ‘보금자리’가 될 것이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지금 참여연대는 통인동 사무실을 연 지 7년 만에 참여연대는 건물 내부 공사를 진행했다. 일명 ‘시민의 놀이터’ 프로젝트이다. 회원과 시민들이 보다 많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한 것이다. 회원은 물론 지역주민들과 청년들이 언제든지 편하고 쉽게 참여연대 문턱을 드나들 수 있도록 공간을 개방하고, 교육은 물론 전시, 공연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도록 과감히 리모델링했다. 대신 업무 공간은 줄이되 효율적으로 재배치했다. 이러한 공간 개선은 창립 20주년을 맞은 참여연대가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다짐의 또 다른 표현이다.

┃ 간단 연혁 ┃

참여연대 보금자리 마련 캠페인은 2005년 김기식·박영선 공동사무처장 시절에 시작되어 2007년 김민영 사무처장 시절에 마무리되었다.

  • 2005. 12. 15. 운영위원회에서 보금자리 모금 추진 결정
  • 2005. 12. 26. 집행위원회에서 건물임대와 매입을 모두 염두에 두고 모금하는 방안 결정
  • 2006. 2. 27. 상임집행위원회에서 이전추진위원회 구성 결정
  • 2006. 4. 13. 통인동 132번지 부지 매입 계약
  • 2006. 5. 15. 통인동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
  • 2006. 12. 4. 통인동 사옥 착공식
  • 2007. 8. 10. 통인동으로 이사
  • 2007. 9. 8. 창립기념식 및 집들이를 겸한 ‘2007 회원대동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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