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센터 표현의자유 2024-02-23   438

[논평] 대통령 풍자도 못하는 나라인가

방심위의 ‘가상 양심고백연설’ 접속 차단 의결은 표현의 자유침해

류희림의 과잉충성이 공적 심의 기구 망치고 있어

오늘(2/23) 오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 이하 ‘방심위’) 통신심의소위원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가상으로 꾸며본 윤 대통령 양심고백연설>영상에 대해 긴급심의를 진행하여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접속차단을 의결했다. 사회 질서 혼란을 야기한다는 것이 이유이다. 이 영상은 누가보아도 대통령 윤석열의 국정운영에 대한 풍자이자 비판임을 알 수 있도록 “가상으로 꾸며본”이라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류희림 위원장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과잉충성이 공적 심의기구인 방심위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희림 위원장은 공적 기구인 방심위를 대통령 심기보호 도구로 삼지 말아야 한다. 이 정도의 대통령 풍자도 용납하지 못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 2MB18NOMA 트위터 계정 차단, G20쥐그래피티 형사처벌 시대로의 회귀이자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을 전면 차단하고자는 시도와 다르지 않다. 

경찰청은 이번 영상에 대해 ‘허위사실에 의한 윤대통령의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며 방심위에 삭제 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윤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들은 얼마든지 자신의 찬반 의견을 말 할 수 있다. 이 영상을 본 사람이라면 비유나 조소적 표현을 통해 그 시대의 정치현실, 사회상, 인간의 결함이나 불합리, 허위 등을 빗대어 비판하는 풍자라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이번 영상의 경우 게시된 것은 지난해 11월인데 그동안 이 영상물로 혼란이 야기되었는가. 더구나 영상물은 ‘가상’이라고 분명히 표시했다. 이런 정도의 정치 풍자, 대통령 풍자도 못하는 나라인가? 권력자에 대한 ‘풍자’를 막는 국가를 우리는 독재국가라 부른다. 경찰청의 심의 요청은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위법적 공권력 행사이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명예훼손 당사자라면 대통령이 직접 대응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그럼에도 경찰이 누군가의 ‘신고’를 명분으로 명예훼손혐의로 윤대통령 ‘대신’ 방심위에 심의를 요청한 것은 대통령 심기 보호를 위해 방심위를 이용하는 부당한 행위로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무엇보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긴급심의를 위해 통신심의규정 제8조 3호 카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이라는 보충적인  조항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위 영상은 오히려 통신심의규정 제8조 4호와 관련이 있으나 통신심의규정 제8조 4호에 해당되지 않으니 통신심의규정 제8조 3호  카목을 자의적으로 적용하였음은 명백하다. 통신심의규정 제8조 3호 카목은 가목 내지 차목의 내용에 해당하지 않지만 이 조항들과 유사하게 사회적 혼란을 현저하게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에 해당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 영상은 사회적 혼란을 현저하게 야기할 우려가 없다는 것은 영상에서 ‘가상’의 내용임을 밝혔기 때문에 이 영상을 보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조항은 오랫동안 권력 비판 게시물에 대한 자의적 제재 근거로 악용되어 폐지 요구가 있어왔다.

방심위의 이번 <가상으로 꾸며본 윤 대통령 양심고백연설>영상에 대한 긴급심의는 날리면_바이든 심의에 이어 공적 심의기구를 아예 대통령 심기보호를 위해 표현의 자유 침해 기관으로 변질시킨 단적인 예일 것이다. 지난 2022년 문체부는 부천국제만화축제에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차>를 게시한 데 대해 엄중경고를 내려 세간의 비웃음을 산 바 있다. 대통령 경호처는 최근 대통령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낸 강성희 국회의원과 카이스트 졸업생을 ‘입틀막’하여 끌어낸 바 있다.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나 비판은 아예 듣지도 보지도 않겠다는 것이다. 터져나오는 국민의 목소리를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반발은 더 게세어질 뿐이다. 이번 방심위의 억지 심의, 대통령 심기 보호용 과잉충성 심의의결는 철회되어야 할 것이며,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방심위가 어떠한 업무를 하는 기관인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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