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정보사회 기본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시민사회단체 33대 공약질의에 대한 대선후보 답변 공개

– 네 후보 모두 “열손가락 지문날인 제도”의 개선 약속

– 네 후보 모두 공공기관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사용 확대를 위한 정책 펼 것 다짐

– 이회창 후보, 프라이버시권에 전향적 자세, 반면 표현의 자유 보장에는 가장 소극적

– 노무현 후보, 현 정보통신부의 주요 입장과 정책을 대부분 수용

– 권영길 후보, 통신위원회 독립 및 문광부 소관의 민간자율적 내용규제기구 설치 주장

– 김영규 후보, 인터넷 내용규제 제도 및 주민등록제도 폐지

지난 11월 14일, 23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제안한 ‘정보사회 기본권 보장을 위한 33대 공약’에 대한 주요 대선 후보들의 입장이 공개되었다. 각 후보들은 정보화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쟁점들에 대해 소신껏 입장을 밝힌 답변지를 보내왔으며 그 결과가 이들 시민단체에 의해 분석되어 발표되었다.

네 후보는 몇 가지 정책에서 한 목소리를 냈다. 네 후보 모두 현행 열손가락 지문날인 제도가 지나친 제도이므로, 당장 혹은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응답했다. 또한 공공기관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사용을 확대하여 정부 예산 절감과 국내 IT 산업 발전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두겠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정보공개법의 정보 공개 대상 범위 확대, 초·중·고교 인터넷선 국가 부담 제공, 네티즌의 정치 참여를 보장하는 형태의 선거법 개정안 마련 등에도 같은 목소리를 내었다.

한편 후보들간의 인식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분야도 상당수 있었다. 대부분의 이슈에 있어서는 보수정당의 두 후보와 진보정당의 두 후보가 서로 입장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이동전화요금 인하에 대해서는 다른 후보들이 모두 1만원 수준으로의 인하를 약속한 반면, 노무현 후보는 현행 유지를 주장했다.

한편, 정보화촉진기금의 축소에 관해서 이회창 후보와 김영규 후보는 찬성 의사를 밝힌 반면, 노무현 후보와 권영길 후보는 각각 산업 발전과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여, 보수 대 진보의 구도가 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주민등록업무의 지자체 이관에 대해서는 노무현 후보만이 찬성의사를 밝힌 반면, 이회창 후보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권영길 후보는 사회복지 등의 공공정책 달성을 위해 중앙 정부가 주민등록 업무를 관장해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내 놓았다. 김영규 후보는 주민등록제도 자체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프라이버시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어 비교적 전향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평소 도감청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문제제기해왔던 한나라당의 후보답게, 이 후보는 프라이버시 보호위원회 설치와 프라이버시 영향평가제도 도입, 통신비밀보호법의 통신사실확인자료 조항 폐지와 전국단위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사업 재검토 등 다수 공약을 수용했다.

특히, 이 후보는 지적 재산권과 관련된 대다수 이슈에 대해 산업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주장을 했음에도, 정보통신부의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 담당 직원에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인권 침해를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 후보는 표현의 자유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 대표되는 현재의 내용규제 제도를 거의 수용하고 있다. 나아가, 청소년 보호법에 규정된 청소년 유해매체물 기준 중 동성애 관련 기준과 사상 / 역사관 관련 기준에 대한 개정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IT 산업 발전 중심의 현 정보통신부 정책을 대부분 그대로 채택하고 있었다. 노 후보의 정책 대부분은 이회창 후보와 별반 차이가 없었으며, 프라이버시 권리와 관련된 정책에서는 이회창 후보보다 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동전화 요금 인하와 정보화촉진기금 축소에 반대하는 반면 인터넷 주소자원관리법 제정에 찬성하는 것 역시 유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겠다. 다만 청소년보호법의 청소년 유해매체물 기준과 관련하여 사상 및 역사관에 관련된 조항은 개정할 것을 주장하는 대목에서 노 후보의 개혁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노 후보에게서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일부 문항에 대해 아예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 후보는 프라이버시 관련 사안 중에서도 ▲ 전국단위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사업 중단 ▲ 노동자의 프라이버시 침해와 관련된 사안에서 집단적 동의권 인정 등 두 사안에 대해 답을 하지 않았다. 또한, 지적재산권 관련 사안 중에서도 ▲ 영업방법(BM) 특허 금지 ▲ 디지털 도서관 원격 접근 허용 ▲ 글리벡 강제실시 허용 등 정보통신부 이외의 부처들이 담당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을 주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정보화 관련 이슈 전반을 ‘이용자의 권리’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 권 후보는 정보사회와 관련된 기본권으로 ▲ 표현의 자유 ▲ 프라이버시 권리 ▲ 정보 평등권(혹은 정보 접근권)의 세 가지 권리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 권리들을 실현하기 위해 각각 ▲ 정보통신윤리위원회 폐지 및 문화관광부 소관의 민간자율기구인 (가칭) 인터넷 내용심의위원회 설치 ▲ 사생활보호법 제정 및 사생활보호위원회 설치 ▲ 통신위원회의 독립성 강화를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권 후보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안한 대부분의 정책을 수용했으나, 단 두 가지 부분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그 하나는 주민등록 업무의 지방자치단체로의 이전 문제였다. 권 후보는 사회복지 등의 공공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가 주민 정보를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하나는 정보화 촉진기금의 축소 문제였다.

권 후보는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며 이런 공공 이익을 위한 재원으로 현행 정보화 촉진기금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보화 촉진기금을 축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당 김영규 후보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안한 정책 모두를 그대로 수용했다. 특히, 김 후보는 정보 사회와 관련된 각종 인권 침해의 핵심으로 공권력을 지목했다. 이에 따라 김 후보는 정보 사회에서 공권력이 행사되는 대표적인 기제인 내용 규제와 주민등록제도에 대해 매우 급진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즉,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서는 민간자율 규제모델을 포함한 모든 내용 규제 정책에 반대했으며, 주민등록제도에 관해서도 주민등록증 즉각 폐지 및 주민등록제도 자체의 단계적 폐지 입장을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안한 33개 공약 및 각 후보들의 답변에 대한 더욱 상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정보 대통령을 찾아라”(http://www.IT-presiden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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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회 기본권 보장을 위한 33대 공약 제안 시민사회단체

광주인권운동센터, 다산인권센터, 동성애자인권연대,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부산정보연대PIN, 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 인권실천시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정보공동체실현시민모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정보공유연대 IPLeft, 지문날인반대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평화인권연대,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 한국동성애자연합,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이상 23개, 가나다 순)

한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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