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장 되풀이하는 앵무새 특검의 면죄부 수사

이건희 차명주식 개인재산이라는 것은 삼성 주장 되풀이 하는 것    
떡값 검사 무혐의는 검찰 출신 특검의 제식구 감싸기 비난 자초하는 셈

 오늘(24일) 일부 언론에 따르면 삼성특검팀이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자와 임채진 검찰총장 등에 대해 공소시효 만료와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불기소 처분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특검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당시 김인주 사장이 구조본이 아닌 삼성전자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에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잠정 결론짓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삼성생명의 차명주식에 대해서도 선대의 상속재산으로 이건희 회장의 차명지분이며, 처벌근거가 없어 무혐의 처리 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삼성의 각종 불법행위 전반에 대해 특검이 납득할 수 없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위원장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는 지난 6개월 동안 소문만 무성하게 냈을 뿐, 삼성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해 읊조리는 특검의 면죄부 주기 수사를 엄중히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그룹의 각종 불법행위를 폭로한 이래 줄곧 삼성측으로부터 일상적 관리를 받아온 ‘삼성장학생’ 또는 ‘떡검’이 검찰에 존재한다는 의혹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삼성의 불법행위 수사를 위해 특검이 구성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자체가 이미 삼성의 사회 전방위에 걸친 로비의혹에서 검찰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의 방증(傍證)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검찰에 대한 불법로비 의혹에 대해 한 점 숨김없이 밝혀야 할 특검이 오히려 해당자에 대한 소환조사 한 번 하지 않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적은 인력으로 수사해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감안한다 할지라도 단 한 차례의 소환조사나 공여자와의 대질신문 등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 내려는 어떠한 시도도 없었다는 점은 특검이 애초부터 이 사건에 대한 수사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밖에 달리 보기 어렵다.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자는 삼성그룹 전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돈을 전달했다고 밝혔으며 임채진 검찰총장은 삼성측의 뇌물을 정기적으로 받아온 관리대상이었다는 진술이 있었다. 즉 삼성그룹이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자와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뇌물을 전달한 것은 1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을 것인데, 그렇다면 위 2명에 대한 뇌물수수의 공소시효는 상당기간 남아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삼성 특검의 수장인 조준웅 변호사 본인이 검찰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부실 수사는 결국 제 식구 봐주기 수사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삼성특검이 공소시효 만료로 불기소 처분 하겠지만 위 2인에 대하여는 향후 철저한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혐의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한 후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수사기관의 원칙인데, 불기소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것은 결국 여론무마용 쇼를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또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당시 김인주 사장이 구조본 소속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사건의 수사대상자가 아니라는 특검의 입장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김용철 변호사도 증언하다시피 구조본 소속 임원들의 경우 그룹 계열사 소속 겸임이 일반적인데도 형식논리로 핵심 관련자인 김인주 사장을 수사에서 제외시키려는 특검의 의도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특검이 삼성생명의 차명주식에 대해서도 이건희 회장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개인 재산으로 보고 명의 제공자들이 이미 세금을 납부했기 때문에 처벌근거가 없다는 의견을 정리했다는 것은 특검 수사가 삼성의 주장과 논리를 충실히 반영한 면죄부 수사라는 점을 증명한다.

 이건희 회장측이 차명 계좌의 비자금을 회삿돈이 아닌 선대의 가산이라 주장할 것이라는 점은 특검 시작단계부터 예상되었던 바이며, 지금 특검은 이처럼 예정된 삼성의 각본을 확인해주는 꼭두각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차명계좌와 차명주식을 통한 비자금 조성과 운용, 불법자금으로 사회 전방위적 로비활동 전개 등 관련된 모든 불법행위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도 펼치지 않고, 이건희 개인재산으로 결론짓는 특검 수사는 결코 수용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  

 그동안 줄곧 특검은 짧은 수사기한과 한정된 인력, 공조협력하지 않는 유관기관으로 인한 사실관계 파악의 어려움, 광범위한 수사범위 등을 이유로 수사의 어려움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짧은 기간으로 인해 충분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과 불법규명에 대한 아무런 의지 없이 어물쩍 의혹을 덮으려는 시도를 구분하지 못할 국민은 없다. 참여연대는 ‘태산명동서일필’ 격으로 소리만 요란했던 특검의 수사결과를 전혀 인정할 수 없다. 조준웅 특검팀의 야단법석은 결국 삼성에 면죄부를 주기위한 한편의 잘 짜여진 연극에 불과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며, 이를 엄중히 규탄하는 운동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

논평원문-삼성주장되풀이하는특검.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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