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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감시센터    공직사회 부패와 권력남용을 감시합니다

  • 국가정보원
  • 2022.06.15
  •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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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행위 주체인 국정원의 사찰정보·자료 관리 또 다른 국가 폭력

특별법 제정 위해 국회는 당장 논의 시작해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정원에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분들을 존안자료, X파일을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역대 정권들에서 민간 사찰을 불법적으로 자행했고, 해당 정보와 자료들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한 달 전까지 국정원장으로 있던 인사가 확인해준 것이다. 박 전 원장의 발언을 통해 시민사회가 요구해 온 국정원 민간사찰 진상규명 특별법(이하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이 다시금 확인됐다. 국회와 정부는 독립적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정보주체에 대한 사찰정보의 공개, 사찰정보의 사용금지ㆍ폐기, 책임자 처벌, 피해자에 대한 배보상 등을 규정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당장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국정원은 특별법 제정 여부와 상관없이 사찰피해자들에게 해당 자료들부터 당장 공개하고 진상조사에 협조해야 한다.

 

박 전 원장의 발언이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건 아니라고 하나, '존안자료' 등 불법 사찰 자료들을 직접 확인했다는 전직 국정원장의 발언을 이대로 넘길 수는 없다. 이미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이 국회의원과 언론인, 연예인,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을 광범위하게 불법적으로 사찰하고 공작을 자행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 명진스님,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 MBC PD수첩 등 시민사회와 언론인에 대한 광범위한 불법 사찰과 공작을 진행한 사실도 피해당사자들의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일부 자료들만 공개됐다. 또 검찰 수사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세월호 참사 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 대한 사찰과 공작 사실도 드러났다. 역대 정권들의 정보기관들이 '국가안전보장'을 구실로 아무 혐의도 없는 민간인들을 '적'이나 '척결' 대상으로 규정해 사찰하고 공작을 벌인 행위는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국가 폭력이다. 여야 정치권은 정쟁으로 사안의 본질을 희석해서는 안 된다. 박 전 원장도 국정원장 재직 때 자신이 파악한 사항을 보다 더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국정원의 반인권적 국가 폭력 행위에 대해 더 늦기 전에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자신들의 불법행위로 만들어진 정보들과 자료들을 내놓으라는 사찰 피해자들의 정당한 정보공개 청구에도 '문건을 특정하라'며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은 민간 사찰과 관련한 자체 감찰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했으나, 생산된 정보와 관련 자료들을 극히 제한적으로 일부만 공개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국회 정보위원회는 2021년 '국가정보기관 사찰성 정보 공개 촉구 및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그러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결의안만으로는 국정원의 불법 사찰과 공작에 대해 형사처벌의 시효가 남은 사례들조차도 수사는커녕 진상조사조차 착수할 수 없다. 박 전 원장이 국회에 특별법 제정을 요청하기까지 했으나, 국회는 단 1건의 진상규명법안 발의도 없이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 틀림없는 사실은 조직적 불법행위를 벌인 국정원이 해당 정보와 자료들을 마치 자신들의 소유물인 양, 제대로 공개하지도, 폐기하지도 않고 여전히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자체만으로 불법 사찰과 공작 행위만큼이나 또 다른 국가 폭력이다. 국정원은 정보공개 청구 여부와 무관하게 적어도 사찰피해자들에는 조건 없이 해당 자료들을 공개함으로써 불법행위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늦었지만 국회와 정부는 이제라도 특별법 제정 논의에 당장 나서야 한다. 특별법에 근거해 김영삼 정부 이후 이루어진 국가정보기관들의 모든 불법 사찰과 공작 행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특별법 제정 이전이라도 정부 차원에서 민관합동으로 독립적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서 형사처벌 가능성에 상관없이 모든 진실을 밝히고 드러내야 한다. 국정원이 불법적으로 만들어낸 정보들과 자료들은 중대 범죄의 증거일 뿐, 국가안보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국정원이 안보 논리 뒤에 숨어서 진실을 은폐하려 하거나 진상규명을 방해하려 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 국정원 등 국가정보기관들이 벌인 국가 폭력에 대해 진상규명조차 하지 못 한다면, 정권의 이해에 따라 정보기관들의 불법행위는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기관들로 하여금 불법사찰의 고리를 끊고, 민주적 통제에 따르도록 만들 책임은 오롯이 국회와 윤석열 정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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