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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권법연구회 외압 지시 의혹, 대법원장이 직접 해명하라

대법원장 중심의 법관 인사권 독점이 사건의 근본 원인
국회 법사위는 진상규명 착수하고 법원 인사제도도 개혁해야

 

어제(3/6) 한 언론보도에서 대법원이 인사권을 남용하여 법원 내부 학회 중 하나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활동을 축소시키고 와해시키라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법원장이 독점하고 있는 인사권을 무기로 법원의 문제점을 개선해보려는 법관들의 정당한 노력을 억압한 심각한 사건이다. 대법원은 즉각 이에 대해 해명하고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과를 포함한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도 진상조사에 착수하고 법원 인사제도 개혁을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2월 20일 국제인권법연구회에 소속된 한 판사를 법원행정처로 발령하면서,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진행 중인 설문조사의 결과 발표를 축소하고 학회의 와해를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가 해당 판사가 강하게 반발하자 발령을 취소했다고 한다. 해당 설문조사는 한명 한명이 개별 헌법기관인 법관의 인사를 대법원장이 일괄 장악하고 있는 현 제도로 인해 각 재판이 영향 받을 수 있는 문제를 지적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였다. 그런데 이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무마하려고 했다는 것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자 헌법이 보장한 법관의 독립과 개별법관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심각한 사건이다.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이 보하고 대법원의 정책과 행정을 관장하는 곳이다. 그렇다면 이번 사안은 행정처장 단독이라기보다는 대법원장이 책임을 져야할 사안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발령 취소는 해당 판사가 스스로 원한 것이었고, 학회 활동을 축소하라는 지시를 한 적도 없다고 해명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무리한 인사 발령 변경에 대해 납득할 만한 수준의 해명이 아니다. 해당 설문조사와 학회의 성격, 법원행정처에 대한 대법원장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 사안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승태 대법원장이 직접 해명하고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책임 있는 사과와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도 즉각 이 사건의 진상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아울러 이 사건의 근본적 배경인 법원의 인사 제도 개혁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 대법원장의 인사 전횡 문제는 이미 하루 이틀 제기된 문제가 아니었다. 현재 법원의 인사 제도는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 구조이다. 이러한 위계적인 제도가 헌법에 보장된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에 집중된 인사권의 분산이 필요한 이유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거치면서 청와대가 국정원을 동원하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까지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 내부에서조차 법관들의 활동에 대해 대법원이 외압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의 진상이 명백히 규명되고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끝없이 추락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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