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21년 12월 2021-11-30   1403

[만남] 책으로 만난 사이- 김동환 · 박태근· 황미정 회원

책으로 만난 사이

〈책사이다〉 100회 특집
– 김동환 · 박태근· 황미정 회원

월간참여사회 2021년 12월호 (통권 291호)

<책사이다>는 참여연대가 만드는 책 팟캐스트다. 방송을 끌고 가는 진행자와 패널이 모두 참여연대 회원이다. 당연히 만나서 하는 얘기의 주는 책이고, 정치·사회 이슈는 부다. 2016년 7월, 파일럿 첫 방송을 시작해 어느덧 100회라는 장수(?) 프로그램이 된 <책사이다>는 100회를 끝으로, 시즌1을 마무리한다. 참여연대 회원이라는 공통점 말고는 직업도, 나이도, 성별도 다른 이들이 어떻게 ‘책’만으로 100회 짜리 방송을 이어올 수 있었을까? 듣지 않고 보는 시대, 이들에게 <책사이다>는 어떤 공간이었으며 이들이 참여연대에 남긴 것은 또 무엇일까.  <책사이다> 녹음 현장을 찾아간다.

제작

김느낌

김동환, 2017-04 가입

기자, 현재는 일반 회사원

➊ 참여연대 가입계기 기자 시절 선배 권유로 뜬금없이 <참여사회> 편집위원 활동을 하게 됐고, 이후 천천히 참여연대에 젖어듦…

➋ <책사이다> 100회 맞이한 소감 살면서 뭘 이렇게 진득하게 하게 될 줄은…. 돌아보니 오래 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하게 될까 같은 생각을 아예 해 본적 없는 듯. 그냥 당연하게 녹음 했던 거 같다.  

➌ 100회까지 할 수 있었던 비결? 황주부님과 테오박님(구 바갈라딘) 뛰어난 방송력(?) 덕분. 황주부님은 대중적 설득력이 뛰어나고, 박테오님은 이야기 흐름을 빠르게 파악해 완급을 조절하며 재미있는 지점으로 끌어가는 진행력이 뛰어나다. 

➍ 가장 즐거웠던 에피소드 함께 책을 읽고 대화하는 것은 일종의 강신술降神術 같은 느낌이 있다. 책이 좋으면 소개하는 나도 더 힘이 난다. 세 명이 다 이런 상태에 몰입되는 시기가 매년 ‘올해의 책’ 소개하는 11월인데, 역시 그때가 가장 재밌고 대화도 밀도 있었던 것 같다.

➎ 나를 가장 괴롭혔던 책 95회 ‘선진국 대한민국의 조건’ 편에서 소개한 《우리는 복지국가로 간다》. 보통 주제 따라서 보다 보면 소개할만한 책이 바로 나오는데, 이땐 책 선정에 상당히 애먹은 기억이. 그만큼 마음에 들었던 책. 

➏ 기억에 남는 청취자 반응 아내가 이번 회차 재밌다고 해줄 때 가장 기분이 좋고 기쁩니다…(먼산)  

➐ 나만의 독서 습관이나 버릇 책을 꼼꼼하게 읽지 않아요. 한 번 스르륵 보고 정말 좋은 책일 경우만 문장을 뜯어보며 읽습니다. 소개했던 책 중에 절반 정도가 그런 책이었던 것 같네용. 

➑ <책사이다>를 통해 얻은 것 사람이 말을 안 하면 말을 유창하게 잘 못하게 되는데, 장시간 말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이미 많은 것들을 얻었습니다. 원래 달변이 아니지만 <책사이다>가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말을 못했을 거예요.  

➒ 청취자들에게 한 마디 즐거운 책 찾으실 수 있기를. 

➓ 나에게 참여연대란? (다섯글자) 또/다/른/자/아

황주부

황미정, 2009-06 가입 

프리랜서 기획자(아카데미느티나무 원장)

➊ 참여연대 가입계기 아카데미느티나무 서양미술사 강좌를 들으러 왔다가 좋은 강의가 너무 많아서 회원이 되면 30% 할인해준대서 가입. 

➋ <책사이다> 100회 맞이한 소감 농담으로도 ‘100회까지 합시다’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 내가 이렇게 성실한 사람일 줄은.(웃음) 새로운 것만 좋아하고 진득하지 못해서 늘 걱정하시던 엄마에게 자랑하고 싶네요.

➌ 100회까지 할 수 있었던 비결? 매번 오늘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하기보다 오늘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기대감이 들었던 점이 비결인 것 같다.  

➍ 가장 즐거웠던 에피소드 30회 ‘겨울밤 뜨거운 이야기’ 편. 분명 에로틱한 책을 고르기로 해놓고 제대로 배신당한 기억이(웃음). 권력욕과 성욕, 로맨틱과 에로틱, 규범과 사랑에 대해 그렇게 편하고 재미있게 이야기 나눠본 적이 있나 싶다.

➎ 나를 가장 괴롭혔던 책 《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 평소 궁금한 주제를 찾아서 책을 읽는 편인데, 잠을 자는 이유를 알기 위해 500쪽이나 읽어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ㅠㅠ

➏ 기억에 남는 청취자 반응 10년전 쯤 가르쳤던 제자가 <책사이다>를 듣고 “선생님 맞죠?” 하며 전화 왔을 때, 참여연대 행사에서 만난 회원이 “혹시, 황주부님?” 하고 알아봐주셨을 때, 한 청취자 분이 “책 소개도 좋지만 세 분의 대화에 혼잣말로 껴서 말한다”는 댓글을 달아주셨을 때. 

➐ 나만의 독서 습관이나 버릇 책 읽을 때 장비가 필요해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포스트잇과 노트, 구입한 책은 자로 줄 치고 메모하면서 읽는 편. 책을 읽고 나면 꼭 독서록을 작성하는 습관도. 

➑ <책사이다>를 통해 얻은 것 내가 얼마나 좁고 얇은 사람인지를 알게 되었다. 옷장은 총천연색인데 책장은 그렇지 못한 거다. 덕분에 평생 들쳐보지도 않을 책들을 만나고, 한번도 생각지 못한 관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친구들과의 토론도 쉽지 않은 세상이쟎아요?

➒ 청취자들에게 한 마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있어야 ‘이야기’가 되는 것 같아요. 허공에 뿌리는 건 외침일 뿐이죠. 청취자 새눈아기님이 “말 통하는 언니 같아서 만나면 덥썩 안을지도 몰라요” 하셨는데, 제가 그럴지도 몰라요^^

➓ 나에게 참여연대란? (다섯글자) 70/22/번/버스 (참여연대 올 때 타는 버스노선) 

테오박(구 바갈라딘)

박태근, 2009-02 가입 

출판 편집자 

➊ 참여연대 가입계기 21세기 초엽 대학 시절, 참여연대의 여러 활동을 꾸준히 보며 직장생활을 하면 후원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고 그렇게 함

➋ <책사이다> 100회 맞이한 소감 시작할 때 끝을 생각하지 않는 편이라 계획도 기대도 없었다. 다만, 다음에 어떤 시작을 새롭게 할지는 자주 생각하는 편인데 <책사이다>에서도 그런 고민을 꾸준히 하는 중이다..

➌ 100회까지 할 수 있었던 비결? 김느낌, 황주부 두 분과 나누는 이야기의 즐거움. 서로 다른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도, 서로가 그 생각에 이른 과정에 주목하며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책사이다> 바깥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풍경이다. 그러다 보니 여기선 밖에서 꺼내기 어려운 하소연도 나눌 수 있게 됐는데, 앓는 소리를 거의 하지 않는 나에겐 정말 드문 자리이고 관계다.

➍ 가장 즐거웠던 에피소드 28회 ‘책 베고 별 보는 밤’ 편. 내가 우주 이야기를 얼마나 좋아하고 나누고 싶어 하는지 새삼 깨달았다. 관심 없다는 황주부 님을 계속 설득하고 있더라. 결국 지금은 황주부 님도 우주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셨다.

➎ 나를 가장 괴롭혔던 책 진행을 맡다 보니 다른 두 분에 비해서는 마주한 책이 적다. 읽기 어려운 책이 나오면 왜 이런 책을 골랐는지 묻고, 매력을 찾기 어려운 책이 나오면 이 책의 어떤 매력을 추천하는지 묻는 게 진행자 역할이라서 책 때문에 괴로운 적은 없었다.

➏ 기억에 남는 청취자 반응 직장 동료가 휴직 기간 <책사이다>를 들었다면서 내게 다른 팟캐스트나 책 이야기도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책사이다> 안에서 책 이야기가 확장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책사이다>가 아예 다른 이야기로 연결되었던 첫 사례여서 기억에 남는다. 

➐ 나만의 독서 습관이나 버릇 침대에 누워서 책을 못 읽는다. 대부분 책상에 정자세로 앉아 읽는 편. 어린 시절 부모님께 그런 예절 교육을 받은 적도 없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몸에 밴 습관이다. 소파 정도에서는 길지 않은 시간 읽을 수 있다.

➑ <책사이다>를 통해 얻은 것 회원으로서 참여연대 활동에 함께하게 되어 뿌듯한 마음이다. 덕분에 참여연대에 대한 이해도 높아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책을 말하는 자리에 자주 나가는 편인데, 대부분 책 내용과 의미를 일방적으로 전하는 자리라면, <책사이다>는 책보다 그 책을 읽은 사람의 생각과 변화가 이야기의 중심이라서 더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다.

➒ 청취자들에게 한 마디 제가 <책사이다>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을, 여러분도 책 그리고 책을 두고 나누는 다른 이와의 대화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➓ 나에게 참여연대란? (다섯글자) 희/망/의/근/거


〈책사이다〉 시즌2를 말하다

Q. <책사이다>는 ‘참여연대 회원이 만드는 팟캐스트’다. 참여연대 활동과 <책사이다> 연결 지점은 무엇일까. <책사이다> 시즌2가 나온다면, 무엇이 더 바뀌어야 할까?

황주부 셋 다 ‘참여연대 회원’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한 자리에서 얘기를 나누는 작업이 무척 소중했다. 각기 생각은 달라도, 서로에 대한 신뢰와 기본 지향이 같았기 때문이다. 그게 참여연대 회원이 만드는 책 팟캐스트의 다른 점이었다고 생각한다.

김느낌 〈책사이다〉는 책을 매개로 우리 주변에 있는 세계, 당대의 사회 모습을 재현하는 작업이었던 것 같다. 어찌보면 참여연대 활동이 민생과 맞닿은 듯하면서도 교조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는데, 방향과 답이 꽤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만약 〈책사이다〉 시즌2가 나온다면 좀더 당대와 호흡하면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였으면 한다. 요즘 더욱이 우리가 정치적으로 막연히 옳다고 믿어왔던 모든 가치관들이 다 리셋되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책사이다〉 시즌2는 그런 부분에 더 초점을 두면 좋겠다.

테오박 초반엔 ‘책방송’이 컨셉이었기 때문에 책 관련 보편적인 주제나 상황을 나누다가, 점차 사회이슈로 옮겨온 것 같다. ‘책방송’일 때는 퍼블리싱만 해도 문제가 없지만 청취자를 ‘참여연대 회원’으로 방향을 정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해진다. 시즌2는 그런 방향이어야 하지 않을까?

황주부 개인적으로 ‘슬기로운 에너지생활’ 편을 녹음하면서 많이 배웠다. 익히 알고 있는 주제라고 생각했는데 함께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아는 건 일부에 불과하고 실천적인 부분에만 경도 돼있는 걸 깨달았다. 회원들이 효능감을 느끼며 참여한다는 것은 결국 이런 ‘책’ 같은 역할을 기대하는 것 같다. 후원이든, 어떤 활동에 참여하든 참여연대를 통해 새로운 인식의 계기를 만나기를 기대한다. 그걸 참여연대 콘텐츠가 제공할 수 있다면, 회원들에게 가장 큰 기여가 아닐까.

참여연대 회원들 중에 능력자가 참 많은데, 이들이 참여연대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기여할 다양한 계기가 생기면 좋겠다. 결국 진짜 매력적인 콘텐츠는 회원이 자기 얘기를 할 때 만들어지는 것 같다.

테오박 그런데 회원이 직접 방송 진행을 맡거나 ‘스피커’로 참여하는 방식은 쉽지 않을 거 같다. 이유는, 듣는 사람들 대다수는 프로페셔널한 방송을 듣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공동체 라디오처럼 작은 규모의 공간이 아니라는 점도 크다. 방송 자체는 프로페셔널하게 제작하되, 회원들의 사연이나 코멘트를 미리 받아서 소개하거나, 녹음할 때 라이브를 열어두는 방식도 가능하지 않을까.

김느낌 가장 쉬운 건 고정카메라 하나에, 유튜브 라이브를 켜놓고 하는 거다. 그러다가 실시간 질문이 들어오면 읽어주고, 자기 이름이 방송에 언급되면 사람들은 또 찾아서 듣게 된다. 애착이 생기니까. 책사이다 시즌2를 한다면, 더 소통이 손쉬운 채널로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다.

어쨌든 책은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는 유일한 텍스트라는 장점이 있다. 유튜브, 영상은 정해놓은 문법을 따라야 하지만, 책은 본인이 러닝타임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비판적 사고가 가능하다. 그리고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 그래서 참여연대랑 궁합이 잘 맞는다. 참여연대는 모든 시민이 참여하는 세상을 꿈꾸는 단체니까.


책사이다에서 소개한 책들을(2016~2021) 모아낸 웹페이지 ▼링크 클릭

책사이다에서 소개한 책들 리스트

글·사진. 미디어홍보팀 이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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